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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시야 서새이 Oct 19. 2023

바쁜 하원 시간에 생긴 일

   영아들이 낮잠을 자고 한명씩 일어난다. 이불을 캐어 이불장 넣고 간식을 준비한다. 간식은 바나나와 우유다.  간식을 접시에 담아 주자 먹고 더 달라고 요청하여 더 줬다. 먹고 또 간식 접시를 내민다. 어떤 영아는 바나나를 좋아하고 어떤 영아는 우유를 좋아한다. 3번 먹고 나면 너무 과하게 먹어 혹여나 위장 장애가 생길까 걱정되어 “그만 먹자. 너무 많이 먹으면 배 아플 수도 있어”라고 했다. 더 먹고 싶다면 주긴 하는데 마음은 불편하고 불안하다. 

     

자던 두 명의 영아가 눈을 뜨고 이불에 뒹굴고 있어 간식 먹자고 안고 잠을 깨운다. 이불을 개고 간식 챙기고 ..... 한참 바쁜 시간이다.      


  입술에 묻은 우유를 닦고 하원 준비가 시작된다. 여자 영아는 잠자고 일어나면 머리카락이 산발이 된다. 머리 빗겨 묶고 머리핀 꼽아준다. 기저귀 갈거나 변기에 소변 보고 양말 벗은 영아는 양말 신겨주고 옷 매무새를 바르게 하면 하원 준비 완료이다.      

  한꺼번에 다 할 수 없어 순서대로 한 명씩 이름을 불러가며 한다. 이때 자신의 이름을 부르기 전까지는 교구를 만지며 논다. 푹 자고 일어나 마음껏 먹고 기분이 좋아 뛰어다니는 영아가 있어  “싱글아,  걸어서 다녀요.”라고 하자 씨익 웃으며 뛰어다니다가 장난감 갖고 놀고 있는 벙글이에게 다가간다.  놀이를 하려고 하자 벙글이가 손으로 막으며 싱글이 얼굴을 할퀴게 되었고 싱글이도 반격하여 얼굴을 때리려는 순간 벙글이 담임 교사가 본 것이다. 기저귀를 간다고 나는 못 본 상태다. 벙글이 담임교사가 보고 때리는 싱글이를 말렸다.   

싱글이는 내 반이고 벙글이는 말린 교사의 반이다. 벙글이의 얼굴을 살피고 나는 싱글이의 얼굴을 살폈다. 벙글이는 다행히 괜찮고 싱글이의 얼굴을 살피는 나를 보고 말린 교사가 “싱글이는 괜찮아요. 벙글이가 맞으려고 하여 제가 말린 거에요.”라고 퉁명스럽게 말한다. 그런데 내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봐요. 싱글이 얼굴에 상처가 있잖아요.”라고 말이다. 말린 반 교사는 얼굴을 찌푸리며 “어 상처가 있네.”라고 하신다. 그 얘기를 들은 또 다른 교사는 “아이 싸움이 어른 되겠네”라고 말이다.   

   

  동료들끼리 사소한 소통의 문제다. 보는 관점의 차이가 아닐까? 일단 다투었다면 내가 못 본 상황이라도  우리 아이가 어떤지 더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내가 이 아이를 1년간 담임교사로 맡았으니 말이다.      


  말린 교사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서로 다툼이 일어난 상황에 때리는 순간에 봤고 평소에 싱글이는 다른 친구를 때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다툼의 원인 제공하는 경우가 있어 더욱 그랬을 것이다.      

얼굴에는 상처가 있고 다행히 피부 조직이 빨갛게 부어 있는 상처라서 알로에 큐어 크림을 발랐다. 피부가 가라앉고 있어 다행이다. 이런 경우 손톱이 길면 피부 조직에 상처를 내고 손톱의 독이 있어 바로 피부과에 가서 상처 소독하고 의사의 진찰을 받아 흉지지 않게 낫도록 한다.     

 

  아이들 하원 준비 마무리하고 부모님께 상황을 말씀드렸다. “싱글이 얼굴에 상처가 났어요. 상황은 친구가 놀고 있는데 싱글이가 장난감을 하려 하자 싱글이가 못하게 막으며 얼굴에 상처를 나고 속상한 싱글이가 친구를 때리려고 할 때 중재했어요. ” “상처는 빨갛게 부어 있어 알로에 큐어 크림을 발라 줬답니다.”. 부모님께서 이해하셨다.  얼굴을 때려 상처를 낸 부모님께는 담임교사가 상황을 알려 말씀드려 마무리가 되었다.       


  아이들 싸움이 어른 싸움이 될 수도 있다는 말에 나는 동의한다. 내가 부모는 아니지만 내 반 아이를 부모님과 같은 마음으로 보살핀다. 어떤 보육교사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우선이 자신이 맡은 반 아이가 먼저다. 어떤 부모가 다른 아이를 먼저 생각할까? 말이다. 그걸 지켜보는 또 다른 교사의 말이 아이 싸움에 어른 싸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말도 맞다.      


  하인이 다툼이 생겨 황희정승에게 시시비비를 가려달라고 얘기하자 “네 말이 옳다.” 편을 들어 주고 다른 하인이 와서 얘기하자 “네 말이 옳다.” 편을 들어 주더라는 것이다. 아내가 서로서로 편을 들어 주는 걸 보고 잘잘못을 가려주는 것이 좋지 않으냐? 의 아내의 말에 황희정승이 당신의 말도 옳다라고 전해 내려오고 있다. 

사람은 다 옳다. 는 말이다. 입장 차이가 있을 뿐이다. 황희 정승처럼 말이다. 누구나 다 그럴 수 있고 다 옳다.      

사람을 대할 때 이런 마음으로 대하면 어떨까? 당신도 옳고 나도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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