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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시야 서새이 Dec 25. 2023

실리콘과의 전쟁 ~^^

   단톡방에 긴급교사회의 공지가 올라왔다. 퇴근  30분 전이다. 긴급교사회의 안건은 자율등원기간 중에 개보수작업을 한다는 이다. 개보수작업에 교사가 도와야 할 부분은 교실문과 복도에 안전보호대 제거 작업이다. 실리콘이 있으면 페인트칠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들이 있을 때는 작업을 할 수 없기에 자율등원기간을 이용하여 주말에 작업을 한다.


 교실문과 복도에 있는 안전보호대를 제거 작업이 시작되다.

야간작업의 꽃은 저녁 식사다. 저녁 식사로 삼계탕. 고기를 찢어 파를 송송 올려 깨소금과 함께 소금을 솔솔 뿌려 거기에 찹쌀밥까지 넣어 한 입 떠먹자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찢은 김치를 한입 먹는 순간 “와~ 정말 맛있다.”라고 여기저기에서 탄성이 들렸다. 하루 일과를 끝내고 먹는 밥은 뭘 먹어도 맛있지만  밖은 영하 10도다. 뜨거운 삼계탕의 국물은 어떻고.  


 내일 할 성극에 현수막을 붙이고 두 교실을 합체함과 동시에 성극 준비했다. 매년 하는 성극이라 몇 번 연습으로 마무리되었다.      


 이제 실리콘과의 전쟁이다. 스티커 제거제를 뿌렸다.  스멜의 냄새가 가득한 교실에서 “생선포 트는 것 같다. 대패 없나? 조각하는 것 아니야. 예술이다. ”저마다 한 마디씩 하면 뭐가 그리 좋은지 깔깔 웃으며 테고 테는 작업을 했다.

다른 교사들은 내일 아이들이 좋아할 간식 포장에 여념이 없다.      


원장님께서 “이제 정리하자. 소동한다.”  주임 교사는 “그럼 정리송 어야지.” 내가 “역시 주임 선생님이다.” 정리노래가 끝없이 흘려 나오자 원장님께서 “3분 뒤에 소동” “왜 이리 시끄러워 꺼라 꺼” “원장님 블루투스 연결되어 있어요.”핸드폰을 만질 때 주임 교사가 “원장님 못 끄신다.”다들 웃었다.      


오랜만에 야간작업으로 함께 모여 일하게 되었다. 실리콘을 떼는 작업은 목과 어깨, 허리까지 아팠지만 그래도 웃으며 일할 수 있어 감사하다.


실리콘 작업이 끝나고  페인트칠하여   예쁘게 단장된 원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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