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 허전한 당신을 위한 추억 편지
에브 마리 로브리고의 그림동화 (콧수염 공주)는 세상에 콧수염이 났대요. 콧수염이 나지 않을 방법으로 좋다는 것은 다 해 보고 방법을 찾았지만 콧수염은 점점 더 많이 났고 자랐다. 어쩔 수 없이 왕국을 떠나 한 미용사를 만나 예쁘게 다듬었다. 그 후 공주는 콧수염을 잘 다듬는 미용사가 되어 콧수염을 꾸며주는 일하며 행복하게 살았다는 얘기랍니다.
당신에게 단점이 있는가? 그게 뭘까? 다들 한 두 가지는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정말 많을 수 있다.
나는 단점이 있다. 호기심 천국이다. 물론 장점이면서 단점이다. 나이 들어 뭘 배운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나는 알아가는 재미가 좋다. 뭔가를 알고 난 후에 깨닫는 그 순간 "아 하"라고 말하는 머릿속에서 형광등 불빛이 반짝이는 그 순간 말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나는 그것 때문에 자꾸 뭘 배우게 된다. 배우는 속도는 정말 느리다. 질문 같지 않은 질문을 많이 한다. 현재 컴퓨터를 배운다. ITQ 액셀과정과 프로그램 언어를 배우는 중이다. 엑셀에서는 함수가 나온다. 알다시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이고 프로그램 언어는 다 영어다. 영어를 안 한지는 몇십 년이 지났다. 그것도 거의 대문자다. 그러니 어떻겠는가?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함께 배우는 30대 초반의 학생이 4시간 동안 과외를 해 줬다. 나의 궁금증이 왜? 였는데 그걸 아주 잘 알려줬다. 내가 궁금해하는 것을 잘 이해시켜 줘서 너무 좋았다. 과외를 받아 본 적이 없었다. 처음 과외를 받고 나니 배경 지식이 생겼다고나 할까? 엑셀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 물론 시험을 쳐 봐야겠지만 그래도 너무 두려웠는데 이제 문제를 싫어하지 않고 풀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단점이 있다. 그걸 극복하려고 노력한다. 단점을 극복하려다 보면 우연히 찾아온 순간들이 있다. 그게 나를 빛나게 하는 순간이며 그게 삶에서 새로운 나를 만드는 과정일 것이다. 단점 투성이지만 내가 나를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 좋았다.
나는 단점이 있다. 그 단점이 나를 돕게 만들고 나를 통해 새롭게 가르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엑셀을 배움으로 인해 나는 다른 누군가를 돕는 일이 생길 것이다. 그게 발판이 되어 더 성숙한 사람이 될 것이다. 단점이 장점이 되어 새롭게 자라나길 바라며....
나를 도와준 자상하고 맞춤 교육한 과외선생님" P군, 고맙습니다." "당신에게는 가르치는 자질이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