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잠시 휴가를 얻은 짝꿍을 위해
나는 아침부터 김밥을 만다.
나에게 김밥을 싸는 일은
엄마가 곰국을 한 솥 끓이던 풍경과 닮았다.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지만,
그만큼 마음이 든든해지는 일.
출근아침 분주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김밥이다. 터지고, 삐뚤빼뚤. ^^
김밥은 참 이상하다.
도시락이지만 위로이고,
간편식이지만 정성이다.
오가며 한 줄씩 집어 먹을 수 있고,
밥과 채소가 한데 어우러져
괜히 ‘잘 먹였다’는 안도감을 준다.
사실 김밥은
소풍 가는 날이나 특별한 날에 싸는 음식이라지만
나는 자주 싼다.
요리를 대단히 잘하지는 못해도
김밥만큼은 괜찮다.
굳이 기술이 없어도
재료의 본맛이 서로를 살려주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가지런히 모아
돌돌 말아 주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분주한 아침에 김밥을 싸는 일은
작은 액션 영화 한 편과도 같다.
전날 재료 손질을 해두지 않으면
한 시간 안에 끝낼 수 없는 대작이 된다.
계란을 굽고, 단무지를 꺼내고,
밥을 식히고, 김을 펼치는 사이
부엌은 잠시 전쟁터가 된다.
그럼에도 나는
김밥을 말며 가족의 하루를 상상한다.
이 한 줄을 먹고
고된 하루가 조금은 가벼워지길.
바쁜 일정 속에서도 평안하길.
작은 일에도 웃을 수 있길.
문득 감사가 떠오르길.
그리고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길.
오늘도 나는
김 위에 밥을 펴고
그 위에 마음을 올린다.
김밥 한 줄에
가족의 안녕을 돌돌 말아
조용히 건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