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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띵선생 Mar 24. 2024

고비다, 고비..

마라톤 풀코스 완주 도전기 10

"헉.. 헉.. 헉.."


일주일간 달리기를 안 했다. 지난주 두 시간 달리기 여파로 무릎에 가벼운 통증이 있었다. 수요일에는 오랜만에 줄넘기를 했는데 무릎에 '뜨끔'하는 통증도 있었다. 또, 지난 1주일간 크고 작은 일정들이 있어서 달릴 시간도 없었다. 


큰일이다. 이런 '똥 멍청이' 생각이 다시 불쑥 솟았다.


아프다는(실제는 아닐 수도 있는) 핑계, 시간이 없다는 핑계 속에 나는 지난 1주일을 허비했다. 반면 이어지는 술약속으로 그동안 러닝에 익숙했던 컨디션을 갉아먹었다. 그래도 될 거라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달리는 컨디션이 좋다고 자만했다. 이 또한 '똥 멍청이' 같은 자만심이었다. 


일주일 만에 다시 호수공원을 달렸다. 하지만, 지난주 2시간을 달릴 때와는 몸 상태가 천지차이가 나는 것 같았다. 호흡은 갈팡질팡, 다리는 후들후들.. 지난 일주일 간 먹고 마신 술과 음식이 나의 피를 더 끈적하게, 나의 근육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달리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정말 고역이었다. 


1km당 랩타임이 6분 30초를 넘어갔다. 심박수는 170을 넘어갔지만, 이게 어떤 정도인지 가늠도 되지 않았다. 그냥 힘들 뿐이다. 내쉬는 숨에서 알코올 냄새가 베어나는 듯했다. 그래도 1~2km를 달리니 정신이 조금 들어서 페이스를 살짝 올렸다. 1km당 랩타임이 5분 20초까지 올라왔다. 정말... 널뛰기를 하는 듯하다. 


이런 응급조치는 오래가지 않았다. 6km를 넘기면서 나의 페이스는 급격히 떨어졌다. 다시 6분대의 랩타임을 찍을 수밖에 없었고, '그만 달릴까?' 하는 똥 멍청이 생각이 머리에 가득 퍼지고 있었다. 


결국, 오늘 달리기는 10km를 목표로 했지만, 9km로 마무리했다. 

총 달린 거리: 9km
소요시간: 52분 40초
1km당 평균 랩타입: 5:45


마라톤 풀코스를 달린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 출발선상에 서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 더욱 어려울 것이다. 지난주처럼 형편에 따라 연습을 거르고, 주변의 상황에 잦은 핑계를 만들어낸다면 마라톤 풀코스 완주는 포기해야 한다. 늦기 전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 달리는 몸을 잊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운동을 해야 한다. 그렇게 자주 달릴 있도록 근력과 유연성을 만들어야 한다. 충분한 스트레칭, 런지와 플랭크, 그리고 꾸준한 달리기만이 나의 목표를 완성시킬 있다. 


고비다. 긴 여정에 찾아온 고비.. 하지만, 아직 시간은 남아있다. 

다시금 운동화 끈을 묶고, 몸을 만들고, 계획에 맞춰 달려보자.


나는 42.195km 결승점을 통과하는 내 모습을 선명하게 그리고 있다. 

나는 나의 목표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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