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구야.

by 담빛노트


일주일에 한 번, 나는 한 친구를 만난다.

커다랗고 하얗고, “월월월” 하고 굵직한 목소리를 내는 백구다.


백구의 주인은 작은 가게를 하신다.

백구는 덩치가 크고 털도 많이 날리다 보니

주인은 가게 1층의 넓은 공간 한켠을

백구의 놀이터로 내어주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가게 앞에

철장 같은 것들이 하나둘 쌓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물건인 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그것들은

백구의 집이 되고, 담장이 되고,

결국 백구의 생활 공간이 되었다.


그렇게 해서

백구의 세상은 조금 더 넓어졌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괜히 마음이 들떴다.

마치 이사한 친구 집에 놀러 온 사람처럼

백구에게 말을 건넨다.


“백구야, 집들이 안 하니?”

“필요한 선물 있으면 말해.”

물론 백구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저 꼬리를 흔들며 “월월월” 하고

자기만의 언어로 반가움을 표현할 뿐이다.


그래도 괜찮다.

백구가 전보다 넓어진 공간에서

조금 더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겠구나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내 마음이 괜히 신이 난다.


가끔은

사람이 아닌 존재의 작은 행복이

내 하루를 이렇게 가볍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백구야.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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