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띵선생 May 28. 2024

친구 같은 동료, 아니 친구를 만들어라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잔소리 10

'친구'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우리는 학창 시절을 함께 연상합니다. 가족이라는 틀을 벗어나 친구라는 그룹에 속해 지냈을 때를 평생 살아가면서 '가장 행복한 시절'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보낸 중고등학교 시절의 친구, 정말 소중한 인생의 자산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친구라는 관계를 어릴 적, 철없을 만났던, 순수한 시절의 산물로만 생각하면 사회생활에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 미리 경계를 짓는 것과 같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해서,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납니다. 이때부터 만나는 사람들은 학창 시절과 달리 나이, 성별, 국적 등 과거에는 경계선이 되었던 것들을 넘나드는 관계가 맺어진다는 것이지요. 직장 안팎으로 활동이 많은 저를 보더라도 나이 한두 살 차이는 거의 반말로 소통하고, 띠동갑의 선배 후배들과 정기적인 만남을 이어가는 것이 일상입니다. 일과 취미 등으로 묶인 관계는 다반사고, 사회생활 중에 만나 엮인 소중한 인연들이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직장의 근속기간과 관계없이 적지 않은 임팩트를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사람은 좋은 대로,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 모습 그대로 긴 여운을 남기게 되는데요. 업무적인 인연은 그 관계가 종료되면 느슨해지거나 사라지지만, 그동안에 만들어진 인간적인 연결고리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그중에서도 학창 시절에 '친구' 못지않게 죽이 잘 맞고, 같이 있거나 또는 다른 부서나 직장으로 옮겨도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 이들을 '친구'라고 합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사회나 직장에서 만난 사람은, 아무리 친하더라도 친구라고 부르는 경우가 흔치 않습니다. 그 내막에서는 그 사람과의 만남이 업무나 사회생활 등 무언가 '목적'을 전제로 한 만남이라는 것이 깔려있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고등학교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이 통용되나 봅니다. 


하지만, 어릴 적 순수했던 학창 시절 친구도 이해관계를 가지고 만나기도 하고, 결국 적지 않은 해를 끼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런 이들은 여전히 친구라고 표현하며, 사회에서 만났다는 이유로 '동료', '동기' 또는 '지인' 등으로 한 걸음 떨어진 거리감을 표시하지요.


그런데, 그게 맞을까요?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는 그 안에서의 성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입니다. 업무적으로 월등하고 승진을 거듭하더라도 사람과의 건강한 관계가 이어지지 않으면 그 직장생활은 지옥이라고 할 것입니다. 아무리 개인화되고, 재택근무가 보편적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사람들과 마주치고 이야기하며 회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고맙고 소중한 사람도 있지만 얼굴 보는 것만으로도 치가 떨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의 캐릭터가 독특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나와 맞지 않아서 불편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습니다. 만나면 힘들고 어색할 것을 알지만, 일 때문에라도 억지로 관계를 이어가야 합니다. 아, 이런 직장생활 너무 힘들지 않나요?


"조금 더 행복한 직장생활을 꿈꾼다면 직장에서 친구를 만들어 보세요."


나이도, 성별도, 국적도(?) 관계없습니다. 나의 형편을 이해해 주고 기쁘고 힘든 일에 공감해 줄 수 있는 '사회에서 만난' 친구를 만들어 보세요.


저는 마당발 같은 성격이라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고, 그중에서 친구와 같은 관계를 적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지속할 수 있는 친구관계는 한계가 있더군요. 결국,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의 사람들이 '친구'로 남아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직장에서 만난 친구는 그 친함의 깊이가 남다릅니다. 번개를 쳐서 함께 점심도 먹고 차도 마시고, 기분이 꿀꿀하거나 직장일로 스트레스받으면 소주잔도 함께 기울입니다. 조금 더 필이 꽂히면 휴가를 맞춰서 골프도 치고 여행을 가기도 합니다. 업무적으로도 다른 사람은 기대하기 어려운 배려와 혜택을 받기도 하지만 친구이기에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까이 있기 때문에 섭섭한 일도 생기고, 곁에서 힘들어하는 걸 지켜봐야 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많지 않은 게 더 안타깝습니다. 그게 친구니까요. 그래도 나이가 들어서 친구가 되니 좋은 점이 있습니다. 이 어렵고 힘든 시기도 곧 지나갈 거라는 걸 우리는 아니까요.


생각날 때, 보고 싶을 때, 전화 통, 문자 하나에 만나서 이야기 나눌 있는 같은 직장에 있는 친구를 만들어 보세요. 힘들고 지친 하루하루를 함께 견뎌내고 또 다른 꿈을 꾸며 '제2의 학창 시절'을 만들어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일을 하다가 문득 보고 싶을 때,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막걸리 한 잔 생각날 때, 스트레스 가득으로 머리가 터져나갈 때.. 그럴 때 생각나는 그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친구입니다. 물리적으로 너무 멀리 있으면, 관심도 마음도 서서히 느슨해지게 되더군요. 어렵게 맺은 친구의 인연이 멀어져 가는 것도 참 고통스럽습니다. 가까이, 직장에서 '친구'를 찾으세요. 만드세요.



#라라크루  #라이트라이팅  #친구





작가의 이전글 미래는 그리 멀지 않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