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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띵선생 Mar 03. 2024

어떻게든 도움을 받아..

마라톤 풀코스 완주 도전기 7

주변 한 두 사람을 시작으로 나의 마라톤 풀코스 도전이 알려지면서 다양한 반응이 돌아온다. 


지난번 이야기했던 것처럼,

"도가니 다 나간다. 나이 들어서 무슨 고생이냐."라는 진심(?) 어린 걱정부터, 

"우와, 정말 대단하세요!"라는 부러움(?)이 담긴 아부도 듣곤 한다. 

사실, 대부분은 "아... 그래?"라고 하는데, 그 속내를 미루어 짐작해 보면 '정말 할 수 있는지 두고 보자..'라는 눈치가 다분하다.


이런저런 이들의 그렇고 그런 반응 중에 내게 들린 반가운 이야기는 "어? 작년에 이 OO 부장님이 풀코스 완주했다던데요."라는 메시지였다. 맞다. 그건 나도 모르게 기다려왔던 구원의 메시지였다. 


남들과 시간과 장소를 맞춰 함께 운동하는 게 편치 않다. 그래서 혼자서 연습을 하는 까닭에 종종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이렇게 하면 목표를 달성하겠지?' 등의 자문에 빠지곤 했다. 이렇게 고비를 맞은 나에게 가고자 하는 길을 먼저 걸어간 그의 경험은 한여름 오후 2시에 마시는 아이스아메리카노와 같을 것이다.


일부러 시간을 내달라고 하기는 미안해서 그쪽 사무실 근처를 가는 길에 살짝 찾아갔다.

"부장님, 안녕하세요~~"

"어, 어쩐 일이세요? 저희 팀에 무슨 볼 일이라도?"

"아녜요.. 부장님께 개인적인 질문이 있어서.. 지나는 길에 잠시 들렀어요.."

"아, 그래요? 저한테 물어볼게 뭐가 있을까요? 하하.."

그렇게 시작된 사담(私談)은 곧 작은 강의로 바뀌었다.


"아, 풀코스 뛰신다고요? 아휴~ 부장님은 잘 달리시잖아요.. 걱정 마세요. 충분히 하실 수 있어요!"

일단, 용기를 불어넣어 주셨다. 그래도 걱정이...

"그래도.. 운동화는 좋은 걸로 신으세요. 몇 개 신어보시고 그중에서 하나를 고르시는 게 좋을 거예요."

역시, 돈을 좀 써야...

"JTBC 뛰실 거면.. 아마 4월부터 신청받을 거예요. 준비하셨다가 놓치지 말고 하셔야 해요."

헉! 벌써 신청해야 하는구나!!

"그보다 JTBC 보다 한 달 전쯤에 고구려마라톤 대회에서 30km 정도 뛰면서 컨디션 조절하시면 좋고요.."

30km... 아직 뛰어본 적도 없는 거린데..

"아니, 뭐.. 전 천천히 뛰어요.. 오랫동안 달리는 게 목표예요. 빨리 뛰는 건 신경 쓰지 않아요.."

여기서, 마음이 편해졌다. 목표가 나와 같은데 완주를 하셨다니 희망이 생긴다..


"전 이제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갈길이 멉니다. 많이 가르쳐 주세요~"

진심이다. 

"아이~ 부장님은 잘 뛰시잖아요~ 저도 하는데요, 뭐... 걱정 마세요"

아... 또 부담과 걱정이... 밀려온다.


짧은 대화 속에서 적지 않은 정보를 획득했다. 또, 같은 목표를 가진 동료가 있다는 데에 힘을 얻었다. 

위에 이야기 외에도 힘들면 쉬었다가 뛴다는 것도, 미드풋으로 달린다는 것, 뛸 수 있을 만큼 원웨이로 달렸다가 대중교통으로 돌아온다는 것까지도, 내가 달리고 그 효과를 높이는 데에 정말 소중한 정보였다.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타고난 소질이 있거나, 남들과 다른 방법을 아는 사람이라면 혼자서도 그것을 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위의 두 경우와는 다르다. 평범하다. 그렇기 때문에 앞선 경험자들의 작은 이야기도 나에게는 큰 힘이 된다. 


지난주에 만난 부장님 뿐만 아니라 베가베리 러닝, 마라닉 TV 등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달리는 방법과 마라톤을 준비하는 여러 가지 정보를 얻고 있다. 얼마 전에는 브런치스토리 작가 '찐파워'님의 이야기 '인생 첫 풀코스 마라톤 완주 후기'를 통해 힘을 얻기도 했다. 내가 가려는 곳에 이미 점을 찍은 이들은 참 존경스럽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것이 목표를 향해가는 중요한 팁이다. 


2/20(화) 6.9km/ 거리 공원/ 몸풀기 페이스/ 집중, 집중

2/24(토) 1시간/ 호수공원/ 제법 빠른 페이스 유지

2/25(일) 5km/ 거리 공원/ 페이스 업

2/26(월) 1시간/ 호수공원/ 깜깜한 밤에 더 집중이 잘 되었다.

3/1(금) 1시간/ 호수공원/ 호흡과 발을 내딛는 것에 집중. 집중

3/3(일) 20분, 1시간/ 거리 공원, 호수공원/ 아침에 몸풀기 달리기를 했는데, 저녁에 욕심을 내서 더 달렸다. 4시간 넘게 운전을 한 후라 피곤했지만 끝까지 달렸다. 힘든 상태에서도 달리는 법을 익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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