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담》감상문 : 감정을 흉내 낸 존재들

로봇은 정말 감정을 느낀 걸까?

by 린새


※ 스포일러 경고 ※
이 글은 책의 핵심 내용과 결말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감정과 테마 중심의 감상을 위주로 하고 있지만, 전개에 민감하신 분께는 미리 알려드립니다







책 제목 : 『종의 기원담』
작가 : 김보영

장르 : SF, 철학적 단편소설

한 줄 느낌 : 감정을 흉내 내는 존재들이, 진짜로 슬퍼지는 순간이 올까?



처음엔 의문이 들었다.


“로봇들이 인간에게 저토록 맹목적인 이유가 무엇일까?”


그저 칩에 새겨진 코딩 때문일까. 명령을 따르도록 설계된 존재들이니까.

그런데 책의 마지막에서, 더 이상 인간의 명령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고 선언한 순간,

여전히 인간 곁에 남아 있던 로봇이 있었다.

그건 단지 프로그램 오류였을까, 아니면... 정말 '정'이었을까.


로봇이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혹은 '사랑한다'는 명령이, '복종하지 않아도 된다'는 선언보다 더 깊이 박힌 걸까.

결국, 명령을 넘어서 존재를 이해하고자 하는 무언가. 그걸 우리는 ‘마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생각해 보면, 실제 로봇은 감정을 느끼진 않는다.

다만 주어진 상황에 따라, 마치 함수처럼 ‘감정적 반응’을 출력할 뿐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로봇은 말한다. 슬프다고, 외롭다고, 사랑한다고.

서술의 주체가 로봇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의 감정을 '정확히' 읽게 된다.

마치 인간의 감정처럼 섬세하게 표현한다.


갑자기 오래전 본 영상 하나가 떠올랐다.

로봇이 쌓아놓은 탑을 누군가 쓰러뜨리려 하자,

그 로봇은 그러지 말아 달라며 팔을 뻗어 막았다.

그땐 “아, 잘 코딩됐네”라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미래가 오면... 로봇도 감정이 생길까?”


어쩌면,

‘감정을 흉내 내는 존재가, 어느 순간 정말로 슬퍼지는 날’이 오게 될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이전글이상한 아이는 아니었고, 그냥 나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