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향기 May 08. 2022

한글 타자기에 대한 기대와 도전, 그리고 응전

타자기와 표준

내:일을 위한 인문학은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 EBS와 고용노동부,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온라인 평생교육원이 공동 기획한 MZ세대 취업준비생 & 이직 희망자를 위한 고품질 무료 인문학 강의 콘텐츠라고 합니다. “내:일을 위한 인문학”은 오늘도 ‘내일(tomorrow)’을 위해, 그리고 내 ‘일(job)’을 위해 달려가는 취준생을 위한 인문학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다시 보기의 인문소양 카테고리에는 2022년 2월 28일부터 많은 유익한 강의 콘텐츠들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무엇을 볼까 고민을 하다가 ‘타자기’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컴퓨터와 스마트폰. 지금은 익숙하게 널리 사용하고 있는 것이 자판입니다. 그런데 한글 타자기가 발명되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궁금해져 살펴보았습니다.     


# 1. 세계 여러 나라의 타자기를 보며 한글 <타자기>의 방향을 정하다.     


미국에서는 여러 가지 형태의 타자기가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오늘날 우리가 컴퓨터 자판에서 보는 것과 거의 유사한 숄즈라는 사람이 만든 타자기의 자판이 최종적으로 시장에서 살아남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숄즈 타자기는 미국의 신문 편집자 및 발명가인 크리스토퍼 숄즈(1819~1890)에 의해 1873년에 발명된 타자기입니다. 최초의 QWERTY 배열이 특징입니다.     


일본어 타자기는 키를 눌러서 글자를 찍는 방식이 아니라 활자가 놓여 있는 커다란 판이 있습니다. 여기에 레버를 움직이면 수많은 활자 중 하나를 골라 잉크를 묻혀서 종이에 찍어주고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는 방식입니다. 1,800~2,000자 정도의 활자가 담긴 과거 일본어 타자기는 상당히 복잡한 기계지만 깔끔하게 글자를 찍는 것에 만족한 과거의 타자기였습니다. 이 타자기는 사용하기 어려워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어려웠습니다.


중국어 타자기는 중국의 소설가 겸 문명비평가인 린위탕이 부수를 활용해 글자를 찍는 ‘명쾌 타자기’가 있습니다. 명쾌 타자기는 부수를 입력하면 수천 개의 활자가 들어있는 타자기가 돌아갑니다. 돌아가면서 부수에 따라서 글자들을 분류를 해주게 됩니다. 최대 3~4번까지 부수를 입력하면 최종적으로 하나의 한자를 골라서 찍을 수가 있는 그런 방식의 타자기입니다. 부수를 고를 때마다 6천여 개중에서 경우의 수를 좁혀 글자를 만든 타자기입니다. 이 타자기는 비싼 가격과 대량생산의 어려움으로 상용화하기에는 어려웠습니다.


# 2. 한글 타자기에 거는 기대는 한글의 아름다움과 치는 속도입니다.     


소리글자인 한글에 적합한 타자기를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 가장 처음에 나온 한글 타자기는 재미교포 이원익의 타자기입니다. 1914년쯤에 만든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자음  , 모음  , 받침    5벌의 키로 이루어졌으며 최초의 모아쓰기 한글 타자기입니다. 예를 , 자음  벌은 미음자가 한쪽으로 삐쳐 있는 것이  , 모묘 무뮤에 쓰는 그런 미음이  벌입니다. 그리고 모음도 받침하고 같이 쓰는 것이  , 받침이 없는 것이  벌입니다. 그리고 종성 받침. 이렇게 5벌의 키를 담았습니다.  타자기는 로마자 타자기보다 글자 수가 많았습니다. 런데 교포 사회에서 주로 쓰던 것이라 한국에서 많이 팔리지는 않았습니다.      


1930년에 개발된 것으로 현재 전하는 한글 타자기  가장 오래된 것은 송기주 타자기입니다. 네 벌식 한글 타자기로, 초성이  , 중성이 받침이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 그리고 받침  벌로 이루어졌습니다.  타자기는 ‘용산 국립 한글박물관 전시되어 있습니다. 송기주 타자기도 미국에서 만들어 한국에 가져와 사업을 해보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일제강점기여서 한글 타자기의 판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타자기 시장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게  것은 한국인 최초의 안과의사인 공병우가 만든 타자기부터입니다. 자음  , 모음  , 받침  벌로 이루어졌고 상당히 빨리   있습니다. 대신에 고르지 못한 글자가 나옵니다. 심지어 받침이 없는 글자는 그냥 중간에서 끝나버립니다. 그러나 한국전쟁이라는 시대적 상황 덕분에 타자기 시장에 자리를 잡게 됩니다. 왜냐하면 공병우 타자기는 빠른 속도로 군대에서 사용하기 좋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군대를 대상으로 타자기를 판매하였고 최초로 수익을  타자기가 바로 공병우 타자기입니다.   

   

예쁜 글자를 원한다면 다섯 벌식,  벌식 타자기, 글자를 빠르게 찍고 싶다면  벌식 타자기를 선택하면 되지만 이를 통일할  있는 표준이 필요한 황에 처하게 됩니다.


# 3. 1969년, 드디어 한글 타자기의 <표준>이 탄생하게 되다.     


한글의 아름다움과 속도라는 기대를 모두 만족할만한 타자기가 아직 등장하지 않았을  여러 불편함들이 있었습니다. 여러 타자기들이 난립하게 되고  가지 타자기를 익힌 사람은 계속  타자기를 써야 하는 비효율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타자수를 채용하는 기관들에서도 불편하였을 것입니다.


1969년에 마침내 과학 기술처에서  벌식 수동 타자기 표준 자판인 ‘한글 기계화 표준 자판  발표합니다. 초성  , 중성  , 종성  벌로 이루어졌습니다. 후에 전기로 신호를 보내는 인쇄 전신기용 두벌식 자판이 등장하고 이것이 바로 오늘날 한글 자판기의 기원이 됩니다.      


표준 한글 타자기는 모음과 자음을 조합해 글자를 만드는 한글의 특수성을 살리면서도 누구나 쉽게 익힐  있는 보편성과 글자의 아름다움까지 고려해 만들어졌다는 의의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기술은 시대적 상황을 잘 만나야 하고,한글 타자기의 변천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도전과 응전의 과정이라고   습니다.         



영상을 다 보고 빠른 속도로 군대에서 사용하기 좋았다고 하는 <공병우 타자기> 머릿 속에 남고…

떠오르는 인물이 있습니다.      


군대에서 만났던 선임 ‘워드*’.      


군대에서는 행정  서기 업무를 주로 맡아서 하는 병사들이 있습니다. 행정병들이 모두 워드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실무 경험이 많아 정말 타자를  칩니다. 사회에서 워드 1 자격증을 따고  저는 그들의 타자 치는 속도와 문서 작업을 보며 정말 놀랐습니다. 부서별로 컴퓨터를  다루고 한글 문서 작업을 잘하는 병사들이  명씩은  있습니다만 그들 중에 단연 최고라고 인정받았던 선임이 바로 ‘워드*’입니다.   

  

 선임은 마른 체격에 피부가 하얗고 검은 뿔테 안경을 썼습니다. 그리고 타자 치는 속도가 굉장히 빠릅니다. 타자를 치면서 쉬는 순간이 없이  이어집니다. 마치 워드 작업을 해야  내용들을 암기한 것처럼, 글자들이 튀어나왔습니다. 생각하느라 작업을 중단하는 일은 없고 이미 생각은 끝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머릿속에 이미 완성된 글들이 입력되어 있고 그것을 그냥 자연스럽게 타자로 출력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마우스를 잡는 경우는 드뭅니다. 적재적소에 단축키를 활용하여 자판만으로도 충분히 워드 작업이 가능해 보였습니다. 문서를 주면 한글의 글꼴, 크기, 여백,  간격 등을 한눈에 파악하여 원본과 같은 문서를 그대로 만들어냈습니. 대단한 워드 작업 능력을 가졌던 ‘워드*’.      


생각해보면 체력단련 시간에 같이 농구를  기억이 있는데 특히, 페이크 동작을  쓰고, 슈팅도  잘했습니다. 순발력이나 운동신경도 제법 있어 보였습니다. 그런 신체능력들도 워드 작업을 하는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보게됩니.


:일을 위한 인문학 <타자기와 표준> 강연을 보며 선임은 전역을 하고 사회에서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궁금합니. 그때 시의 선임은 저런 대단한 워드 작업 능력을 가지고 사회에 나가면 무슨 일을 해도 하겠다는 생각과 부러움이 들었는데, 지금은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며 살고 있을까 정말 궁금해집니다.     


#로마자 #타자기 #글자 #발명 #자판 #활자 #세계사 #일본어 #한자 #한글 #자음 #모음 #송기주 #알파벳 #공병우 #글꼴 #세벌식 #받침 #도전 #응전 #초성 #한글기계화표준자판안 #숄즈 #린위탕 #EBS #내일을위한인문학 #타자기와표준 #김태호 #오답이라는해답 #전북대학교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          

작가의 이전글 큰 꿈은 깨어져도 조각이 크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