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완전히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시간.
나는 뉴스를 훑고, 이웃들의 글을 읽으며 하루를 연다.
눈은 떠 있지만 마음은 아직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그 시간에,
문장 하나가 나를 붙잡는다.
세상에 널린 사랑을 담는다는 이야기.
부모 강연을 들었다는 고백.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지 결정하라”는 문구 앞에서
내 마음은 잠시 멈추었다.
열심히만 살았던 부모의 이야기.
그 이야기가 나와 닮아 있다는 생각에
괜히 더 오래 머물게 된다.
나는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가.
부모의 사랑은 어떻게 아이에게 전달되는가.
그 질문들을 붙잡고 깊이 생각하기엔
아침은 늘 분주하다.
출근 준비와 아이들의 식사 준비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나를 밀어낸다.
나는 얼른 소고기무국을 데우고,
어제 마트에서 사 두었던 양념 닭갈비를
후라이팬 위에 올린다.
시금치를 데치고, 물기를 꼭 짜
무치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어떤 엄마지?
나는 어제 시장에서
아이의 건강을 떠올리며 시금치를 집어 든 엄마다.
고추장 양념을 할까, 간장 양념을 할까
아이들이 무엇을 좋아할지 몰라
그 앞에서 잠시 서성이던 엄마다.
그리고 그저 ‘열심히 사는 사람’이 아니라
자녀의 엄마로서
매일 무엇을 먹이고, 어떻게 돌볼지를
신경 쓰고 있는 사람이다.
빠른 속도로 아침을 준비하는 시간,
마지막으로 시금치를 무치며
늦게야 질문 하나가 따라온다.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가.’
그 답을 지금 당장 정해야 할 것 같아
잠시 마음이 급해졌지만
아직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것도이내 알게 된다.
지금의 나는
아이들의 건강을 챙기고,
나 자신을 다듬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벅차다.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의 부모로
기억되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사실 한 번도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시금치를 무치며
수많은 생각이 말끔히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이 아침, 이웃들의 글 속 단어 조각들이
오늘도 나를 생각하게 만든다.
아마 이것도
부모가 되어가는 한 과정일 것이다.
시금치를 무치며,
아침이 나에게 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