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눈물을 주의 병에 담으소서

두려움 속에서 하나님의 약속을 찬양할 때

by Joseph H Kim

가장 가까운 친구의 배신이라는 깊은 상처를 묵상했던 어제를 지나, 오늘은 적국의 심장부, 가장 위험하고 외로운 곳에서 드리는 한 남자의 떨리는 기도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시편 56편입니다.


여러분이 모든 것을 버리고 홀로 적진의 한복판에 들어갔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사방에는 당신을 해치려는 사람들뿐이고, 당신의 정체가 발각되는 순간 죽음이 닥쳐올지 모르는 극도의 긴장 상황입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고 어리석은 사람처럼 행동하여 위기를 모면하는 것뿐입니다. 그 살얼음판 같은 시간 속에서, 당신의 마음은 얼마나 절박하고 외로우며, 당신의 영혼은 누구를 향해 부르짖겠습니까?


시편 56편은 바로 그와 같은 상황에 처했던 다윗의 기도입니다. 사울을 피해 도망치던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죽였던 거인 골리앗의 고향인 적국 블레셋의 가드로 피신합니다. 그곳에서 정체가 발각되자, 그는 극도의 공포 속에서 미친 사람 행세를 하며 겨우 목숨을 부지합니다(사무엘상 21장).


이 시는 바로 그 끔찍하고 수치스러운 순간, 그의 내면에서 벌어졌던 치열한 영적 싸움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이 시는 인간적인 두려움과 절망이 얼마나 큰지,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압도하는 하나님의 말씀과 그분에 대한 신뢰가 우리를 어떻게 지켜내는지를 보여주는 위대한 신앙고백입니다.


시편 56편 (현대인의 성경)

1 하나님이시여, 나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사람들이 나를 핍박하고 온종일 나를 공격합니다.

2 내 원수들이 온종일 나를 핍박하며 교만하게 나를 치는 자들이 많습니다.

3 내가 두려울 때에는 주를 신뢰할 것입니다.

4 내가 그의 말씀을 찬양하고 하나님을 신뢰할 것이니 내가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이 나에게 무슨 해를 입힐 수 있겠습니까?

5 그들이 온종일 내 말을 왜곡시키고 항상 나를 해칠 생각만 합니다.

6 그들이 함께 모여 숨어서 내 생명을 노리며 내 행동을 일일이 살핍니다.

7 하나님이시여, 그들의 죄를 그대로 갚아 주시고 주의 분노로 저들을 쳐서 넘어뜨리소서.

8 주께서 내 방황의 나날을 다 아시고 내 눈물을 주의 병에 담아 주의 책에 기록해 두셨습니다.

9 내가 주께 부르짖는 날에 내 원수들이 물러갈 것이니 하나님이 내 편이 되심을 내가 압니다.

10 내가 그의 말씀을 찬양하고 여호와의 말씀을 찬양할 것입니다.

11 내가 하나님을 신뢰하니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이 나에게 무슨 해를 입힐 수 있겠습니까?

12 하나님이시여, 내가 주께 서원한 것을 지키고 주께 감사의 제사를 드리겠습니다.

13 주께서 내 생명을 죽음에서 구하시고 내 발이 넘어지지 않게 하셨으니 내가 생명의 빛 가운데서 하나님을 섬기며 살 것입니다.


시편 56편은 어떤 시입니까?

시편 56편은 다윗이 적국 가드에서 블레셋 사람들에게 붙잡혔을 때 지은 ‘개인의 탄식시’이자 ‘믹담(황금 시)’입니다. 이 시의 가장 큰 특징은 “내가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의 말씀을 찬양할 것이니, 사람이 내게 어찌하리이까?”라는 강력한 ‘후렴구’가 반복된다는 점입니다(4절, 10-11절). 이 후렴구는 시 전체의 기둥과 같이, 시인이 처한 두려운 현실과 그가 의지적으로 선택하는 믿음의 고백 사이의 치열한 싸움을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말씀 속으로


1. 두려움과 믿음의 대결 (1-4절) 시는 “사람들이 나를 핍박하고 온종일 나를 공격합니다”라는 고통스러운 현실 인식으로 시작합니다. 그는 지금 극심한 두려움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3절에서 그는 자신의 감정에 대한 놀라운 처방을 내립니다. “내가 두려울 때에는 주를 신뢰할 것입니다.”


그는 두렵지 않다고 부정하지 않습니다. 두려움을 정직하게 인정하되, 그 두려움에 머무르지 않고 의지적으로 ‘신뢰’를 선택하겠다는 것입니다. 그 신뢰의 근거는 무엇입니까? 4절은 그것이 바로 ‘그의 말씀(דְּבָרוֹ, 데바로)’이라고 밝힙니다.


흔들리는 상황이나 변덕스러운 감정이 아니라, 영원히 변치 않는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찬양하고 신뢰할 때, 비로소 그는 “사람(בָּשָׂר, 바사르 - 살덩어리, 연약한 육체)이 나에게 무슨 해를 입힐 수 있겠는가?”라고 담대하게 선포할 수 있게 됩니다.


2.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 (5-9절) 원수들은 그의 말을 왜곡하고, 그의 모든 행동을 스파이처럼 살피며 그의 생명을 노립니다.


이처럼 철저한 감시와 위협 속에서, 시인은 자신을 지켜보시는 또 다른 분의 시선을 의식합니다. 바로 하나님입니다.


그리고 8절에서 그는 성경에서 가장 아름답고 친밀한 위로의 고백 중 하나를 터뜨립니다. “주께서 내 방황의 나날을 다 아시고 내 눈물을 주의 병에 담아 주의 책에 기록해 두셨습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그의 고독한 도망자의 삶, 그 모든 발걸음을 주님은 계수하고 계셨습니다. 그가 밤새 흘렸을 두려움과 서러움의 눈물 한 방울까지도, 하나님은 마치 귀한 향수를 담듯 당신의 병에 모으시고, 그 모든 사연을 당신의 책에 기록해두셨다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위로입니까!


하나님은 우리의 고통을 멀리서 관망하시는 분이 아니라, 그 모든 아픔의 세세한 내역까지도 기억하시는 공감의 하나님이십니다.


3. 감사로 나아가는 믿음 (10-13절) 자신의 눈물을 기억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확신은, 그의 기도를 다시 한번 담대한 신뢰의 후렴구로 이끌어갑니다(10-11절). 그리고 마침내 그의 기도는 현재의 간구를 넘어, 미래에 드릴 감사 제사에 대한 서약으로 나아갑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생명을 죽음에서 이미 구하셨고, 발이 넘어지지 않게 하셨음을 믿음으로 선포합니다.


이 모든 구원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내가 생명의 빛 가운데서 하나님을 섬기며 살 것”입니다. 고난에서의 구원은, 다시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는 예배의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삶의 자리에서


시편 56편은 극심한 두려움과 외로움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어떻게 믿음으로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영적 원리를 가르쳐줍니다.


첫째, 당신의 두려움을 위한 ‘믿음의 후렴구’를 만드십시오. 불안과 두려움이 엄습할 때, 그 감정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대신 다윗처럼 당신의 믿음을 선포하십시오. “내가 두려울 때에는 주를 신뢰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찬양하오니, 사람이 내게 어찌하겠습니까?”


이 후렴구를 당신의 것으로 삼아 반복해서 선포할 때, 당신의 시선은 두려운 ‘사람’에게서 전능하신 ‘하나님’께로 옮겨지게 될 것입니다.


둘째, 당신의 눈물은 결코 낭비되지 않습니다. 아무도 내 마음을 몰라준다고 느끼며 홀로 눈물 흘리는 밤이 있습니까? 시편 56편 8절을 기억하십시오. 하나님은 당신의 모든 방황을 아시고, 당신의 눈물 한 방울까지도 당신의 이름이 적힌 병에 귀하게 담고 계십니다.


당신의 고통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모든 눈물을 기억하시고, 가장 선한 것으로 갚아주실 날이 올 것입니다.


셋째, 과거의 구원을 미래의 소망으로 연결시키십시오. 다윗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죽음에서 구하셨다고(13절) 과거형으로 고백하며, 미래에 드릴 감사를 서약했습니다.


당신의 삶에도 분명 하나님께서 건져주신 ‘과거의 구원’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 기억을 꺼내십시오. 과거에 신실하셨던 하나님은, 현재의 고난 속에서도 동일하게 신실하시며, 미래에도 당신을 건져주실 것입니다. 과거의 은혜를 발판 삼아, 미래의 구원을 확신하며 오늘을 살아가십시오.


기도

나의 하나님, 두려움이 저를 엄습할 때, 제 감정이 아닌 주님의 신실하신 말씀을 신뢰하고 찬양하게 하소서.

연약한 사람이 저를 어찌할 수 없음을 담대히 선포하게 하소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저의 방황과 눈물을,

주께서는 모두 계수하시고 주의 병에 담으시는 줄 믿사오니 위로하여 주옵소서.

주님은 저의 편이심을 제가 압니다.

제 생명을 죽음에서 건지시고, 제 발을 실족하지 않게 하신 주님.

저의 남은 모든 생애가 생명의 빛 가운데서 주님을 섬기며 살아가는 복된 삶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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