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풀코스 완주 도전기 6
오랜만에 직장 동료와 둘이서 점심식사를 하고 커피 한 잔을 마시게 되었다.
"부장님, 저 건강관리를 위해서 군것질은 줄이고 정해진 식사만 하고 있어요. 그런데, 쉽지 않네요."
"왜? 어디 아파?"
"특별히 그런 증상은 없는데 조금 충격적인 일이 있어서.."
"뭔데?"
"계약조건이 좋은 종신보험을 들려고 알아봤는데, 가입을 할 수 없다고 통보받았어요."
"왜?"
"제 건강상태가 종신보험 가입을 꺼릴 만큼의 수준인가 봐요.. 참, 나.."
10년 전부터 봐온 그 직원은 현재 30대 후반이다.
호리호리하고 날렵해 보였던 예전 모습은 사라지고 배도 나오고 나잇살이 붙기 시작했다.
"참 난감했겠네. 그럼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어? 운동도 해야 할 텐데.."
"그러게요, 부장님은 어떤 운동하세요?"
"난... 달리지"
"달리는 게 참 좋은데, 너무 힘들 것 같아요.. 전 걷는 것도 버거워서.."
달리기의 긍정적인 효과는 많은 연구결과를 통해 확인되었다.
심폐지구력을 강화하고 다리에 근육을 강화시켜 준다. 또한, 체내 장기에 적당한 자극을 줌으로써 내장기관의 기능을 향상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달리기는 노화를 억제하고 인지기능 향상과 정서적 안정을 높이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10분만 달려도 뇌 인지력이 좋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하였다.('포레스트 검프'처럼 계속 달리고 있으면 죽지 않고 살 수 있는 것 아냐?)
반면, (나의 달리기를 말렸던 사람들처럼) 달리기에 대한 우려도 크다. 오랫동안 달리기는 심장에 부담을 주고, 반복되는 경우 심장비대 현상이 지속되어 심근 섬유증, 관상동맥 석회화 등의 질환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고 한다. 너무 많이 달리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말이다. 또 달리기는 걸음마다 몸에 충격을 가하는 운동이라서 발목, 무릎, 허리 등 관절에 부담을 주며, 장기적으로 뼈, 인대, 근육의 건강에 지장을 줄 수 있다고도 한다.
참, 나... 어떻게 하라는 거야?
많은 사람들은 후자의 경우에 더 신경을 쓴다. 신경을 쓴다기보다는 달리지 않기 위한 핑계를 찾는다.
'맞아, 그래서 내가 달리기를 안 하는 거야~'라며 자기를 합리화한다. '3보 이상은 승차'라는 신념과 함께 자기 몸의 편안함에 집중하고, 수직이동은 절대적으로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찾아서 이동한다. 몸과 마음이 시키는 대로 편한 생활을 향해 조심스럽게 한걸음 한걸음을 옮긴다.
그렇게 얻은 자신의 모습을 보라.
피부는 처지고 배는 나오고, 머리숱은 줄어들고 얼굴에 생기도 사라진다. 거울을 보는 것이 부담스러울 따름이다. 피검사, 간기능 검사 등 매년 건강검진 결과를 받아보는 것이 학창 시절 성적표 보는 것 마냥 힘들고 어색해진다. '이렇게 살아도 되나..' 하는 걱정으로 답 없이 시간만 흘러가게 된다.
사람들은 자극을 갈망한다.
땀이 나는 순간 또한 이런 희열의 순간이다.
달리는 것은 자신이 노력한 만큼 정확하게 그 희열을 얻을 수 있다.
노력이 커지고 시간이 늘어나면 그 희열의 크기도 더욱 커질 것이다.
나는 달리는 것이 즐겁다.
달리러 나가는 것이 설렌다.
누가 "왜 달려야 해?"라고 물어본다면,
목적보다는 즐기기 위해 달리라고 말해주고 싶다.
물론, 건강은 중요하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생각한다면,
시작도 하기 전에 지칠 것이다.
그런 오류를 범하지 말라.
자신이 달리도록 설득을 해달라고 한다면,
'당신의 무기력해진 현재와 불확실한 미래를 해결하기 위해' 달리라고 하겠다.
많은 것이 달리는 것 안에 있다고 말이다.
"일단 운동화 끈을 묶고, 현관문을 열고 나와보라.
달라진 당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달리는 건 힘이 든다.
하지만, 지금 달리지 않으면 나중에는 더 힘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