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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시야 서새이 Jan 26. 2023

애들아 놀 ~자(놀이 중심 교육)

   어린이집 현관에서 나의 고객님을 만나 교실로 안고 들어갈 때 다른 나의 고객님이 달려오는 것을 본다. 고객님을 교실에 모셔두고 다른 나의 고객님을 모시러 현관으로 나왔다. 나를 본 나의 고객님은 쏜살같이 달려와 나의 무릎을 안는다. 그 모습을 본 어머님께서 미소 지은 표정으로 “오늘 차에서 어린이집 안 가겠다고 뒹굴었어요.”라고 하시며 “오늘 잘 지내, 기도할게”라고 하시며 유유히 사라지셨다.      

나의 고객님을 안고 들어와 교실에서 외투 벗고 가방에 있는 물병과 개인 수건을 꺼내 정리하고 손을 씻는다. 비누 거품을 내며 노는 놀이는 해도 해도 재미있다. 제가 “그만 들어갈 시간이에요.”라고 하자 나의 고객님은 아쉬움을 남기고 수건에 손을 닦고 교실로 들어와 간식을 먹는다. 오늘 간식은 배와 우유다. 간식을 먹고 더 달라는 요청에 따라 더 줬더니 간식 그릇을 들고 다니며 먹는다. 간식도 먹고 싶고 친구들 노는 것 보니 놀고 싶은 것이다. “앉아서 간식 먹고 놀자.”라고 말하자 배 간식은 다 먹고 우유는 남기고 친구들이 노는 곳으로 총총걸음으로 사라진다.     


다른 나의 고객님은 종일 경찰 모자를 쓰고 다닌다. 등원함과 동시에 경찰 모자를 쓰고 놀아 제가 “충성”하면 양손에 쥐고 있던 장난감을 한 손으로 옮기고 경례한다. 너무 귀여워 자주 시켜본다. 경찰 모자를 쓰고 나무칼을 쥐고 풍선을 썰고 있는다. 풍선이 튕겨 나가면 짜증 내며 풍선을 주워 와 칼로 풍선을 자른다. 풍선의 움직임과 통통 튀는 모양은 좋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 속상한 경찰관이다. 제가 슬금슬금 다가가 “싱글아 우리 슬근슬근 톱질해 볼까?”라고 하며 박 타기 노래를 부르며 “슬근슬근 톱질하세”라고 하며 둘이 앉아 풍선 박을 타기 시작했다. 재료는 풍선과 소꿉놀이용 칼이지만 우리는 흥부전의 박 타기를 타고 있는 중이다.

4살 중반이 되면 동화책 내용을 상상해 놀이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고객님은 헝겊 가방을 목과 어깨에 메고 빨강 단화 구두를 신고 한 발씩 조심해서 뗀다. 조금 불편해 보이지만 빨간색 단화 구두가 마음에 쏙 든 것이다.  그때 아기 인형을 또 안고 조심조심 걸음을 옮기며 논다.     

영아에게 “이거 할래?”라고 물으면 안 한다고 고개를 흔든다. 말로 대답하는 영아도 있지만 대부분은 고개를 흔들며 표현할 때가 많다. 아이 중심 놀이 교육하자고 한다.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아이가 원하는 놀이를 기분 좋게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때로는 움직임이 어설퍼 보이고 힘들어 보여도 그냥 두고 보면 된다. 


  영아가 원하는 놀이를 마음껏 하도록 옆에서 도와준다. 그런데 갑자기 다툼이 생긴 것이다. 여기서 보육교사의 고민이 생긴다. 어떤 고민 말인가?  “내가 먼저 한 거야” 병원 놀이 체온계를 서로 맞잡아 쥐고 당기고 밀고 싸우고 있다.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다. 서로 한다고 할 때가 정말 힘든다. “이게 뭔지 보여줘요.”라고 하며 일단 싸움의 원인을 먼저 제거한다. 그런 후에 “체온계네, 이건 이렇게 써야 하는데”라고 하며 서로 번갈아 가며 체온을 측정하며 어깨에 끼워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난 후에 "누가 먼저 했어?" 서로 먼저 했다고 한다. 그러면 방법이 없다.  “우리 가위바위보로 결정할까?”라고 하며 가위바위보로 내라고 했다. 물론 먼저 한 친구를 알면 좋겠지만 둘 다 먼저 한 상황이라면 게임으로 순서를 정한다. 사실은 억울한 영아가 생길 수 있는 소지가 있다. 가위바위보로 결정하고 먼저 한 영아에게 “하고 빌려줘”라고 말한다. 지금 하지 못한 영아는 교사와 재미있게 놀아준다. 그 영아를 교사가 안아주며 놀거나 영아가 좋아하는 놀이로 놀아주면 먼저 한 영아가 체온계를 돌려줘서 한다.      


놀이 중심 교육은 선택권을 아이에게 주고 자신이 놀고 싶은 것을 골라 놀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교사나 부모가 세팅, 이벤트 해 줘서 노는 놀이가 아니다. 그냥 평범하지만 자신의 생각대로 놀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고 싶은 놀이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두는 것이고 아주 작게 개입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놀이 중심의 교육은 하면 할수록 어느 선까지 개입할까? 어디에서 멈춰야 하지 측정하는 것이 가장 어렵고 교사가 주도할까 봐 조심스러운 것이 놀이 중심 교육이라고 하겠다. 아이들은 스스로 놀이를 찾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심심할까 봐 이벤트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다. 심심하면 자신이 놀 수 있는 놀이를 개발해서 놀 수 있다는 점이 놀이 중심교육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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