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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시야 서새이 Feb 23. 2023

창씩이 무서워?

아이들과 재미있게 놀고 점심 먹고 아이들 낮잠 자서  이제 교사가 할 일은 키즈노트 적는 일이다. 핸드폰을 봤더니 장문의 카톡이 와 있다.    

  

선생님~  오늘 어떤 친구가 창씩이 무섭다고 했는데 (엄마한테 관심받고 싶어서요. 창씩이는 잘 있었습니다.ㅋ) 창씩이가 그 말을 신경 쓰더라고요. 제가 설명할 말이 딱히 떠오르지 않아 그냥 보냈는데 창씩이는 좋은 친구라고 한 번만 얘기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제가 그렇게 해 줬어야 하는데.... 순발력이 이렇게나 없네요. 감사합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창씩이의 어머님의 자가용으로 같은 아파트에 사는 또래 친구와 함께 등원한 것이다. 그때 또래 친구가 “창씩이 무서워”라고 말했다. 창씩이 어머님께서 너무 당황하여 아무 말 못 하고 창씩이를 등원시킨 후 창씩이 어머님의 마음이 불편하여 창씩이는 착한 아이라고 말해 달라는 내용을 카톡으로 보낸 것이다.      


원에 있었던 일도 아니고 내가 본 것도 아니고 방금 일어난 일도 아니다. 무서워라고 말한 또래 친구도 같은 교실에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잠깐 생각하다 동료 교사 또래 친구 부모님의 반응은 어쩐지 물었다. 그 어머님께서도 마음이 불편하셔서 카톡을 보내셨다고 하신다.      


나는 창씩이와 친구들에게 “친구는 어떻게 지내야 할까요?”라고 물으며 영아는 “사이좋게”라고 대답했다. 친구와 지내는 방법을 알려 줌으로 창씩이를 보육교사인 제 방식으로 위로했다.     


그럼 보육교사는 왜 착한 아이라고 부모님께서 말씀한 대로 하지 않나요?라는 의문이 들지요. 그건 보육교사가 또 하나의 규정을 만드는 일이 된다. 부모님이 불편하지. 아이가 불편한 것은 아니다. 아이가 불편하면 행동이 과하거나 또래관계에서 많이 부딪힌다. 창씩이는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 등원하여 있었던 일을 잊고 잘 놀고 있는데 말을 꺼내 수습을 한다는 건 모두에게 불편한 상황이다. 그 아이가 먼저 꺼내 말을 했다면 상황은 다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을 모르는 교사가 그 말을 꺼내 아는 척한다는 건 창씩이에게 유익하지 않다. 그래서 또래 관계에서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에 관한 부분만 말한 것이다. 영아들은 그 자리에서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 상황에 맞게 말이다.

      

보육교사는 칭찬을 많이 해 준다. 가끔 영웅 심리를 자극하기도 한다. “창씩이 창씩이 오~예”“창씩이 멋져”라고 격려한다. 한번 칭찬을 들으면 다음 날 같은 일을 하고 다시 와서 제 어깨를 툭툭 치며 칭찬해 달라고 한다. 그런 매력이 넘치는 아이들이 영아다.      


우리 나이로 3~4살이 된 아이들이 가장 많이 말하는 맨트가 “무서워”“싫어” “내가 내가”“귀여워”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개를 보고 무섭다고 하는 아이가 있고 귀엽다고 하는 아이가 있다. 무섭다고 한 아이는 무서움을 느껴 본 경험이 있다. 그 감정을 느껴봤기에 무섭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이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중에 영아가 즐겨 사용하는 것이 무섭다 인 것이다. 그러므로 “무서웠어?”“뭐가”라고 물어보시고 “그랬구나”안아 주시며 “엄마는 귀여운데”라고 하시면 된다.      


창씩이 어머님께 전화드려 영아들은 무섭다는 말을 많이 해요. 어른들이 생각하는 무서워하는 것과는 조금 달라요. 아이들의 감정표현입니다. 창씩이가 친구에게 그런 말을 들을 때에 “창씩아 친구가 무서워라고 하니 속상하지”라고 “엄마는 창씩이 안 무섭고 좋아. 사랑해”라고 말하면 된다. 그것만으로 위로가 된다. 그런데 여기서 포인트 친구가 하지 말라고 하는데 창씩이가 친구 것 뺏고 소리 지르고 짜증을 내는 경우라면 그렇게 하면 친구가 속상해할 수 있어, 친구에게는 예쁜 말로 말하자라고 말씀드렸다.


영아들끼리 있으면 정말 의도하지 않게 많은 일들이 생긴다. 그런 일들을 아이 스스로 해결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말을 할 때 그 말을 듣고 인정해 주고 딱 하나 고백하면 된다. “엄마는 창씩이를 너무 사랑해”라고 말이다. 그 힘으로 무서워라는 말을 들어도 용기 있게 “오~예”하며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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