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안 먹는 아내(그림동화)

5060 허전한 당신을 위한 추억 편지

by 소시야 서새이

(밥 안 먹는 아내)라는 그림동화를 봤다. 처음 제목을 보자 의문이 들었다. 어떻게 밥을 안 먹는 아내가 있을까라고 말이다. 그 궁금증에 동화책을 단숨에 읽게 되었다. 이야기는 이렇다. 구수쇠 총각이 장가는 들어야 하는데 자신의 아내가 될 여자는 밥을 안 먹는 여자를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 소문이 퍼지자 가난한 집 선비의 딸이 밥을 안 먹는다고 하여 혼인이 이루어졌다. 결혼 후 구두쇠는 정말 밥을 안 먹는지 궁금하여 종에게 마님이 정말 밥을 먹는지 안 먹는지를 지켜보라고 하는 과정에서 여러 일들이 벌어지는 내용이다.


이 동화를 읽고 구두쇠 총각이 얄미운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당연히 밥을 먹어야 하는데 자신의 아내가 먹는밥이 아까운 생각에서 비로된 이야기다. 이 말에 구두쇠 총각은 아내의 지혜에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요즘은 이 동화를 어색하게 한다. 왜냐하면 지금은 밥을 안 먹는다기 보다는 다이어트라는 이유로 밥을 굶은 시대가 된 것이다. 아니 아주 조금만 먹는다. 살찌면 안 된다고 말한다. 뚱뚱한 여자는 매력이 없다고 쉽게 판단해 버린다.

그래서 예뻐지고 싶다는 이유로 굶고, 어쩌다 먹었다면 화장실에서 일부러 구토를 하며 음식을 올리는 사람도 있다. 그 모습은 솔직히 말해 너무 안타깝고, 때로는 꼴불견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 동화는 자신의 밥을 굶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 동화의 핵심은 자신의 아내가 밥을 안 먹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어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사람이 어떻게 밥을 안 먹고 살 수 있을까?

사람에게 밥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숨 쉬는 것처럼 당연하고,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영양 있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스트레스가 아주 심하면 음식을 못 먹을 때가 있다. 누구든지 한 번쯤은 경험을 해 봤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이지 밥을 안 먹는 삶은 아니다. 결국 사람은 당연히 밥을 먹어야 한다. 밥을 먹고 영양을 채워야 몸과 마음이 견딜 수 있다.

아무리 세상이 아름다움의 기준이 날씬한 몸매라고 하더라도 굶는 것이 자기 관리라고 해도 사람이 밥을 굶는 것은 아니다. 소식하며 관리하고 운동하며 자신의 몸을 건강하도록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동화를 덮으며 다시 한번 생각한다.
잘 먹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밥 한 끼를 제대로 먹고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인간다운 삶이 아닐까?라고 말이다. 이 동화는 자신의 밥을 굶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의 아내가 밥 안 먹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것이다.

다이어트도 좋고 아름다움도 좋다. 다만 건강하게 먹으면서 조절하고 균형 있게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내 건강은 내 책임이며 삶의 지표다. 내 건강을 다른 삶의 기준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기준에 맞추는 것이다. 조금 통통하고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는 아름다움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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