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 허전한 당신을 위한 추억 편지
(엄마라면) 아침에 엉덩이를 툭 치며 깨우는 할머니의 손길. 엄마였다면 볼을 살살 비비며 부드럽게 깨웠을 거예요. 비가 와서 무섭다고 하자, "허리가 쑤시는 걸 보니 비가 올 줄 알았다"며 웃으며 말해주는 할머니. 나는 가끔, 아니 자주 엄마가 보고 싶다고 말했더니 할머니도 조용히 말씀하세요. "나도… 너희 엄마가 보고 싶단다." 그 순간,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안다는 내용이다.
그냥 엄마~ 이 말만 들어도, 엄마라고 부르기만 해도 위안이 되는 사람이 엄마다. 우리 엄마는 늘 바쁜 사람이었다. 농사짓는 집에서 농부처럼 일하고 집으로 돌아와 부엌에서 식사 준비하시고, 빨래와 청소까지 언제나 바빴다. 할머니와 징조할머니까지 모시고 시집살이하시면 사시느라고 말대꾸 한번 하지 못하는 마음이 참 아픈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엄마가 이제는 안 계신다. 작년에 돌아가셨다.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
어린 시절, 나는 할머니께 ‘고기쟁이’라는 말을 들으며 혼나곤 했다. 그 말이 얼마나 속상했는지,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그런 날이면 나는 아침밥도 먹지 않고 토라진 채 학교에 가버렸다. 그런 나를 위해 엄마는 늘 조용히 도시락을 싸서 학교까지 갖다 주셨다. 그 도시락은 그저 한 끼의 식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엄마의 미안함과 따뜻한 사랑이 담긴 위로였다.
식구들이 참외를 다 먹어 버린 날, 나는 울음을 터뜨렸다. 아무도 나를 챙기지 않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그때 엄마는 조용히 다가와 “다음에 큰 참외는 네 거야”라며 약속하셨다. 그리고 그 약속은 반드시 지켜졌다. 요즘 제철 음식으로 참외를 보면 늘 엄마 생각이 난다. 엄마는 내가 잊었을 법한 그 작은 약속도 잊지 않으셨다. 내 기분, 내 눈빛, 내 마음 하나하나를 기억하고 계셨던 것이다.
엄마의 사랑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다. 가끔은 나를 대신해 속상해하고, 가끔은 나보다 더 크게 웃으셨다. 바쁘고 고단한 하루 속에서도 내가 아프면 제일 먼저 손을 얹고, 내가 웃으면 세상 가장 행복한 사람처럼 함께 웃으셨다. 엄마의 사랑은 어떤 조건도, 이유도 필요하지 않았다. 그저 나라는 존재 하나만으로 충분히 사랑해 주셨다.
이제 엄마를 그리워하며 그때의 도시락을, 참외를 떠올리며 눈시울이 붉어진다. 세상 누구보다 나를 먼저 생각해 주던 엄마의 사랑이었다.
당신도 오늘, 엄마의 사랑을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그 사랑을 표현해 보세요.
"당신은 엄마의 사랑을 표현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