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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기 May 18. 2022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에 있다

신계숙의 맛터 사이클 다이어리 <눈부시게 파란, 포항>

신계숙의 맛터 사이클 다이어리 <눈부시게 파란, 포항> 편을 찾아서 시청했습니다. 배화여대 전통조리과 신계숙 교수는 지역민들과 교감을 잘하고, 음식에 대해 맛깔스럽게 말합니다.


“아름다운 아가씨 이름을 그렇게 함부로 불러도 돼요? 계숙 씨라고?”


“사장님! 이게 6,500원이라고요? 65,000원을 받으세요!”


이렇게 말이 생동감이 있고 유쾌하여 사람들에게 아주 사랑받고 있습니다. 고향은 당진시 합덕인데 사투리가 아주 구수하고 친화력이 있어 새로운 사람들과도 잘 어우러지는 인물로 보였습니다.


경상북도 포항시.

포항 하면 호미곶이 떠오릅니다. 한반도를 호랑이로 보면 꼬리에 해당하는 곳으로 한반도 최동단에 위치해있습니다. 포항은 바다 옆에 위치해있고 옛 이름은 ‘개메기’입니다. 개메기는 갯가의 물목이라는 뜻인데, 형산강과 영일만이 만나 배가 드나들기 쉬워 온갖 산물이 모여드는 곳입니다. 많은 사람과 풍요로운 산물 덕분에 1930년대 후반에는 죽도 시장, 구룡포 시장 등 무려 16개의 시장이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포항시 구룡포읍 구룡포 시장도 그중 하나인데 국수 가게 장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순화 할머니는 50여 년의 세월을 이 국수 공장과 함께하였습니다.

할아버지와 서른 살에 결혼했는데 술을 좋아해 쉰 하나에 돌아가시고 지금까지 54년 동안 국수와 함께 일했고, 22킬로그램의 국수 반죽을 혼자 했더니 할머니 손이 철근보다 더 단단하고 굽어졌다고 합니다.


**국수공장의 국수는 구룡포항의 바닷바람에 말려 짭조름하게 간이 밴 해풍 국수입니다. 할머니는 날씨가 건조하면 반죽을 질게 한다고 합니다. 국수는 바람이나 습도에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날씨에 따라 반죽을 다르게 하여 국수의 색깔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고 하는데 이런 점에서 장인스러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평생을 애쓰신 할머니를 위해 신계숙 교수의 깜짝 요리는 ‘쏸차이 탕미엔’. 쏸차이는 배추, 양배추, 갓 등을 신맛이 나도록 절인 음식. 느끼한 음식을 좋아하시지 않을 거 같아 기름 없이 절임 배추를 살짝 익혀 물에 넣고 끓이면 시원하고 깊은 맛이 난다고 합니다.


우리 집 1호와 2호가 모두 국수를 좋아합니다. 1호는 밥을 잘 먹는 편인데 요즘 부쩍 면 요리에 관심을 보입니다. 국수나 *살림 라면을 끓여주면 아주 좋다고 먹습니다. 14개월 된 2호는 먹는 거 반, 흘리는 게 반입니다. 먹고 나면 옷을 갈아입어야 할 정도로 국수를 많이 흘립니다. 아직 먹는 게 미숙하지만, 숨소리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국수를 입으로 계속 가져갑니다. 정말 행복해하며 국수를 먹습니다. 그런데 방송에서 국수가 나오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던 것입니다. 그리고 2호는 절인 배추도 좋아하는 편이라 쏸차이탕미엔을 해주면 정말 좋아할 거 같았습니다.


다음은

포항시 환호동의 환호공원에는 스페이스 워크가 인상적입니다. 롤러코스터처럼 생긴 총길이 333m 규모의 곡선형 체험형 조형물입니다. 철과 빛의 도시 포항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계단에 난간이 있고, 경사가 급해질수록 계단 폭은 좁아지는 듯 보였습니다. 신계숙 교수는 스페이스 워크를 오르며 상황과 비슷한 시 한 수가 생각난 듯했습니다.


흰 태양은 산자락을 따라 기울어지고

황허의 물은 바다로 흘러드는데

천리 너머까지 바라보기 위해

한 층 더 높이 오른다


<등관작루>-왕지환


스페이스 워크는 문을 연지 5개월 만에 40만 명이 다녀갔다고 하는데,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 어떤지, 그리고 저 조형물에서 저는 어떤 기분이 들지 체험해보고 싶습니다.


끝으로

동해안 대왕문어. 감포항에 벚꽃이   문어도 사랑에 빠지는 계절이라고 합니다. 통발 속에 갈아 넣은 정어리를 넣어 바다에 놓고 45일을 기다렸다가 문어를 만나러 출항을 하게 됩니다. 선장은 어떤 마음으로 출항을 할까요? 통발에 얼마나 많은 문어가 들어왔을까? 얼마나  문어가 들어왔을까? 이런 기대를   같은데, “바다는 욕심낸다고  되더라고요라고 말합니다.  자연의 위대함과  속에 순응하는 인간의 겸손한 마음, 기다림의 미학을 배우고 계신 과정으로 느껴졌습니다.


자루가 아까워 두 마리를 한꺼번에 넣으면 안 되냐는 물음에 힘센 놈이 한 마리를 잡아먹어 버려 안된다는 선장. 너무 작은 문어는 방생해주는 등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들지도 못할 정도로 큰 대왕 문어의 등장! 화면으로 보는 것에 한계가 느껴졌지만 머리 하나가 몇십 킬로는 되어 보이고 다리 하나가 허벅지만 하다니… 그 크기를 짐작해보다가 눈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면상이지만 정말 큽니다!


돌아와서 문어를 삶는 과정도 재밌습니다. TIP은,


1. 문어는 팔팔 끓는 물에 넣는다.

2. 뚜껑을 덮지 않고 국수 삶듯이 한다.

3. 다리 사이의 색깔로 익은 것을 확인한다.

4. 찬물에 바로 넣어서 쫄깃한 식감을 살린다.


바로 삶은 문어의 발판을 보니 뭔가 규칙적인 배열에 눈이 가고 식감이 상상되었습니다. 요리로는 문어숙회, 문어 연포탕, 문어 바질 샐러드, 문어 볶음 등 문어로 만든 요리가 한 상 가득하여 풍요로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계숙 일기-

포항은 아주 단단한 무쇠의 철로만 기억하던 도시였어요. 이번에 가서 보니, ‘파란 물결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도시였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기분이 좋을 때는 ~ 하늘빛을 닮은 에메랄드 빛이었고, 제가 조금 우울할 때는 아주 암갈색 빛이었어요. 세상사 살아가는   힘들죠중국 속담에 집집마다 힘든 일이 하나씩은 있다고 합니다. 결국은  마음 안에서 힘든 일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기억하고, 각인하느냐가 사실  중요하잖아요. 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에 있다. 넓은 푸른 파도, 푸른 바다를 보면서 깨달은 여행이었어요.


 외에도 가장 포항다운 별미, 포항물회. 죽도시장의 따뜻한 아침밥 6,500 보리밥 정식. 맑고 푸른 바다와 파도. 현재 2,500 개의 점포가 들어선 경북 동해안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인 죽도시장. 포항시 호미곶면의 유채꽃 경관작물단지. 과거 포경 어업이 이루어졌던 항구 마을인 포항시 호미곶면 다무포 하얀 마을. 독도를 향하고 있는 . 먹거리, 볼거리가 가득했습니다.


저는 영상을 보며 바이크를 보니, 2016년에  라이딩을 다녀왔던 기억이 났습니다. 친구 A 오토바이  대를 가지고 있어서 간단한 짐과 복장만 챙겨서 따라간 여행입니다. 스쿠터를 타고 새만금을 가보고, 변산반도 해수욕장도 들렀습니다. 진안의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고, 논산 쉼터에서 드러눕기도 했습니다.  외에도 백제의 산성, 군산의 월명공원, 대아저수지 


오토바이로 떠난 여행은 이색적이었고, 차는 정말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를 타고는 시속 80km가 빠르다고 느끼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고속도로에서는 시속 110km로도 가니까요. 하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느낀 시속 80km는 정말 빠른 속도였습니다. 가슴에 바람을 품는 것이 이런 거구나 느껴지는 속도였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가는데 꼭 자동차, 버스, 기차로만 다닐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훌쩍 떠나고, 경치와 더 가까이 만날 수 있는 여행은 바이크가 좋지 않을까 추천해봅니다. 요즘은 렌털 샵도 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색적인 여행이 될 수 있습니다. 볼거리, 먹거리도 즐기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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