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에 자주 와도 네가 좋다면 나도 좋다

by 티라미수

지난주 둘째와 미용실에 왔다.

둘째 헤어시술 5시간 동안 히가시노 게이고의 졸업을 읽었다. 이스아메리카노와 쿠키를 먹으며 추리소설을 읽으며 미용실에서 휴가를 보냈다.

둘째는 밝은 브라운색으로 염색을 하고 매직으로 머리를 쫙 폈다. 지난번에는 히피펌을 했는데 이번에는 매직이다. 지난번 히피펌시술 때 한 번에 성공하지 못했고 두 번째 방문해서 예쁜 컬이 나왔다. 청소년기의 경우 그리고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라서 히피펌이 생각만큼 자글자글 컬은 나오기 어렵다고 디렉터가 말했었다. 그래도 둘째는 만족했었다.

여름방학이 되고 나서 오렌지브라운 염색에 생머리가 하고 싶다 하였다. 그래서 미용실 예약을 했다. 아이가 사진을 보여주니 디렉터가 요건 탈색한 거예요. 탈색은 머릿결이 너무 상해요. 밝은 브라운 어때요? 하셨다. 우리는 오케이 했다. 5시간 후 완성된 헤어스타일에 둘째는 대만족이었다. 컬러도 맘에 들고 매직으로 쫙편 생머리도 좋고 옆머리 커팅도 굿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번 주에는 첫째와 미용실에 왔다. 2월에 굵은 컬 펌을 했는데 아침마다 컬 크림 바르기 귀찮다며 볼륨매직을 하고 싶다 하였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나는 짧은 커트머리였다.

단발머리로 길고 싶었지만 곱슬머리였던 나는 단발머리를 하면 부푼 삼각김밥 스타일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중학생 때는 부모님 의견에 따라, 고등학생 때는 왠지 단발보다는 커트가 공부시간을 많이 확보해 줄 것 같은 불안함 때문이었다.

대학에 가면서 머리를 길렀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헤어스타일 욕심을 마음껏 해소했다. 나에게 투자할 수 있는 월급을 받으면서부터.

남학생처럼 보였던 초중고등시절의 모습이 싫었어서 보상이라도 하듯이 여성스러운 온갖 헤어스타일을 해보았다.


나의 어린 시절 헤어스타일 욕구 결핍에 대한 보상인지, 내 아이들은 굳이 헤어스타일로 스트레스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인지. 깔끔한 헤어스타일을 유지하는 것도 자기 관리라고 생각하는 관념 때문인지.


아이들이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싶다 하면 나는 말한다.

"이번 주 토요일로 예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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