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놀이터에서 나가 노는데 헬리콥터가 지나갔다. 우리 아이들이 "우와~"라며 제 손을 잡아끌며 하늘을 향해 삿대질을 하더군요. 저는 "어디 어디"라며 아이들과 함께 가리키는 곳을 찾아 봤어요. 아이들이 저에게 알려 주기 위해 애써는 모습이 참 예뻤어요.
오늘따라 헬리콥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어린이집 마당 위를 낮게 날아갔어요. 아이들은 흥분의 도가니.
"이행기"라는 아이 말에 옆에 있던 아이는 "에이꼽터"라고 하자 다른 아이가 "헬리콥터잖아"라며 지나간 헬리콥터를 보고 한말에 자기들끼리 우격다짐을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언어발달이 이루어져요. 엄마나 교사의 말보다 우리 아이들이 서로 제대로 된 단어 하나를 배우기 위해 티격태격하며 서로 발음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최고의 공부가 아닐까? 싶다.
말 한마디에 서로 웃고 우는 아이들에게 선물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 "우와 ~ 나비다." "아비, 아비"라며 나비가 나풀나풀 날아가는 거예요. 그 나비는 어린이집 화단에 앉았어요.
화단에 앉은 나비를 보며 "나비는 꽃 좋아해" 꽃을 찾아보게 되었어요. 튤립과 분홍색 잔디가 피었다고 이야기 나누고 있을 때 작은 개미를 발견한 거예요. "개미는 어디 가지"라고 했더니 "개미는 캠핑가요.""캠핑 소풍가요." 제가 "누구랑" 아이가 "다른 개미랑"라고 말해요.
어떤 아이가 "뱀이다.~ "라고 외친다. 그 말을 듣고 모두들 여기저기에서 뱀을 보겠다고 뛰어왔어요. 뭘 보고 뱀이라고 했을까? 라며 둘러봤다. 아마 기다란 나뭇가지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봄이 되니 모든 것이 다 신기한 우리 아이들. 날아가는 헬리콥터에서 나비로 나비가 앉은 꽃이야기에서 개미로 개미에서 뱀이 된 이야기까지 알 수는 없지만 아이들의 세계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며 뭐야, 뭐지? 왜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된 거야. 라고 할 수 있지만 아이들만의 세계는 그냥 냥 눈에 보이는 직관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내가 관심 있으면 말하고 놀다 어느 순간 다른 곳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관심 있는 주제로 계속 넘어가 이야기하고 웃을 수 있는 그런 세상 말입니다.
말이 되지 않아도 이해 되지 않아도 그냥 웃을 수 있는 아이들이 행복한 그런 세상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