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먹을 거야?

5060 허전한 당신을 위한 추억 편지

by 소시야 서새이

이승환 작가님이 지은「나 혼자 먹을 거야」라는 동화가 있다.
주인공 별이는 엄마에게 사탕을 하나 받는다. 사탕을 혼자 먹고 싶어서 숲 속을 돌아다니며 혼자 먹을 수 있는 곳을 찾는다. 하지만 숲 속에는 늘 동물 친구들이 있었다. 별이가 어딘가로 가면 친구들이 따라온다. 별이는 친구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계속 다른 곳을 찾아다닌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났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정말 "나 혼자 먹을 거야"라고 생각한 적이 없을까?

사람이 혼자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첫째, 아주 맛있는 음식일 때이다.
별이도 사탕이 너무 맛있을 것 같아서 혼자 먹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친구들 앞에서 먹지 않고 조용히 혼자 먹을 곳을 찾아다녔다. 그 마음이 왠지 이해가 된다.

둘째, 사람은 많은데 음식이 너무 적을 때이다.
사람이 여럿인데 음식이 한 사람 분량밖에 되지 않는다면 누구라도 잠깐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이거… 나 혼자 먹으면 좋겠다.’

셋째, 처음 먹어 본 맛있는 음식을 다시 만났을 때이다.
나는 초등학교 졸업식 날이 생각난다. 교회 오빠들이 돈가스를 사 주었다. 그때 처음 돈가스를 먹었다. 얼마나 맛있던지 지금도 기억이 난다. 그럴 때는 괜히 이런 생각이 든다.

‘이거… 나 혼자 먹고 싶다.’

그래서일까.


동화를 보다가 어린 시절 내 모습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났다.

우리 집은 8 식구였다.
사과 한 박스가 들어와도 3일이면 없어졌다. 그래서 할머니는 가끔 사과를 숨겨 두셨다. 그 모습을 본 나도 사과를 숨겨 두었다.

‘이건 나중에 혼자 먹어야지.’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어디에 숨겨 두었는지 내가 잊어버린 것이다. 며칠 뒤 썩은 사과가 발견되었고, 나는 엄마께 꾸중을 들었다. 그래서인지 별이가 사탕을 들고 숲 속을 돌아다니는 모습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생각해 보면 「나 혼자 먹을 거야」라는 마음은 어쩌면 배고픈 사람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마음일지도 모른다.


그럼 왜 혼자 먹으면 안 될까?

어린 시절 집에서 내 별명은 “고개쟁이”였다.
생선을 좋아했던 나는 생선 꼬리 한 도막을 먹고도 더 먹고 싶어 더 달라고 했고, 그래서 그런 별명이 생겼다.

직장인이 되어 알았다.
나는 고기를 아주 잘 먹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먹을 양만큼 충분히 먹지 못했던 것이라는 걸 알았다.

결혼을 하고 보니 우리 남편은 삼계탕을 하면 국물과 찹쌀밥만 먹고 고기는 잘 먹지 않았다. 동탯국을 끓여도 고기는 꼬리 한 도막만 먹고 거의 먹지 않았다. 그래서 남은 고기를 내가 다 먹게 되었다.

그렇게 고기를 충분히 먹고 나니 어느 순간 더 이상 고기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때 알았다.
내가 고기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동안 충분히 먹지 못해서 고기가 먹고 싶었다는 것을 말이다..

어쩌면 누군가는 충분히 먹지 못했기 때문에 혼자 먹고 싶은 것은 아닌가 말이다.
“나 혼자 먹을 거야”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쩌면 마음껏 먹게 해 주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단순히 먹을 것이 아니라, 마음의 위로가 담긴 것이라면 더 말이다.


오늘 당신이 먹고 싶은 음식은 뭘까?

혼자, 아니면 함께 맛있게 여유 있게 먹는 시간 가지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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