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임신하고 누가 "뭘 먹고 싶어요?" 물으면 "잔치 국수"라고요. 국수를 정말 맛있게 먹었다. 그래서 그런지 잔치 국수를 좋아한다. 따끈한 멸치 국물에 국수를 후루룩 먹으면 꿀맛이다.
원에서도 잔치 국수가 간식으로 가끔 나온다. 저처럼 국수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 만 2세(4살) 반이고 투담임이다. 한 분이 연차 휴가를 가신 날 함께 도와주시는 선생님이 오셨고 오후 간식으로 국수가 나온 것이다.
간식 준비를 하려는데 마침 부모님으로부터 전화가 온 것이다. 통화하려 잠깐 다녀온 시간 낮잠을 자고 일어나 간식을 먹은 아이가 있었다. 제가 "동글아, 간식 많이 먹었어요?"라고 물었다 동글이가 엄지손가락과 집게 손각으로으로 표시하며 "쪼금 줬어요."라고 한다. 그 표정이 어찌나 웃기는지 제가 "동글아 더 먹고 싶어요?"라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동글아 많이 먹어요?"라며 간식 그릇 가득 줬다. 다 먹고 "더 줄까요?"라고 했더니 더 달란다. 한 그릇 더 줬다. 그것까지 다 먹고 또 물어봤다. 그만 먹는대요.
도와주시는 선생님께서 깔깔 웃으시며 "어떻게 이렇게 많이 먹어요."라고 하신다. "동글이 국수 정말 좋아해요. 잘 먹고 많이 먹어요."라고 했다. "선생님 보다 더 먹잖아요."라며 깔깔 웃었다.
잠시뒤에 "선생님 응가하고 싶어요?"라고 하며 응가를 뿌지직 많이 했다. 또 다른 영아들도 응가를 줄을 서서 한다. 국수 나온 날은 응가를 많이 하는 날이다. 아이들이 좋아해서 조리사님께서 국수를 많이 주시는데 잠깐 틈 놓치면 교사 간식이 없을 때가 있다.
국수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더 그렇다. 물론 다른 간식이나 밥을 잘 안 먹느냐? 아니다. 너무 잘 먹는다. 정말 안 먹는 아이들이 있었다. 흰밥만 먹는 아이, 밥과 국만 먹는 아이, 작년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산을 이루었다.
올해 저희 반 아이들은 축복이다. 잘 먹어서 너무 예쁘다. 어제는 소고기 국이 나왔다. 국에 있는 소고기 먹으며 한 아이가 "고기가 딸기맛 같다."라고 하자 저마다 "고기가 딸기 맛이야." 이러며 먹는 모습이 어찌나 나 예쁜지 허 못하다.
저희 반 아버님 중에 "우리 아이 입에 밥 들어가는 모습이 너무 예쁘다."라고 하신다. 가끔 교사들 먹으라고 상추가 나올 올 때가 있다. 상추 달라고 하여 쌈장을 넣어 먹는 4살이 저희 반 아이들이다. 뿌듯하고 대견하다.
요즘 (줄여요. 줄여) 동화책을 읽어주며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나오면 고약한 냄새와 벌레가 많이 나요. 읽어주며 그림까지 보며 "나 잘 먹지요.""다 먹어요."라며 저마다 말한다. 저희 반은 음식물 쓰레기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이건 축복이다. 하나씩 알아가고 배워가는 우리 아이들이 있어 나는 행복한 교사다. 나도 국수 좋아하는데...... 우리 똑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