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풀코스 완주 도전기 8
<2024년 3월 10일>
10km 완주 기록 : 52분 30초
1km 평균 구간기록: 5분 23초
- 최고기록 5분 2초
- 최저기록 5분 33초
드디어 달리기를 측정하기 시작했다.
아내의 스마트워치를 빌려서 느슨하지도, 꽉 조이지도 않게 팔목에 묶으니, 나의 달리는 세상에 동반자가 생긴 듯했다. 기분이 썩 좋다.
평소에도 스마트워치를 써본 적이 없던 나는 처음에는 어떻게 'start' 버튼을 눌러야 하는지도 몰라 혼자 허둥댔다. 기능을 몰라서 켰다, 중단했다, 다시 켜기를 몇 번 반복한 후에야 이 녀석과의 동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심장, 허벅지와 종아리와 친해지려고 했던 노력을 이제 스마트워치에게도 쏟아야 하니.. 허.. 참
얼마나 뛰었을까? 이 녀석이 내 손목으로 '콕콕'하고 신호를 보내왔다. '무슨 일인가?' 하며 손목을 들어 쳐다보니, 기특하게도 1km를 달린 결과를 보여주고 있던 것이다. 음성서비스까지 동원해서 말이다.
"구간 1, 1km 평균 속도는 5분 2초입니다. 총 달린 시간은 5분 2초입니다."
'우와!' 나에게는 신세계가 펼쳐진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음성이 "조금 더 달려봐~"라는 코치로 들렸다. '속도를 더 높여야 하나?'
신문물에 취해 신나게 달리고 있을 즈음에 돌발상황이 생겼다. 왼쪽 운동화 끈이 풀린 것이다. "아.. 이런".
장갑을 벗고, 운동화 끈을 묶고, 양쪽 다시 한번 당겨주고, 다시 장갑을 끼는 동안에 심장과 다리가 조금 소원해졌다. 지금까지 달리던 페이스로 바로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게 첫 구간에서 달성한 5분 2초라는 기록은 오늘 달리기 최고의 구간기록으로 남았다.
두 번째, 세 번째 구간에도 손목의 동반자는 어김없이 기록을 전달해 왔다. 그런 중에 나는 생각했다. '이런 페이스로 42.195km를 달릴 수 있을까?' 빨리 달리는 것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풀코스를 완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건강하게 달릴 수 있는 것이 관건이기에 속도를 높여도 보고, 또 낮춰도 보면서 나의 적정 페이스를 찾는 데에 주력했다. 그렇게 10km를 마친 결과, 나의 기록은 52분 30초이고, 1km 평균 구간기록은 5분 23초였다.
5분 10초 이내로 달릴 때는 속도감도 있고 달리는 기분이 좋았지만, 풀코스를 이렇게 계속해서 달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자신이 없었다. 또 심장과 다리가 편안하게 느껴질 정도로 페이스를 만들면 5분 20초 밖으로 떨어져서 '이건 너무 떨어졌네' 하는 마음에 스스로 재촉을 했던 것 같다.
이제 고작 10km를 뛰어본 결과라서 "내 달리기 기록은..."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동안 달린 거리와 소요된 시간만으로 '내가 어느 정도 달리지..'를 막연하게 짐작해 왔던 것에 비하면, 내용과 목표가 훨씬 구체적으로 바뀌었다. 신문물의 도움으로 나의 풀코스 도전의 완성이 더 가까워진 것을 느낀다. 기술의 도움이 더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나도 더욱 준비해야 하는 부담감이 조금 더 생겼다.
스마트한 와치야~ 나를 잘 이끌어다오^^
3월 9일(토): 5km/ 거리공원/ 속도를 제법 붙였다.
3월 1일(일): 10km/ 호수공원/ 신문물과 함께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