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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입니다.(2)

5060 허전한 당신을 위한 추억 편지

by 소시야 서새이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누구나 다 인생에 대한 기록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내 인생은 책 한 권으로 모지란다."라고요.


하루하루 주어진 삶 속에서 할 이야기들이 참으로 많다. 요즘 내 이야기를 해 보련다.


퇴직 후 컴퓨터를 배우고 있다. 한 달 만에 아래한글 ITQ시험을 쳤다. 그다음 시험은 엑셀이다. 한글은 기본 문서를 작성해 본 경험이 있어 조금 힘들긴 해도 할 만했다.


그런데 엑셀 시험은 함수가 나온다. 나에게 함수는 외계어 같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그런 나를 위해 30대 청년 P군이 4시간 과외까지 해 줘서 배경 지식을 갖추게 되었다. 그런 행복감을 뒤로하고 이젠 혼란의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함수에서 주어진 지정한 조건을 넣는 일이 헷갈리기 시작했다. 같은 문제인데도 어떤 때는 답이 맞고 어떤 때에는 답이 틀린다. 정말 알듯 말듯한 혼란한 상태가 된 것이다. 함께 학우들과 상의하며 문제를 풀어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때 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한 학우가 물었다. COUND 함수는 어떻게 푸는지 다가 온 선생님께서

"어구, 바보" 그 말에 나는 화가 나서

"이거 안 하고 싶다."

선생님은 " 적어 적어요."라고 하신다.

"어구 바보" 그 말에 가시처럼 박혔다. 안 그래도 속상하고 화가 나는데 그 말이 왜 그리 속상한지 말이다.

나의 대답은 "안 하고 싶다."

"적어 적어봐요."


떠듬떠듬 적었다.

속에서 열이 났다. "열이 난다." "덥다." 땀이 난다." 웃으며 말할 수밖에 없었다. 입은 웃고 있지만 미은은 한 없이 작아졌다. 시험지로 부채질하며 마음을 섞이고 삮혔다..


선생님 계속해서 카우드 함수에 설명 중이다.

적으면서 "나 왜 이러고 있지."라고 한심한 생각까지 들었다.

"'왜, 구박을 받으며 이걸 꼭 배워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며 그 비아냥이 싫었다.


잘하는 사람에게는 칭찬을 하시고 못하는 사람에게는 비아냥거리신다. 선생님 입장에서는 거의 4번 정도 조금 형식은 다르지만 알려주셨는데 또 모른다고 하자 조금 화가 나신듯하여 습관적으로 나온 말이다. 가끔 하시는 말씀 중에 "바보들""에구에구" "잠 쉽죠.""잘 들어요."라고 말을 유독 많이 하신다.


그 선생님은 악의가 있어 그런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알려 준 것을 기억 못 하는 학생들이 안타까운 마음에서 하신 말이다. 그런데 나는 아이들과 생활한 지 거의 20년이 넘었다. 그러다 보니 내 삶에서 "선생님 훈이가 바보라고 했어요." 그 말 듣고 중재해야 하는 삶이었다. 그런 나에게 함수 문제를 여러 번 알려주셨지만 잘 풀리지 않아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나 있는 상황이다. 어쩌면 나 스스로가 나를 '바보'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시처럼 걸렸다.


예민하여 화가 났다. "왜? 그 말에 그렇게 예민했던 것일까?" 꼼꼼히 생각해 봤더니 "잘하고 싶었던 것이다." "시험을 잘 치고 싶었다." 그런데 현실은 함수에 막혀 제2작업, 제3작업, 제4작업 진도는 못 나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인에게 이 상황을 얘기하고 물어봤더니 호호 웃으며 "난 바보 같아, 선생님께서 다시 한번 더 알려주세요."라고 한다. 그 말을 듣고 한참 생각했다. '누구나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일을 나는 왜 그렇게 흥분을 했을까?'

퇴직하고 나는 자존감이 낮아져 작은 일에도 흥분하는 나를 바라보며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아직도 예민한 구석이 있음을 알고 새롭게 나를 점검하는 시간이 되었다. 나는 나를 새롭게 바라보고 자신을 돌아보며 나를 만나는 시간이 되었다.


선생님께 사과하고 조금 더 편안한 관계가 되며 새롭게 다가가 내가 배워야 할 것을 잘 배우는 사람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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