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가 그리운 날

by 티라미수

경비실 앞에서 포도를 발견했다.

포도밭이 아닌 경비실 앞에서 포도를 만나다니.

그리운데 오랜 기간 만나지 못했던 사람을 우연히 만난 것처럼 반가워 한참을 요리조리 바라보았다.


우리 집과 위집 사이 담벼락에 청포도가 있었다.

여름이면 영롱한 청포도가 주렁주렁 열렸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딱 맛있을 때였다.

연두색이 진하고 단단하면 아직 익지 않은 것이고, 투명한 노랑빛 밝은 연두색에 살짝 말랑한 듯 탱글탱글하면 잘 익은 것이었다.

잎사귀 사이사이에 있는 청포도 두 송이를 따서 차가운 물에 씻을 때부터 우리들은 신이 났다.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깔끔한 달콤함과 은근한 상큼함.


지금은 찾아볼 수가 없어 아쉽다.

청포도라고 검색하면 샤인머스캣, 씨 없는 수입 청포도, 유기농 청포도가 뜬다.

어린 시절 우리 집 청포도가 보이지 않는다.

지금은 재배하지 않는 품종이 돼버렸나 싶어 몹시 그립다.

아이들과 이 맛을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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