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부끄러움아, 꼭꼭 숨어라.(그림동화)

5060 허전한 당신을 위한 추억 편지

by 소시야 서새이

(부끄러움아, 꼭꼭 숨어라) 김세실 작가님이 쓴 그림동화다. 이 동화는 유치원에 가는 날 선생님이, 친구들이 보는 것이 부끄러워 빨개지고 숨어버리고 싶었다. 그러면 그럴수록 난 혼자야, 부끄러워하는 내가 부끄러워 훌쩍인 후 숨바꼭질로 통해 함께 하는 법을 배웠다는 동화다.


부끄러움, 부끄러움은 뭘까요?

제가 생각하는 부끄러움이란 뭔가를 하려고 하거나 낯선 장소에서 있을 때 일이 잘 못할까 봐 걱정스럽고 불안하여 얼굴이 빨개지고 고개를 들지 못하거나 몸이 굳는 현상이다.

사람은 누구나 부끄러움을 느낀다.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다. 부끄러움이 많은 사람은 자주 느끼게 된다.


당신은 부끄러움이 많은 사람인가?

나는 부끄러움이 많은 사람이다. 학교 때는 교실 한쪽에 있어 조용하고 아무도 잘 모르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다. 직장 생활하면서 아이들에게 다가가서 말을 해야 하고 지침을 알려주고 밥도 먹고 낮잠도 자는 등 함께 생활을 해야 하는 보육교사다. 어느 날 커다란 수박 하나 잘 익었나 통통통 ~ ~ 화장실 앞에서 아이들과 손유희를 하는데 까르르 웃는 동료 교사 그 순간 얼굴이 홍당무가 되고 내가 뭘 잘 못했는지 알 수 없었다. 이유인즉 커다란을 크다란으로 발음한 것이었다. 사실 경상도에서는 ㅡ ㅓ 발음 구분이 잘 되지 않는 편이다. 나는 그걸 구분하여 배운 적이 없었다. 그리고 직업상 아이들을 대할때는 정확한 발음을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그걸 듣고 난 후에 동료들 앞에서 뭘 한다는 것이 너무 부끄러웠다. 또 사과를 사가로 발음하여 원장님으로부터 지적받게 되었다. 사람은 반복해서 비슷한 것을 지적을 받으면 스트레스가 어찌나 큰지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망설이다 찾게 된 방법이 그림동화책을 읽으며 발음 연습하는 것이다. 퇴근할 때에는 동화책을 끼고 퇴근하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그 덕분에 발음도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때 졸업식 사회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졸업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말 졸업증서라는 말이다. 그런데 졸업증서 발음이 되지 않았다. 졸업정서로 발음하여 동료 교사의 득훈까지 받으며 발음 연습을 하였더니 졸업식 사회는 아주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 이 계기로 인하여 '나도 할 수 있구나'를 경험하였다.


부끄러움은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나는 늘 못한다. 를 입에 달고 살았다. 한 강의에서

인류 요리도 한 끼 식사로 훌륭하지만 배 고픈 이에게는 라면도 한 끼 식사로 훌륭하다. 는 말씀이 나에게 새롭게 다가왔다. 인류 요리보다는 라면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누구나 배고플 때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 부끄러뭉을 딛고 한 걸음씩 나아가게 되었고 그 용기가 지금까지 나를 세우는 시간이다. 나에게 있어 부끄러움은 친숙하지만 낯설게 다가온다. 왜냐하면 이제 꼭꼭 숨어라. 를 경험하며 용기를 내었기 때문이다. 부끄럽지만 해 봤다. 해 봤더니 되었다는 말이다.


물론 첫 술에 배 부를 수는 없다. 나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그림 동화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다. 지금까지 읽은 동화책은 몇 천권이 된다. 앞으로 계속 동화를 읽으며 도전하려고 한다.

나에게 그림동화는 내 삶이다. 그림 동화 속에서 매일 삶의 의미를 찾는다.

keyword
소시야 서새이 커리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교사 프로필
구독자 153
작가의 이전글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데(그림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