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 허전한 당신을 위한 추억 편지
여러분은 “주둥이 닷발 나왔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어른들이 화가 났을 때 흔히 “주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요. 이 말은 화가 나서 입을 빗대어하는 표현입니다. 아이들을 야단칠 때 “주둥이 닷발 나와서”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또 꼬리를 “꽁지”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이런 표현들은 단순한 속상함보다 더 화가 났을 때 사용하는 말입니다.
그런데 동화 제목 중에 『꽁지 닷발 주둥이 닷발 되는 새』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화가 났을 때 사용하는 말이 제목이 되었다니 참으로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이야기는 ‘꽁지 닷발 주둥이 닷발 되는 새’가 어머니를 낚아채 가고, 아들이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그 새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아들은 길을 가며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단서를 얻고, 그들이 필요한 일을 도와주며 어머니를 구하려 합니다.
이 동화는 「엄마 찾아 삼만리」, 「우리 엄마 어디 있어요」와 같은 그림 동화와 비슷하게 엄마를 찾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제목이 참 재미있고 신선합니다. ‘주둥이 닷발과 꽁지 닷발의 새’라는 존재만으로도 독자들은 이 새가 나쁜 존재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들은 여정 속에서 사람들의 부탁을 들어주고, 그 대가로 고추 등 여러 가지를 받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결국 ‘주둥이 닷발 꽁지 닷발의 새’를 물리치는 도구가 됩니다. 이는 사람이 혼자서는 살 수 없고, 서로 돕고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그림 동화이지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내가 주인공이 되어 함께 움직이는 느낌이 들어 좋습니다. 늘 주인공이 되기보다는 조연처럼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이 동화를 통해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평범한 하루를 살던 아이가 엄마를 구하기 위해 달려가는 모습이 참 귀엽고도 인상적입니다.
당신의 일상은 어떤가요?
만약 아이에게 “엄마가 주둥이 닷발 꽁지 닷발 새에게 잡혀가면 어떻게 할 거야?”라고 묻는다면, 아마도 대부분 “구하러 갈 거예요”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저의 할머니는 어릴 적 저를 자주 야단치셨습니다. 그런데 왜 혼이 났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만 “주둥이 닷발을 내 가지고…”라고 하시던 말씀이 떠오릅니다. 그래서인지 이 동화가 더 새롭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이 제 일에 대해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그래서 늘 최선을 다해 책임감 있게 일을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 한마디를 하면 그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아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그때의 제 모습은 입을 쭉 내밀고 있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더 부드럽게 행동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부의 기술』이라는 책을 보면서 처음에는 ‘아부가 어떻게 기술일까?’라는 생각에 반감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니,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조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소통의 기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배움을 돌아보면, 저는 제 감정에 너무 솔직하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며 상대의 마음을 읽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황에 따라 말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기준이 필요했지만, 저는 그저 제 방식대로 “주둥이 닷발”을 내밀고 있었던 셈입니다. 나 자신을 이해해야 합니다.
당신은 어떤가요?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하고,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파악하고 있나요?
이것은 아이들에게도 매우 중요합니다. 아이가 기분이 나빠 보일 때 “왜 그래? 왜 기분이 나빠?”라고 따지듯이 묻는다면 아이는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알고 싶다면, 그 마음의 문을 두드릴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자녀를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이 동화는 단순히 엄마를 찾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저는 여기에서 감정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내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연습이 중요합니다. “주둥이 닷발”을 내밀기보다 “내 마음은 이래요”라고 말하는 연습 말입니다. 또는 스스로에게 내 감정이 왜 이런지 물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이야기지만, 내 감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표현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다가옵니다.
당신의 감정은 어떤가요?
혹시 당신과 당신의 아이의 감정이 ‘주둥이 닷발’처럼 튀어나오고 있지는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