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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띵선생 Sep 18. 2024

명절에는 뭐니 뭐니 해도.. 책, 책, 책

추석 연휴가 만만찮게 길다.

토요일부터 수요일까지 무려 5일이다. 주말과 이어지는 수, 목에 휴가를 쓴다면 무려 9일을 쉴 수 있다. 주변에 동료들 중에는 이미 해외를 나간 이들과 국내에서 다양한 여정을 즐기는 이들로 가득하다.


나는 고향이 경상남도 마산이다. 평소와 같으면 KTX를 타고 고향행을 했겠지만, 부모님께서 역귀성을 하셔서 수고와 재미가 함께 줄었다.


그럼에도 각 부모님을 두루두루 뵙고 보니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벌써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선물과 같은 그 긴 시간을 난 어떻게 보냈나?


매일 마다 어딘가를 갔고, 누군가를 만났다. 많은 이야길 나눴고, 또 다양한 음식을 먹었던 것도 기억난다. 그중에도 잊지 않고 매일마다 했던 것은 책을 읽는 것이었다.


연휴기간 동안 잡힌 일정은 매일 점심시간 이후였다. 그래서 아침시간은 온전히 우리 부부에게 자유시간으로 주어졌다.


아침에 일어나 눈곱을 떼고, 이런저런 정리를 한 후에 집 근처 별다방에서 책을 펼쳤다. 그리고, 최소 2시간, 오롯이 나의 의지에 따라 책에 빠져들 수 있었다.


사실 이번 명절 연휴에 앞서서 도서관을 한 번 다녀왔다. 그리고, 그동안 눈여겨봐 왔던 책들을 몇 권 빌렸다.

야마구치 슈의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는 신문을 읽다가 알게 되었다. 제목을 읽는 순간, '철학'과 '무기'라는 단어에 낚였다. 경영 전략 컨설턴트인 저자를 서핑하다가 <일을 잘한다는 것>이라는 책도 알게 되었다. 직장인으로서 한 번은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일단 빌렸다.


<클루지>는 추천자인 '자청'의 책 <역행자>를 읽으며 알게 되었다. 세상은 계획된 대로만 되지 않는다. 삶도 마찬가지다. 상황에 따라 대처해 온 어설픈 해결책이 답이 되곤 했다. 그 어설픈 해결책들이 '클루지'다.


<다윗과 골리앗>은 '10000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이론을 주장했던 '말콤 글래드웰'의 오래된 저서이다. 그냥.. 집어 들었다.


<콰이어트>의 저자 '수잔 케인'을 TED에서 본 적이 있다. 시간이 좀 지난 얘기지만.. 그 녀의 책을 한 번은 읽어보고 싶었다.


이렇게 빌린 책들과 명절을 맞았는데.. 좀.. 재미가 없었다.


제미가 없다기보다는 지금 나의 상태에 맞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글이 눈에 쏙쏙 들어오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그렇게 두세 권을 집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다가 어제, 추석 당일에 집에 든 책이 <김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이다.

서울대학교 교수인 저자는 각종 방송과 SNS 채널을 통해 유명해졌다. 무언가를 가르치려는 책이 맞지 않는 시기인 듯해서, 이야기 책으로 바꾸었는데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카오스'와 '가이아', '우라노스'와 '크로노스' 그리고 '제우스'. 익숙한 신화 속 등장인물과 그 이야기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쓱쓱 읽힌다. 

재미있다.


이제 갓 100페이지를 넘겼다. '제우스'와 '헤라'의 다툼이 막 시작되었다. 저자를 통해 듣게 될 다양한 신들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들이 기대된다. 신의 이야기이자 사람들의 이야기..




긴 명절 연휴도 끝이 보인다.

욕심으로 시작된 연휴가 신들의 이야기로 익어간다. 나름 만족스러운 시간이다. 남은 오늘은 어떤 신들이 나와 함께 할까?


#라라크루 #라이트라이팅 #김헌의그리스로마신화 #쾨이어트 #다윗과골리앗 #철학은어떻게무기가되었나 #클루지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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