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밤,
당신의 마음은 어디에 있나요?

시편 4편

by Joseph H Kim

[시편 4:1-8, 현대인의 성경]

¹ 나의 의로우신 하나님이시여, 내가 부르짖을 때 응답하소서.

내가 어려울 때 나를 구해 주셨으니 이번에도 나에게 은혜를 베푸시고 내 기도를 들어주소서.

² 너희 높은 지위에 있는 자들아, 언제까지 나를 모욕하려느냐?

언제까지 헛된 것을 좋아하고 거짓된 것을 구하려느냐?

³ 주께서는 경건한 자를 자기 백성으로 삼으신 것을 너희는 알아라.

내가 부르짖을 때 주께서 들으실 것이다.

⁴ 너희는 두려운 마음으로 반성하고 죄를 짓지 말아라.

잠자리에 누워 조용히 생각하고 더 이상 악을 행하지 말아라.

⁵ 너희는 올바른 제사를 드리고 주를 신뢰하여라.

⁶ "누가 우리에게 좋은 것을 보여 줄 수 있을까?" 하고 말하는 사람이 많으나 여호와여,

주의 인자하신 얼굴로 우리를 굽어살피소서.

⁷ 주께서 내 마음에 주신 기쁨은 곡식과 새 포도주가 풍성할 때의 기쁨보다 더 큽니다.

⁸ 내가 편안하게 눕고 잠을 잘 수 있는 것은 여호와께서 나를 안전하게 지켜 주시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소음과 하나님의 속삭임 사이에서

오늘 하루, 어떠셨나요? 유난히 길고 고단한 하루를 보내고 지친 몸을 침대에 누였지만,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 밤이 있습니다. 머릿속은 온갖 소음으로 가득합니다.

낮에 들었던 억울한 말, 해결되지 않은 문제, 내일의 염려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누가 나 좀 알아줬으면’,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이 나아질까?’ 하는 외침이 마음속을 떠돕니다.


이런 밤, 우리보다 훨씬 더 극적인 밤을 보냈던 한 남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면 어떨까요?


그는 한 나라의 왕이었지만, 가장 믿었던 아들에게 배신당해 맨발로 쫓겨나던 신세였습니다 (시편 3편 표제). 수많은 적들이 그를 둘러싸고 "하나님도 그를 버렸다"고 조롱했습니다 (시편 3:2).


바로 다윗의 이야기입니다. 그의 노래, 시편 4편은 바로 그런 억울하고 불안한 밤에 시작됩니다.


"좋은 것 좀 보여줘!" 세상의 외침

다윗은 먼저 세상의 목소리를 들려줍니다. "우리에게 좋은 것을 보여줄 자가 누구냐?" (시편 4:6).

이 질문, 참 익숙하지 않나요? 오늘날 이 질문은 다양한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


"어떤 주식에 투자해야 대박이 날까?"


"어떻게 해야 SNS에서 더 많은 '좋아요'를 받을까?"


"누가 나를 인정해주고 내 가치를 높여줄까?"

세상은 끊임없이 눈에 보이는 '좋은 것'을 약속합니다. 더 높은 지위, 더 많은 부, 더 짜릿한 쾌락.

그것들을 손에 넣으면 행복해질 거라고 속삭이죠.

다윗은 이것을 "헛된 것"(רִיק, 리크)과 "거짓"(כָּזָב, 카자브)이라고 날카롭게 꿰뚫어 봅니다 (시편 4:2).


손에 쥐는 순간 사라져 버리는 공허함,

결국 실망만 안겨주는 거짓된 약속이라는 것을 그는 뼈저리게 알고 있었습니다.


"주의 얼굴을 비추소서" 한 사람의 기도

세상이 이런 가시적인 '좋은 것'을 찾아 헤맬 때, 다윗의 기도는 전혀 다른 곳을 향합니다.

그는 하나님께 더 많은 군사나 금은보화를 구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기도합니다.


"여호와여, 주의 얼굴을 들어 우리에게 비추소서" (시편 4:6).


'주의 얼굴빛'(אוֹר פָּנֶיךָ, 오르 파네카)이라니, 참 시적인 표현이죠.

이것은 단순히 신비로운 경험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볼 때 느끼는 기쁨과 평안을 떠올려보세요.

'주의 얼굴빛'은 바로 그런 것입니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호의적인 시선, 그분의 따뜻한 미소,

"내가 너와 함께 있단다"라고 말해주는 듯한 그분의 임재를 구하는 기도입니다 .


다윗은 인생 최고의 '선(善)'이 하나님이 주시는 어떤 선물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과의 관계임을 알았던 것입니다.


세상의 기쁨 vs. 하늘의 기쁨

이 기도의 결과는 놀랍습니다. 다윗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께서 내 마음에 두신 기쁨은, 그들의 곡식과 새 포도주가 풍성할 때보다 더합니다" (시편 4:7).


고대 사회에서 '풍성한 곡식과 포도주'는 오늘날로 치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보너스 통장'이나 '주식 대박'과도 같습니다.

상상만 해도 짜릿한, 세상이 줄 수 있는 최고의 기쁨이죠.

그런데 다윗은 하나님이 자기 마음에 직접 부어주시는 기쁨이 그것보다 '더 크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바로 '조건의 기쁨'과 '존재의 기쁨'의 차이입니다.

세상의 기쁨은 통장 잔고, 사람들의 평가, 건강 상태 같은 조건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탑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주시는 기쁨은 상황과 상관없이 내 존재 깊은 곳에서부터 솟아나는 샘물과 같습니다.

모든 것을 잃고 쫓기는 상황 속에서도,

다윗은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사람보다 더 큰 기쁨을 누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밤, 평안히 잠드는 법

그렇다면 이 기쁨과 평안은 어떻게 우리 것이 될 수 있을까요?

다윗은 아주 구체적인 저녁 루틴을 제안합니다.


"너희는 떨며 죄를 짓지 말며, 잠자리에 누워 마음속으로 말하고 잠잠하여라" (시편 4:4).


하루의 분노와 억울함, 불안한 감정("떨며"(רִגְזוּ, 리게주))을 억누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그 감정이 미움이나 복수심 같은 '죄'로 이어지지 않게 하라고 말합니다 .


어떻게? 잠자리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는 대신, 조용히 내 마음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시끄러운 세상의 소리를 끄고, 내면의 소리에, 그리고 하나님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는 것이죠.


이 고요한 성찰의 시간을 통해 우리는 비로소 모든 것을 맡길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 여정의 끝에서 다윗은 우리 모두가 꿈꾸는 고백에 다다릅니다.


"내가 평안히 눕고 자기도 하리니, 나를 안전하게 살게 하시는 이는 오직 여호와이시기 때문입니다" (시편 4:8).


문제가 해결되어서가 아닙니다. 상황이 나아져서도 아닙니다.

여전히 세상은 소란하고 위협은 존재하지만, 나를 지키시는 분이 누구인지 알기에 얻는 평안입니다. 나의 안전이 내 능력이나 환경이 아닌,

흔들리지 않는 그분께 있음을 신뢰하기에 누리는 궁극의 안식입니다.


오늘 밤, 잠 못 이루고 계신가요?

세상의 '좋은 것'을 향한 분주한 마음을 잠시 멈추고, 다윗처럼 조용히 기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주님, 다른 어떤 것보다 주님의 얼굴빛(אוֹר פָּנֶיךָ, 오르 파네카)을 제게 비추어 주세요."


세상이 알 수도, 줄 수도 없는 기쁨과 평안이 당신의 마음에 고요히 스며드는 밤이 될지도 모릅니다.


<시편 4편 저자의 노트>

인생 최악의 위기 속에서도 하나님을 방패 삼아 평안을 누렸던 다윗의 저녁 기도(시편 3편)에 이어, 시편 4편은 우리를 한층 더 깊은 신뢰의 세계로 이끌어 주었습니다. 세상이 추구하는 '풍성한 곡식과 새 포도주'보다 '주의 얼굴빛'을 구하는 기도를 통해, 우리는 환경이 아닌 관계에서 오는 참된 기쁨과 만족을 배웠습니다.


저녁 기도(3, 4편)를 통해 하루의 모든 소음과 분노를 하나님의 평강 안에 잠재웠다면, 이제 시편 5편에서는 새로운 아침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배우게 됩니다. 아침에 눈을 떠 가장 먼저 하나님의 음성에 주파수를 맞추고, 그분의 의로운 길로 인도해달라고 기도하는 ‘아침 기도’를 통해, 하루 전체를 하나님의 은혜의 방패 아래 두는 지혜를 발견하시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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