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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기 Apr 13. 2022

연필은 세상을 이어주는 대단한 소재

예술가의 도구 1부.  작고 사소하지만을 보고

요즘 연필을 소중하게 다루는 경우를 보기 힘듭니다.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연필. 쓰다가 잃어버려도 찾지 않는 연필.너무 흔해서 그런 걸까요?

EBS 지식채널 e영상에서는 하찮은 취급을 받게 되었다고 했습니다.공감이 가는 부분입니다…


어릴 때 수수께끼 놀이에 많이 등장했던 내용도 다시 만나 반가웠습니다…


1. 나는 광산에서 태어났습니다.

2. 평생 나무 상자에 갇혀 절대로 밖으로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3. 그렇지만 모든 사람이 나를 잘 쓰고 있습니다.


바로 연필이죠!


연필은 언제부터 있었던 걸까요?


1560년대 영국 보로데일 지역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어둡고, 매끄러우며, 지울 수 있고, 금속에 준하는 강도를 가진 광물인 흑연이 등장하여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질 좋은 흑연은 오직 영국에서만 채굴되어 독점생산이었다고 합니다.


18세기 프랑스 화가이자 화학자인 니콜라 자크 콩테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보았다고 합니다. 다른 지역의 질 낮은 흑연을 구해 분말로 갈고 점토와 섞어 고온에 구운 뒤 구운 흑연을 다듬어 나무 자루에 끼워 넣은 것이 바로 연필!


지금 하찮은 취급을 받고 있는 연필이 이런 사연이 있었다니 새롭게 보입니다. 사실 연필을 쓰는 독특한 질감이 있습니다. 샤프는 편하지만 좀 밀리는 느낌이 있지요. 연필은 종이에 사각사각 쓰여지는 느낌이 좋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글씨 지도를 할 때는 샤프나 볼펜보다 연필로 지도하는데 글씨체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라 연필이 더 묵직한 느낌이 있어 조작이 잘 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연필이 대중화되면서 예술가들에게 환영을 받았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쉽게 쓰고, 가장 쉽게 지울 수 있으니까요. 연필 때문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어 예술은 더 발전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은 아닐까요?


영상 속 사진을 보면 베토벤, 빈센트 반 고흐의 손에 연필이 쥐어져 있습니다.


시인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연필 덕분에 글을 빨리 쓸 수 있게 됐어요. 부드러운 필기감 덕분에 집중력이 높아졌죠.”

라고 했다는데…


지금 키보드로 글을 쓰고 있는 저는 갑자기 연필 생각이 납니다. 요즘 연필이나 펜을 잡으면 좀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낯설고, 글이 예쁘지 않게 느껴져 불만족스럽습니다. 많이 사용하지 않아서 그렇겠죠?

학생 때 필기하던 글씨가 아닙니다. 막 글씨를 연습 삼아 써봅니다. 글씨체가 좀 나아지는 거 같으면 안도감이 듭니다만 허전합니다.

연필과 모든 쓰는 것, 칠하는 것들과 멀어진 느낌이 들어 아쉽습니다. 작가라면 연필로 글을 써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행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용기를 내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이 연필이 한 청년과 세상을 연결시켜주었다고 합니다. 저도 영상을 보고 궁금해서 *스타그램에서 이름을 검색하여 찾아보았습니다. 정말 신기한 작품들에 놀랐습니다.

바로 연필 조각가, 황수민 씨의 작품들을 한 번 찾아보시길 권유합니다. 황수민 조각가는 2019년에는 <K-핸드메이드페어 부산 2019> 특별초청전에 참여했었던 거 같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꼭 가보고 싶습니다.


https://instagram.com/_hwang_su?igshid=YmMyMTA2M2Y=


이것은 연필의 재발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필을 조각해서


독수리,

이순신 동상,

재미있는 상상-(연필 중간 부분을 파서 사람의 형태를 만들고 흑연을 받치고 있는 모습, 현재 사진으로만 존재함.)

스푼 모양,

고리 모양,

하트 모양.


다양한 소재를 표현했는데 상상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연필 조각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고 하네요…


‘왜 굳이 연필을 깎아서 이렇게 하느냐?’

‘여기는 그림을 그리는 건데, 왜 여기다가 조각을 했느냐?’

‘다른 재료들도 많은데…’


연필 조각가 황수민씨는 조각을 하면서 자신을 세상에 알리고,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아주 좋았다고 합니다.


“연필은 나도 누군가를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란 걸 알게 해 준 존재에요”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목적으로 연필을 조각한 것이라니 선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변에 연필처럼 처음에 귀한 대접을 받았지만 너무 흔해서 이제 천대 받는 것들은 없을까요? 예술가처럼 주변을 한 번 곰곰이 찾아봐야겠습니다. 원래 쓰임을 바꾸어 새로운 예술로 발전하다니 연필은 정말 대단한 소재이고 황수민 조각가는 아주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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