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향기 Apr 14. 2022

묘비명에 뭐라고 쓰고 싶으세요?

지식채널e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보고

이 세상 떠날 때 뒤돌아보며 남긴 말, 묘비명.

묘비명에 뭐라고 쓰면 좋을까?

그녀에게 물어보니 “묘비명은 왜 자꾸 물어봐??” 하네요…

예전에도 물어본 적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궁금하고 참고도 하고 싶어 물어봤는데 이번에도 되묻네요.

영상에서는 참고할 만한 묘비명을 소개해주었습니다.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성리학자, 퇴계 이황의 묘비명 일부에는

“시름 속에 즐거움이 있고 즐거움 속에 시름이 있지 않나요?”

‘憂中有樂 우중유락 樂中有憂 낙중유우’

인생에 즐거움과 근심이 공존하고 있으니 맞는 말이지요.


조선 후기의 문인이자 화가인 권섭은

“슬픈 일이 반이고 웃을 일이 반”

퇴계 이황의 묘비명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 홍가신은

“느긋하고 편안하게 내 명대로”

정말 와닿는 표현입니다. 저는 원래 어릴 때는 성격이 급하고 완벽주의를 추구하던 성향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니 머리가 자주 아프고, 마음이 불편하더라고요.

그리고 100% 완벽함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양적으로는 70%만 해도 만족하고,

머리가 단순하고 마음은 편한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더니 성향이 좀 바뀌었습니다.

좀 느린 듯하지만 할 건 하는 그런 스타일로 말이죠.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느긋하다 또는 여유로워 보인다는 말을 들을 때가 많으니

노력이 빛을 발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서양의 사례도 있었습니다.

<적과 흑>을 집필한 프랑스의 소설가, 스탕달은

“썼다. 사랑했다. 살았다.”

아주 간결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서양에서는 자신의 묘비명을 직접 써놓으며 살아있는 동안 진지하게 죽음을 생각하는 문화가 있다고 합니다.


블로그에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도 청년 영정사진, 젊은 날의 초상을 찍는 프로그램이 있고 TV에도 여러 번 소개가 되었다고 합니다.

한 줄 유언 또는 유서, 영정사진 촬영, 임종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었습니다.


묘비명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오늘도 살아있다는 것이라는데,

제 묘비명은 뭐라고 쓰면 좋을지 고민입니다.

바뀔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묘비명이라고 하니 왠지 진지해집니다.

지금 글을 쓰고 있으니 글과 이야기를 사랑한다는 내용이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저는 하와이에서 서핑을 일상으로 즐기는 사람들을 보며 너무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서핑 강습을 몇 번 받기도 했는데, 재미있었습니다.

서핑을 잘하지는 못하더라도 좋아하는 편입니다. 전설의 서퍼가 되기보다는 서핑을 즐기는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합니다.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말고 간단히 정해 보면,

‘느긋하게 이야기를 수집하고 서핑을 즐길 줄 알았다’





작가의 이전글 연필은 세상을 이어주는 대단한 소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