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수박

by 티라미수

수박을 사 왔다.

수박 겉을 깨끗하게 씻는다.

꼭지 부분을 자르려 한다. 긴장된다.


다른 과일은 킁킁 냄새를 맡아서 달큼한 향이 나면 맛있다.

그런데 수박은 신비주의다. 냄새를 맡아보고 살 수가 없다.

잘라서 색만 보고도 모른다.

맛을 봐야 안다.


이 수박의 맛은 성공일까 실패일까.

제발 맛있는 수박이어라.


간혹 기대하는 맛이 나지 않는 수박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러면 피식 한번 웃고 그냥 먹는다.

엄마가 생각 나서다.


어린 시절, 수박을 무척 좋아하는 우리를 위해

엄마는 밭 하나 가득 수박을 심으셨다.

수박이 너무 많아서 동네 사람들에게도 나눠주셨다.

마을 어르신들은 매번 그냥 얻어먹을 수는 없다면서 수박값을 주고 가셨다.


그런데 참....

그냥 드린 수박은 참 맛있었는데..

하필 수박값을 주고 사가신 수박은 실패가 많았다.

엄마는 난처해하셨다.

그래서 아무 때나 우리 밭에 가서 맛있는 수박이 나올 때까지 무한정 따다 드시라고 하셨다.


수박을 키우느라 몸 고생 한번 하시고

수박이 맛이 있을까 없을까로 또 한 번 마음 고생 하시더니, 그 후로는 절대 수박 농사를 짓지 않으셨다.

"수박 키우기 참 어렵다..."


맛있게 잘 자라라고 정성을 다해 수박을 키우셨을 농부를 생각하며

오늘도 맛있게 먹는다. 수박.

엄마를 생각하며 맛있게 먹는다. 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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