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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바람 May 27. 2022

시장의 노예가 될 것인가, 삶의 주인이 될 것인가?

주식시장을 예측할 수 없는 이유

시장경제가 첨예화하면서 사람들이 돈을 최상의 가치로 삼는 경향이 뚜렷하다.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거래에 매몰됨으로써 시장의 노예가 되고,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어떤 개인 투자자는 주식시장이 개장되는 시간부터 시장이 마감될 때까지 주가 지수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주가가 오르면 기뻐하고 주가가 떨어지면 화를 내는 것을 볼 수 있다. 주식시장이 삶의 희비를 결정한다.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시장의 노예가 되어 간다. 시장이 삶의 희비를 결정하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는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되라고 충고한다. 자본주의에서 돈이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 사람의 인생에서 돈이 전부는 아니다. 자신의 삶에서 자신의 주인이 되지 못하는 삶은 슬픈 인생이다. “시장의 노예가 되지 말고 자신이 삶의 주인이 되어라!”    

  

   디지털에 의한 연결이 쉬워지면서 주식시장, 가상화폐 시장, 디지털 경매시장 등 디지털 금융시장(digital financial market)에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연결 사회는 정보의 유통과 금융 접근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부의 불평등과 시장의 불안정성은 내가 시장에서 루저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증폭하고 있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더욱 가난해질 것이라는 마태효과(Matthew effect)는 시장에서 개인의 불안감을 대변하고 있다. 전 세계인의 99%는 부자가 아니기 때문에 마태효과는 99%의 세계인의 심리 저변에 흐르고 있는 불안감이라 할 수 있다.     


   시장의 불평등은 개인을 주식시장이나 가상화폐 시장으로 내몰고 있다. 개인이 자발적으로 주식시장이나 가상화폐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사회적 압박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과연 자발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아침에 일어나면 주식 차트를 보는 것으로 시작해서 주식시장이 끝날 때까지 주가지수의 오르내림을 보고서 일희일비하고 있다. 요즘은 젊은이들나 주부들이 주식시장에 대거 참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주식시장은 복잡계이다. 주식시장은 회사의 주식을 개인투자자, 기관투자자, 외국인 투자자, 펀드 매니저 등 다양한 행위자들이 참여하여 주식을 매매함으로써 복잡한 상호작용을 한다. 어떤 사람은 단순히 주가 흐름의 트렌드를 보고서 주식을 사거나 팔 것이다. 이런 투자자를 트렌드 팔로워라고 한다. 어떤 투자자는 주식을 발행한 회사의 재무 상태, 수익구조,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여 장기투자한다. 이런 투자자를 가치투자자라 할 수 있다. 어떤 방식으로 주식시장에 참여하던지 시장에 참여하는 행위자들은 서로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상호작용한다. 그런데 주식시장은 일종의 제로섬 게임(zero sum game)이다. 한 순간에 각 투자자는 시장에 판돈을 내놓고 주식을 매개로 돈을 주고받기 때문에 판돈은 보존된다. 하루의 주식시장이 마감되면 거래된 대금을 각 투자자들에게 이전하고 하루의 장을 마감한다. 주식시장은 시간에 따라서 끊임없이 변하는 동력학적 시스템이기 때문에 판돈이 지속적으로 변하는 비선형적이고 비평형적인 시스템이다. 판돈이 유동적으로 변하는 제로섬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주식시장과 파생상품 시장은 현대 자본주의 금융시장의 꽃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금융거래가 시장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투기가 아니라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시장의 참여는 자본주의 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자금이 부족한 회사는 주식시장에 주식을 발행하여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투자자는 그 회사가 만들어내는 제품과 사업구조를 보고서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고 그 회사에 투자할 것이다.      


   그런데 투자와 투기의 경계는 모호하다. 개인이 주식시장에 참여할 때 그 이유는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이다. 다른 투자자가 내놓은 주식을 사거나 자신이 가지고 있던 주식을 팔기 위해서 시장에 참여한다. 주식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이익을 보거나 손해를 보게 된다. 따라서 주식시장은 판돈을 걸어 놓은 합법적인 도박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여자들이 일정한 규칙을 지키면 합법적으로 돈을 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자신의 돈을 주식에 투자하여 그 가치가 오르면 돈을 벌고 주가가 떨어지면 돈을 잃을 수 있다. 이러한 주식 거래에서 참여자들은 노동력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주식시장에서 이익은 일종의 불로 소득이다. 그것도 합법적인 불로 소득을 올린다. 내가 돈을 벌면 분명히 다른 사람은 돈을 잃을 것이다. 인플레이션 사회에서 개인의 소득은 집값이나 지대의 상승을 따라갈 수 없다. 이 때문에 나는 평생 살 집 한 채를 살 수 없다는 불안감에 빠지게 되고 쉽게 돈을 벌 수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에 참여하게 된다.      


   카지노나 도박판에서 돈을 따는 사람보다 돈을 잃는 사람이 많듯이 주식시장에서 돈을 따는 사람보다는 돈을 잃는 사람이 훨씬 많다. 일시적으로 시장이 호황 상태에 있을 때에는 시장에 판돈이 계속 유입되고 차익을 실현한 사람들은 돈을 딴다. 그런데 상태가 계속 좋아지기만 하는 것은 세상에 없다. 상당한 기간 동안 오르던 주가도 어느 순간 떨어지기 시작하고 떨어지는 주가는 더 탄력을 받아 더욱더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때에 많은 투자자들은 투자한 돈의 대부분을 잃게 된다. 일시적으로 좋았던 상태는 지옥이 된다. 주가가 폭락하는 것은 사람들의 “따라 하기 행동” 때문이다. 시장의 붕괴가 임박했을 때 주가의 하락이 시작되면 시장의 불안을 읽은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이 주식 파는 것을 본 다른 투자자들은 따라 하기 행동을 보이기 시작하여 주식을 따라서 팔기 시작한다. 주식 매도 물량이 늘어나면 주가의 하락은 더 커진다. 주가의 하락을 본 투자자들은 더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팔기 시작하고 주가지수는 더 큰 폭으로 폭락할 것이다. 바로 주식런(stock run)이 발생한다. 이러한 주식시장의 붕괴는 세계적으로 여러 번 일어났다. 가장 잘 알려진 붕괴는 1929년 검은 화요일(Black Tuesday)에 뉴욕 증권거래소는 주가지수가 38% 이상 대폭락 하였다. 뉴욕 증권시장의 붕괴는 1929년 대공황(Great Depression)의 기폭제가 되었다.      



   여유 돈이나 종잣돈을 모아서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당장 써야 할 생활비를 몽당 주식시장에 집어넣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마이너스 통장에서 돈을 빌려서 주식을 사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무모한 일은 없다. 마이너스 통장의 금리를 상쇄 하고 이득을 올리기 위해서는 적어도 3% 이상이 수익을 올려야 한다. 주식시장에서 개인은 돈을 잃기 쉽다.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안고 시장에 참여한다. 개인들이 신문, 매체, 인터넷, 유튜브 등에서 얻는 정보는 이미 가치가 없는 경우가 많다. 기관투자자나 외국인 투자자는 더 고급 정보를 더 빨리 획득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보다 더 유리하다. 개인 투자자들이 고급 정보라고 믿은 정보는 이미 다른 대형 투자자들이 알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기관투자자나 외국인 투자자가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유동성의 규모는 개별적인 개인의 투자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카지노에서 판돈을 많이 가진 자가 더 큰돈을 딸 수 있듯이 투자금이 큰 대형 투자자는 더 큰돈을 딸 가능성이 높다.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행동 패턴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행동 패턴이 여실히 다른 것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자신의 노동으로 피눈물 나는 돈을 일확천금을 노리면서 주식시장에서 대형 투자자들에게 갖다 바치는 꼴이다.      



  주변에서 가끔 주식시장에서 큰돈을 벌었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을 더러 볼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어서 다양한 곳에 기부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사실 주변에서 말은 하지 않지만 돈을 잃은 사람들이 더 많다. 빙산의 90%가 물밑에 있듯이 주식시장에서 돈을 잃은 개인투자자들은 빙산처럼 수면에 가려져 있다. 누구도 자신이 주식시장에서 돈을 잃었다고 남들에게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성공담은 빨리 퍼져나가지만 실패담은 수면 아래에 감춰져 있다. 시장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주식시장에서 투기를 하지 않고 투자를 해야 하며, 자신이 발견한 투자 법칙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비선형적이고 복잡계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는 주식시장에서 규칙적인 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발견한 작은 법칙으로 시장에 참여하지만 시장은 금세 나의 행동에 적응하여 내 발견을 무너뜨린다. 이것이 주식시장의 법칙이라면 법칙이다. 주식시장은 거의 무작위적으로 변한다. 주가지수 휘발성의 장기 기억이 존재하더라도 그 기억을 예측할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주식시장의 복잡계적 성질은 앞으로 차차 더 얘기할 것이다. 많은 복잡계 과학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발견한 특징들은 다른 기회에 얘기해 보겠다.      



  주식시장을 예측하여 돈을 계속 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주식시장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것이다. 주식시장은 스스로 지속적으로 돈을 벌 수 없는 구조이다. 많은 성공한 투자자들이 얘기하듯이 좋은 기업을 골라서 미래의 성장 가능성으로 보고 내가 기업의 한 주인인 것처럼 투자를 해야 한다. 애플이 핸드폰의 개념을 만들어낼 때 어떤 투자자의 투자금이 이러한 혁신적 창조물을 만들어 내는데 기여를 했다면 그러한 투자는 성공적인 투자일 것이다. 시장의 노예가 되지 말고 인생의 주인이 되는 투자자가 되자. 오늘 주식 가격이 좀 떨어졌더라도 내 마음이 상하지 않는 좀 더 먼 미래에 더 좋은 기업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투자에 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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