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교사가 나에게 "선생님 재미있는 얘기 해 줄까요?"라고 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수달 견학 가는데 자원봉사 해 줄 수 있는지 송글이 어머님께 물었다.
송글이 어머니께서 "견학 가요."라는 반응에 동료 교사가 "그럼 빈도시락 가지고 가는 것도 모르겠네요."
송글이 어머니 대답이 "도시락요." 웃으며 동물 키우는 얘기며 송글이 이야기를 하고 가시는 길에 동료 교사는 "빈도시락 꼭 챙겨 보내세요. "라고 한번 더 말해줬더니 송글이 어머님께서 "송신향 선생님은 친정 엄마고 선생님은 친정 언니 같아?"라는 말하고 유유히 사라졌단다. 동료 교사는 '왜? 나는'이라고 생각했단다.
그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그렇게 말한 송글이 어머님만 아시겠다.
그날 송글이 어머님께서 카톡으로 영상을 보내왔다. 담임 안 한지 2달이 넘었다.
카톡 내용을 소개하면
첫사랑은 잊지 않는 법 ( 맨트와 함께 영상촬영하여 보내주셨다. 아래는 영상내용이다.)
송글이 어머니 : 송슬아 아기 때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돌봐 줬어?
송글이 : (씩 웃으며) 송신향 선생님
송글이 어머님 : 어떻게 돌봐 줬어?
송글이 : 응 응 까꿍 요렇게
앞부분에 송신향 선생님이 자기 아기 때 많이 사랑해 줬다며 이야기하는데 너무 예뻐서
다시 물어보며 영상 찍어 보았어요. ㅎㅎ
그 카톡을 받고 하루 종일 히죽히죽 웃으며 감동이었다. 나를 생각해 주고 기억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기분이 좋았다.
영아들은 어릴 때 기억은 잠시 잠깐이다. 반이 바뀌고 달라지면 금방 잊는다. 일주일 못 가서 잊고 자신의 담임만 좋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동글이는 만 1~2세 2년 동안 담임을 한 아이다. 뭘 특별히 많이 한 것도 없고 잘한 것도 없다. 그런데 나에게 영상을 찍어 준 송글이 어머님과 송글이 사랑을 표현해 주니 감동일 뿐이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정확하게 모르지만 믿고 맡길 수 있으면 된다는 마음으로 담임을 맡은 우리 아이를 대할 뿐이다.
친정 엄마는 항상
"신향아, 내가 도와줄까? "
친정 언니는 항상
"가스나 또 저런다. 가스나야"
다만 한 가지 드는 생각은
그 순간, 그 시기에
내가 만난 사람은 정말 소중하고 감사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 사람이 친정 엄마든지 친정 언니든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