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바꾸는 힘, 좋다

by 현도현

[삶을 바꾸는 힘, ‘좋다’]


아쉬운 게 하나 있다.

웃는 얼굴을 갖고 싶다.

그런데 그게 참 쉽지 않다.

거울을 보고 억지로 웃어 보아도 어색하다.

멍하니 있을 때 내 표정은 늘 화난 사람처럼 굳어 있다.

못생겨도 괜찮다.

다만, 내 얼굴에 웃음이 머물길 바랄 뿐이다.


며칠 전, 막내아들이 술에 살짝 취해 들어오더니 “좋다”라고 말했다.

‘뭐가 그렇게 좋으냐’고 물었다.

“세상 모든 게 다 좋습니다”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또 한 번, 취기를 빌어 “좋다”라고 외치며 방으로 들어갔다.


그 순간, 깨달았다.

평생 굳은 얼굴을 하고 살아왔는데,

찌그러진 근육을 억지로 들어 올려 웃으려니 어색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삶의 에너지를 긍정으로 바꾸면

찡그린 얼굴도 조금씩 웃는 모습으로 움직이지 않을까.


만약에, 얼굴을 원하는 대로 바꿔 준다면 응하겠냐고 물으면,

첫마디에 아니라고 대답하겠다.

볼품없는 얼굴이어도 나의 정체성을 몽땅 바꾸는 일은 용납하지 못하겠다.

그냥 나의 얼굴에 웃음만 살짝 얹으면 더 바랄 게 없다.


나의 행동과 생각 끝마다 ‘좋다’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로 했다.

마라톤 하다가 얼굴이 일그러질 만큼 힘들때도, '좋다’라고 되뇌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순간이 와도,

호흡을 가다듬으며 ‘좋다’라고 마음을 다독였다.

달리기가 몸의 근육을 단련하듯,

‘좋다’라는 말은 마음의 근육을 단련시킨다.


숨을 쉴 수 있는 것도 좋다.

견디고 있다는 것도 좋다.

살아 있다는 게 다 좋다.

결국, 좋지 않은 순간은 없다.


긍정만이 나를 바꾸고, 나를 살린다.

그래서 오늘도 말한다.

세상 참 좋다.


[일시] 2024년 11월 17일

[대회] 연습(양재천, 한강 일원)

[기록] 2시간 11분( 2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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