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책장을 정리하다
손때 묻은
냠냠 동시 한 권.
그저 웃으며 넘겼던
아이들의 문장들이
눈에 담아진다.
쓸데없이 솔직하고
필요 이상으로 단순한 말들.
그래서 더 정확하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좋으면 웃고
싫으면 운다.
아이들의 세계는
참 단순하다.
요즘의 나는
오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고
지나간 일에 의미를 붙이며
스스로를 복잡하게 만든다.
그때 떠오르는 말.
법륜스님의 한마디
“별거 아니다.
그냥 살아라.”
동시 한 편에
마음이 가벼워진다.
조금 덜 잘 살아도
괜찮은데. 그냥
오늘을 살면 되는데.
아이 책장에서 꺼낸
작은 동시집 한 권이
오늘의 나에게 말한다.
그만 생각하고
그냥 살아.
걱정
내 강아지야
밥 잘 먹고
똥 잘 싸고
엄마 말도 잘 듣지?
할머니가 물어봐요.
시골 할머니네 강아지는
밥 잘 안먹고
똥 잘 못 싸고
할머니 말도 잘 안듣나봐요.
걱정이에요.
냠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