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한 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말 한마디가 정말 중요한데 하루 종일 아이들과 말하는 나는 천냥 빚을 갚을 말만 하고 사는 걸까? 생각하게 된다.
내 지인들이 무슨 생각이 그리 많아. 하는 대로 하면 된다고 말하고 너는 생각이 너무 많다.라는 지적을 받는 사람이기도 하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좋다. 그런데 가끔은 내 손길이 미치지 않은 아이는 없는지 그날 찍은 사진을 보며 반성을 하고 내일은 그 아이를 집중하여 더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여름휴가 가는 사람이 많은 7월 말 8월 초에는 어린이집에서 며칠간 자율등원기간이 있다. 올해 자율등원기간 동안 나는 당직이다. 만 1세와 만 2세가 한 교실에서 동료교사와 함께 보육을 한다. 평소에는 바깥놀이 시간이 달라 쓰쳐지나가듯이 만 1세와 만난다. 그런데 자율등원기간에는 함께 있어야 한다.
자율등원기간에 바깥놀이 가자며 신발을 신고 나가는데 동생이 가다 신발이 벗겨졌다. 동생 신발 벗겨진 것을 보고 날다람쥐처럼 쪼르르 달려와 끙끙대며 신발을 신겨주는 만 2세 남자아이가 있었다. 제가 "동생 신발 신겨줘서 고마워"했더니 환한 미소를 짓는다.
그 후 점심시간에 밥을 먹다가 물을 마신 후에 "선생님 내 자리는 어디예요?" 평소에 밥 먹는 공간이 달라져 어디에 앉아 밥 먹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모양이다. 함께 한 나와 동료교사는 자리를 알려주며 까르르 웃었다. 자리를 몰라 질문하는 아이가 동생 신발을 신겨 준 것이 기특하고 대견해서 말이다.
낮잠을 자려고 누워 동생이 칭얼거렸다. 쪽쪽이를 물려줬더니 생글생글 웃는다. 그 모습을 바로 옆 자리에 이불에 누워 보더니 "선생님 동생은 왜 이리 예뻐요." "동생이 예뻐"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동생과 함께 해서 조금 힘들지는 않은지 걱정이 되었다. 동생이 울면 시끄럽다고 할까 봐 등 나의 걱정과 염려는 내 혼자만의 걱정이었다. 새로운 시각으로 동생을 보고 말로 잘 표현하는 만 2세 남자 아이다.
나는 오늘도 우리 아이들에게 배웠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면 좋을지 말이다. 생각은 자유다. 그 자유에서 내가 어떻게 선택하고 재미있게 지내고 표현할지는 그 사람만이 주어진 선택이고 행복임을 말이다.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그래서 얼마만큼 행복할 것인지....... 당신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