오십 대 일상

by 이로현

새벽 4시 40분에 눈이 떠졌다. 12시 조금 넘어서 잤으니 오늘은 약 4시간 20분쯤 잔 것 같다.


매일 요즘은 묵주기도 5단씩 하고 자는데, 마지막 마치며 늘 잠 좀 잘 자게 해 달라고 기도하다. 우리 엄마의 암은 신경성내분비암으로 결국, 신경을 많이 쓰고 잠도 안 자고… 위산이 과다하게 나와서 산 때문에 생긴 혹들이 원인이다. 내가 엄마랑 비슷하다. 명리학으로 보면 유금이라는 차가운 금덩이에 엄마는 다행히 정화가 있지만, 나는 유금에 차가운 겨울물, 거센 임수와 자수로 구성이 되어 꽁꽁 언 겨울물이 네 개나 있다. 거기에 유금을 더했으니 얼마나 차가운 기운인지..


나와 비슷한 사주를 가진 사람이 바로 방송작가 김은희다. 나이도 아마 같을걸? 아무튼 그녀가 쓴 글이나 시나리오를 보면 나는 그녀의 심리가 이해가 되는 게 바로 이런 비슷한 구성 때문에 그녀의 심리도 이해가 되기 때문이다.


여하튼, 새벽 4시 40분에 일어나 두 가지 죽을 전복을 넣고 끓여서, 소분해서 담으며.. ‘엄마, 나한테 아주 조금만 더 잘하지 그랬어?‘ 하고 중얼거리는데… 첫 번째 죽은 그런대로 완성, 두 번째 죽은 녹두와 들깨를 넣었는데 노인네 영양가 많이 먹이려고 잔뜩 넣었더니 죽기계가 정지하는 거야. ㅠ ‘하… 참 노인네 사람 다양하게 고생시키네~‘ 하는데…

아마도 노인네가 문제가 아니라 하느님이 ‘너의 정성을 담거라!‘ 하는 것 같은 거야. 하느님이 시키는 거면 해야지 당연! 그러고 또 말없이 죽기계에 죽 되다가 만 그 죽을 조금씩 덜어서 믹서에 갈아서..(엄마가 요즘 건더기가 입에 있으면 뱉더라고.. 그래서 아예 갈아야 돼.) 다시 냄비에 넣어 다시 한번 저어가며 끓였어. 그 안에 설거지 알지? 장난 아닌 거.. 난 사실 이 설거지가 싫어서 밥도 안 해 먹는 사람이야.


암튼.. 그렇게 아침을 달린다. 노인네를 가만 생각하니… 그래도 피가 섞인 자식이라고 다 썩어가는 거라도 그 기준에 다른 사람들 안 주고 자식 하나라도 더 주려했던 마음을 그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 사람은 누구나 기준이 달라, 가장 맛 좋고 신선할 때 나눠먹는 사람이 있고, 아끼다 아끼다 버릴 것 같으니 그제야 주는 사람. 그 후자가 바로 우리 엄마였어.


이제 와서 잘했냐 못했냐 따질 것도 없어. 뭐.. 우리도 엄마도 모두 지나고 보면 후회하는 건 다름 아닌 본인이거든.


살아가야 할 사람은 엄마가 아니라 나 자신이므로,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최선을 다해하는 그 몫이 바로 미래에 나에게 남을 기억들이겠지.


오늘도.. 아침부터 분주했다. 이제 얼른 씻고 가자. 두 시간 드라이브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