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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시야 서새이 Jul 23. 2023

사과와 할머니~^^

 여러분 “할머니” 라고 부르면 뭐가 떠 오르세요? 네 사랑, 감사, 행복 이런 단어가 떠 오르시죠. 그런데 저는 할머니라고 부르면 좋은 기억보다는 억울한 기억이 떠오릅니다. 


왜냐하면 사과 한 개에서 시작되었어요. 여러분은 가족 4명에게 사과 한 개가 있다면 어떻게 나눠 드실까요? 네 싹뚝 싹뚝 잘라 예쁜 접시에 담아 포크로 콕콕 집어 드신다고요. 아니면 사분에 일 쪽씩 똑같이 나눠 먹잖아요. 보통의 가족은 그렇죠.      


그런데 저희 할머니는 사과 한 개를 참 독특한 방법으로 나눠 주셨어요. 사과 절반을 뚝 잘라 남동생에게 먼저 주고 남은 반쪽을 잘라서 여동생에게 줬어요. 그러면 이제 남은 사과는 얼마나 남았을까요? 사분의 일쪽만 남았어요. 그건 당연히 제 것이라고 생각하고 받을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을 때 그걸 또 반으로 잘라 저를 주시더라고요. 남은 것은 할머니께서 드시고 그 순간 억울한 마음을 꾹 참고 사과 팔분의 일쪽을 먹었어요. 그런데 사과가 너무 맛있는 거에요. 더 달라고 똑같이 달라고 떼를 쓸 수가 없었어요. 아무말도 못하고 꾹 참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어요. 


저희 할머니께서는 왜 그랬을까요? 그건 손자 사랑이 지나쳐서 그랬던 것 같아요.      


 할머니께서 홍시 드시는걸 제가 본 거에요. 저는 당당하게 말했지요. “할머니 저도 홍시 먹고 싶어요?” 할머니께서 “여자는 홍시를 못 먹는다. ” “할머니도 여자잖아요.” 할머니께서 “나는 할미지, 여자가 아니야”라고 하시며 “가스나가 왜 말 대꾸하노”라고 역정을 내셨어요. 


할머니로부터 받은 억울한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 두게 되었어요. 이유도 모른채 말입니다. 그 부정적인 감정이 저를 종종 아프게 했어요. 

사소한 오해로 생긴 억울한 일에 대해 나는 아무말 못하고 혼자 이불 뒤집어 쓰고 끙끙대기 일쑤였어요. 스트레스를 받아 많아 힘들어 했어요.      


그런 나에게 세바시 대학 가족상담과 셀프 치유 과정을 배우게 되었어요. 사람은 누구나 감정을 가질 수 있고 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느냐? 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거예요. 박상미 교수님께서는 많은 감정 단어를 읽고 내가 자주 느끼는 감정에 체크를 해 보세요. 


여러분도 한번 해 보세요. 

내 감정 중에 잘 넘어지는 감정은 무엇일까요? 저는 억울함이에요. 그 억울함은 할머니로부터 온 것을 깨닫고 억울한 감정이 생길 때마다 “신향아 너 억울하지,”라고 그 감정에 이름을 말했어요. 숨을 크게 쉬고 나에게 말하기 시작했어요. “신향아, 억울해서 화가 났어. 아무도 몰라도 하나님은 너의 억울함을알고 계셔. 신향아 괜찮아 잘했어.”라고 말이에요. 


또 다른 방법은 글을 쓰는 거에요. 글 이라고 하면 거창하잖아요. 그냥 나에게 말하듯이 내 감정을 글로 적는 거에요. 그러면 힘이 생기고 용기가 생깁니다. 억울함이 나를 더 이상 힘들게 하지 않더라고요. 내 기분에 따라 더 이상 내 태도가 바뀌지 않았어요. 

제 마음이 편안해지자 지인들이 저를 보고 “많이 밝아졌어요.”“달라졌는데 뭐가 달라져지”“편안해 보여요.”라고 다들 하시더라고요.    

  

여러분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감정은 어떤 것인가요? 그 감정을 느낄 때마다 그 감정에 이름을 말해 보세요. 그 감정에 이름을 말하고 그 감정이 어디서 왔는지 찾아본다면 더 이상 내 기분에 따라 내 태도가 바뀌지는 않을거에요.           


저는 과거에는 할머니 얘기를 거의 하지 않고 지냈어요. 할머니 얘기를 하면 속상함과 억울함이 떠질까봐 외면한 채 살았지요, 이제는 제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할머니에 관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저희 할머니도 제가 자꾸 질문하고 떼를 쓰는 손녀 그것도 딸 부잣집에 셋째딸이었으니 달갑지는 않았을 거에요. 억울함을 어느 정도 해소되고 보니 할머니의 인생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저희 할머니도 오죽하면 그랬을까요? 하는 측은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여러분 감정은 누구나 다 느낍니다. 그 감정을 느낄 때 가장 잘 돌봐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요?  우리 부모님입니가? 자녀입니까? 배우자입니까?? 아닙니다. 바로 나 자신입니다. 내 감정에 이름을 말하고 나를 토닥여 준다면 더 이상 그 감정에 휘둘러 내 태도가 바뀌지 않을 거에요. 

“자기 이름을 넣어  관찮아, 잘 했어” 라고 우리 다 함께 나를 꼭 안아주며 함께 말해 볼까요?  

                                 “신향아,  괜찮아, 잘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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