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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띵선생 Apr 11. 2024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잔소리 3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성공법칙 25

Balancing과 Re-balancing


'골프'라는 운동을 시작한 지 15년이나 되었네요. 지금까지 꾸준히 백돌이(100타수를 오락가락)로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저는 이 운동에 큰 열정은 없나 봅니다. 하지만, 골프를 하면서 배운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처음 골프를 배우며 공을 치기 위한 자세(어드레스)를 잡을 때 보통 이렇게 배웁니다. 

"양쪽 발에 똑같이 힘을 주시고, 엉덩이를 뒤로 빼시고, 어깨 밑으로 팔을 툭 떨어뜨려주세요."

이 작업을 밸런스를 맞춘다라고 합니다(Balancing). 그리고 연습이 조금 더 진행이 되면 클럽(골프채)의 종류를 바꿔가면서 배우며 난이도를 높이게 됩니다. 이때부터 조금 생각이 많아집니다. 


클럽의 길이에 따라 짧은 채(S, P, 9 등)는 공을 오른발에 가깝게, 긴 채(3, 4, 5 등)는 왼 발에 가깝게 두고 치도록 배웁니다(물리적이고 과학적인 이론은 별도..). 또한, 그 공을 제대로 맞춰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확한 거리를 보내기 위해서 양 쪽 발의 무게 비율에도 변화를 줍니다. 


"오른발에 무게를 두고 공을 찍듯이 치시면..."

"클럽을 끌고 내려오는 순간, 왼발에 체중을 싣고 몸통 회전을..."


이 정도 되면, 처음 배웠던 양 발에 무게 똑같이 배분하라던 가르침이 필요할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답니다. 




직장과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에도 많은 '기본적인' 것들을 배웁니다. 사무실에서는 이렇게 하고, 선배에게 저렇게 하고, 부서 간에는 이런 걸 지켜야 하고 등..

하지만, 입사한 후 불과 몇 주만 지나도 이 '기본'이 무엇이었는지 잊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걸요?"

"제가요?"

"왜요?"

골프 어드레스를 할 때 양 발에 무게를 고르게 두어야 하는 걸 잊어버린 상황인 거죠. 


동료에 대한 배려, 선후배에 대한 존중과 공감이라는 기본이 없으면 회사생활에서 금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가 기본을 잊었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더 큰 문제는 그렇게 금이 간 상황이 닥쳤는데도 그 잘못된 원인을 엉뚱하게 외부에서 찾는 것입니다. 

"선배님이 잘 못 가르쳐줘서.."

"인수인계서에 나와 있지 않아서"

"다른 부서에서 도와주지 않으니 방법이 없네요.."


하지만, 그런 변명은 자신의 가치를 깎아먹는 지름길이며, 이런 평판은 그 회사 내에서는 물론 자신의 커리어 내내 쫓아다니는 꼬리표가 되기도 합니다.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이렇게 갈팡질팡하며 조직생활을 하는 후배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특히 선배들로부터 이렇게 첫인상이 각인되면 그 후에 회사생활은 말 그대로 꼬이기 마련인데요... 참..




다시 돌아와서 골프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골프에서 공을 치려고 어드레스를 할 때마다 자세를 잡으며 좌우측 양발의 balance를 다시 체크합니다. 바로 Re-balancing입니다. 이는 골프는 항상 발을 디디는 곳이 울퉁불퉁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유능한 선수라도 이 balance를 다시 조정하지 않으면 탑볼(공의 머리를 때리는 것)이나 뒤땅을 치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골프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자세를 잡으며 엉덩이를 씰룩거리거나 다리와 어깨를 이상하게 꿈틀거리는 경우를 볼 수 있어요. 이런 과정이 자신만의 Re-balancing이지요(루틴 Routine이라고도 합니다). 


사회생활, 직장생활도 똑같은 하루는 없습니다. 매번 달라지는 조건과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냐가 중요하지요.

이것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과정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렇게 당연하고 기본적인 절차가 아주 중요합니다. 처음 배운 것을 가다듬고 현재의 환경에 맞게 자세를 맞추는 것 말입니다. 여러분이 겪어나가야 할 회사생활도 이런 자세가 필요합니다. 바로 Re-balancing입니다.


신규직원을 위한 Balancing 작업은 대부분 회사에서 해줍니다. 신입직원 교육, OJT, 멘토링 등 다양한 방법과 명칭으로 진행되곤 할 겁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Re-balancing입니다. 이 과정은 회사나 주변에서 가르쳐주기 어렵습니다. 직원 한 명 한 명을 추적하고 관찰하는 것도 어렵고, 타인이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남의 일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HRD(Human Resources Development) 프로그램이 잘 갖추어진 회사라면 다양한 교육과 참여 프로그램이 있겠지만, 그 역시도 개인에게 맞춤형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니, 결국 본인이 스스로 Balance를 맞추는 작업을 다시 해야 합니다. 

업무의 계획을 세우고 진행과 결과를 보고하고 챙기는 것, 동료와 선후배와 기본 에티켓을 챙기는 것 그리고 경청하고 그들과 공감하는 것 등이 그 작업들입니다. 얼핏 보면 너무 당연한 것 같지만, 그 당연한 것을 잊어버리고 지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스스로 점검하고 게을러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선배와 후배 그리고 동료들을 보면서 '혹시, 나는 저렇게 행동하지 않는가?'하고 반문해 보세요. 


회사 생활을 시작할 때는 신입직원이라는 것 하나가 무기로써  많은 도움을 손쉽게 얻을 수 있지요. 하지만, 곧 여기저기서 여러분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물어올 겁니다. 


명심하세요. Re-balancing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균형을 잡으려면 움직여야 한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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