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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5:26

끄적거림

by 띵선생

언젠가부터 주말이나 휴일을 기다리지 않게 되었다. 매일마다 시간이 아깝고, 하루하루가 지나가는 것에 조바심이 났다. 하고 싶은 것들이 많고, 해야 할 일도 여전히 남아있는 나의 일상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토요일 아침 이른 시간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여유로움을 가지게 한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의 몸과 마음의 가벼움을 인지한다. 조금은 얇아진 담요 밑에서 꼼지락거리는 발가락의 움직임이 느껴질 때면 더 그렇다.


어제 먹은 저녁식사 그리고 산책하면 나눈 이야기,

일주일간 만났던 사람들의 모습,

한 주간 읽었던 다양한 글귀들,

바쁘게 처리했던 업무 증에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일들,

그리고 그 해결방안들,

혼자만의 궁리를 떠나 이제 실천해야 할 몇 가지 아이템들,

앞으로 5년 10년 후에 대한, 조금 더 구체적이 되어가는 미래들,

이 새벽에 내 머릿속은 그 언제보다 분주하다.


토요일 새벽, 이불속 이 시간이 너무 여유롭다.


이제 가장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한다.

이불을 젖히고 발을 바닥에 딛고 일어나야 한다. 누운 자리를 뒤로하고 입식 보행을 시작해야 한다.

가장 안락한 이곳을 벗어나 거실이라는 현장으로 나가야만 한다. 심지어, 운동화 끈을 묶고 문을 열고 나가야 한다.


그렇게 나의 행복한 토요일이 시작된다.


#라라크루 #라이트라이팅 #여유로운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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