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읽는 법을 알아봅시다!
자음부터요!

영어의 발음법, 권4

by CCCV 츠스쿠

※ 창언창안의 영어 발음 단막극에서는 영국식 발음 (잉글랜드 남부 발음)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이유는 권1의 2부 2악장을 참고해 주세요.

간주곡

저번 장에서는 영어 자체의 기본 소리, 그중에서도 모음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다시 복습해 볼까요?


단모음: [ɪ] ≈ [ㅣ], [ɛ] ≈ [ㅔ], [a] ≈ [ㅏ], [ɵ] ≈ [ㅜ], [ə] ≈ [ㅓ], [ɔ] ≈ [ㅗ]


장모음: [ɑː] ≈ [ㅏː], [əː] ≈ [ㅓː], [oː] ≈ [ㅗː], [ɪː~ɪə] ≈ [ㅣː], [ɛː~ɛə] ≈ [ㅔː]


j계열 복모음: [ɪj] ≈ [ㅣj], [ɛj] ≈ [ㅔj], [ɑj] ≈ [ㅏj], [oj] ≈ [ㅗj]


w계열 복모음: [ɑw] ≈ [ㅏw], [ʉw] ≈ [ㅜw], [əw] ≈ [ㅓw]


모음을 알아봤으니 다음은 자음에 대해 알아볼 차례겠죠? 이번 장에서는 영어의 기본 자음들에 대해 알아봅시다!


5부: 영어의 자음

1악장 ― 비음

비음은 공기가 코로 나오는 콧소리를 말합니다. 한국어의 [ㅁ], [ㄴ], [ㅇ] 같은 소리를 말하죠. 아!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네요. 한글의 〈ㅇ〉은 두 가지 소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 말이에요.


원래 한글에는 〈ㅇ〉과 〈ㆁ〉이 있었답니다. 〈ㅇ〉의 정확한 소리는 모르지만 대부분은 현대와 비슷한 [∅], 즉 소리 없음을 나타내는 글자였다는 것이 정설이랍니다. 반대로 〈ㆁ〉은 "잉어"의 두 번째 〈ㅇ〉의 소리, [ŋ]이었을 것으로 여겨지죠.


그러나 시대가 지나며 〈ㆁ〉은 초성에서 등장하지 않고 〈ㅇ〉은 받침에서 등장하지 않게 되자, 두 글자가 하나로 합쳐지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ㅇ〉은 초성에서 등장할 때는 소리가 없고, 받침에서 등장할 때는 [ŋ] 소리가 되는 거랍니다. 소리 없음을 굳이 표기할 필요는 없으니, 앞으로 [ㅇ] 소리라고 할 때면 [ŋ] 소리를 말하는 거랍니다!


그럼 영어를 볼까요? 영어에서도 한국어와 똑같이 [ㅁ], [ㄴ], [ㅇ]의 세 소리를 가지고 있답니다. 아니, 아마 가지고 있답니다. 영어에서 [ㅇ] 소리가 정말로 '기본' 소리인지에 대해서는 약간의 논란이 있거든요.


약간 복잡하지만 빠르게 정리하자면, 영어에는 [ㄴ] 소리 뒤에 [ㄱ] 계열의 소리가 온다면 [ㄴ] 소리가 [ㅇ] 소리로 바뀌는 현상이 있습니다. 그리고 영어의 모든 [ㅇ] 소리는 이 결과로 생긴 것이죠. 그래서 현대 영어의 [ㅇ]을 '기본' 소리로 볼지, [ㄴ] 소리와 [ㄱ] 계열 소리가 만난 뒤 [ㄱ] 계열 소리가 탈락한 걸로 볼지 약간의 논란이 있는 거랍니다.


재밌는 예시로, 영어 화자에게 sing의 끝을 길게 늘여서 발음해 보라고 하면 [ㅅㅣㅇːːːːːː]으로 발음하는 것이 아닌, [ㅅㅣㅇːːːːːːːㄱ]으로 발음하는 예시가 있죠. 뭐, 창언창안에서는 별도의 '기본' 소리로 보고 넘어가겠습니다.


아! 그리고 하나 더! 한국어의 [ㅁ], [ㄴ], [ㅇ]에 비해 영어의 [ㅁ], [ㄴ], [ㅇ]는 콧소리가 더 들어갔답니다. 사실 한국어의 [ㅁ], [ㄴ], [ㅇ]가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콧소리가 덜 들어간 거지만요.


모음과는 다르게 영어에서는 각 자음마다 대응하는 글자를 골라줄 수 있습니다. 영어의 [ㅁ]은 〈m〉, 영어의 [ㄴ]은 〈n〉, 영어의 [ㅇ]은 〈ng〉으로 표기한답니다!


2악장 ― 접근음

원래라면 비음 다음에는 파열음과 마찰음을 다뤄야 하지만, 순서를 약간 건너 뛰고 접근음을 먼저 다뤄보겠습니다! 접근음은 혀가 입의 윗부분에 완전히 닿지 않고 약간 떨어진 소리를 말합니다. 지금까지 계속 만난 [j]과 [w]이 대표적인 예죠. 이 둘은 한국어의 반모음ㅣ, 반모음ㅗ/ㅜ와 같은 소리랍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j]은 [ㅑ], [ㅖ], [ㅕ]의 공통된 소리, [w]은 [ㅘ], [ㅞ], [ㅝ]의 공통된 소리랍니다. 한글로는 이 소리를 독립된 글자로 표기할 수 없어서, 앞으로도 이 단막극에서는 〈j〉와 〈w〉로 표기할 거랍니다! 한편, 영어에서는 이 두 소리를 각각 〈y〉와 〈w〉로 표기하죠.


영어의 또 다른 접근음으로는 [r]이 있습니다. 사실 영어의 [r]은 좀 더 정확하게 표기하면 [ɹ̠ʷ] 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소리를 풀어 쓰자면 '원순화 후치경 접근음'으로, 혀를 잇몸의 뒤쪽에 가져다 대고 (후치경), 거기서 쉿쉿거리는 소리가 안 나도록 약간 혀를 내린 다음 (접근음), 입술을 둥글게 말아 소리내면 된답니다. 굉장히 발음하기 까다롭죠.


이런 발음법이 힘들다면 [어라]의 [ㄹ] 발음을 해도 된답니다. 이 소리는 [ɾ], 치경 탄음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비슷하기 때문이죠. [알]의 [ㄹ] 소리인 [l] 소리만 안 나면 된답니다. 다행히도, 잉글랜드 남부 영어에서는 [r] 소리가 받침에서는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덜 헷갈리죠.


이렇듯, 〈ㄹ〉로는 [r] 소리를 정확히 적을 수 없기 때문에, 표기는 〈r〉로 하겠습니다. 아! 영어에서도 〈r〉로 표기한답니다!


영어의 마지막 접근음, [l]입니다. [알]의 [ㄹ] 소리이며, 영어에서는 이 소리가 초성에서도 나타나니 주의해야 합니다. 다만, 한국어에서처럼 [l]도 위치에 따라 소리가 변하죠. 받침이거나, 뒤에 자음이 오면 [l]은 연구개화된 [ɫ]으로 변한답니다.


[ɫ]은 [l]과 발음이 비슷하지만, 혀뿌리가 연구개, 즉 [ㄱ]을 발음할 때 혀가 붙는 곳을 향해 올라간 소리랍니다. 좀 더 목을 조인 듯한 소리죠. 다만, [l]으로 발음한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랍니다.


[r]과 마찬가지로, 〈ㄹ〉로는 [l] 소리를 정확히 적을 수 없기 때문에, 표기는 〈l〉로 하는 게 맞겠지만! 로마자 〈l〉은 한글 〈ㅣ〉와 비슷하게 생겼고, 잉글랜드 남부 발음의 특징상 [l]이 더 많이 등장할 테니 이걸 〈ㄹ〉로 표기하겠습니다. 영어에서는 당연히 〈l〉로 표기하죠.


마지막으로, [ㅁ], [ㄴ], [ㅇ], [l]은 앞에 오는 [ㅓ]([ə])에 강세가 없다면, [ㅓ]를 잡아먹고 자기 자신이 반쯤 모음처럼 행동한답니다. 그래서 button이 [버턴]이 [버튼]처럼 들리는 것이죠. 이 단막극에서는 이런 경우를 그냥 [ㅓ]를 없애는 것으로 표기하겠습니다!


3악장 ― 마찰음

와, 순서가 아주 거꾸로네요! 마찰음은 혀를 완전히 붙이지 않고 살짝 틈을 만들어, 그 사이로 쉿쉿하듯 공기가 새어나가는 소리입니다. 한국어의 마찰음으로는 [ㅅ]과 [ㅎ]이 있죠.


하지만, 영어에는 훨씬 많은 마찰음이 있습니다. 하나씩 보죠.


먼저 [f]과 [v]입니다. 이 둘은 순치음이므로 아랫입술과 윗니를 붙여서 소리내며, [f]은 성대를 안 떠는 무성음, [v]은 성대를 떠는 유성음이죠. 자세한 발음법은 1권 3부 2악장의 주제선율 「성대와 너」를 읽어주세요! 어쨌든, 이 둘은 한글로는 적을 수 없는 발음이니 표기도 영어의 표기를 따라 〈f〉와 〈v〉로 하겠습니다!


다음은 [θ]과 [ð]입니다. 흔히 기호의 모양을 본따 번데기 소리와 돼지꼬리 소리라고 부르는 이 둘은 치음이므로, 혀와 이빨을 붙여서 소리내며, [θ]은 무성음, [ð]은 유성음입니다. [ㅅ]을 발음할 때보다는 혀를 앞으로 가져가야 하죠.


이 두 소리도 한글로는 적을 수 없기에 〈θ〉 "세타"와 〈ð〉 "에드"로 적을 것이며, 영어로는 둘 다 〈th〉로 적는답니다. 어떤 때에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는 뒤에서 다룰 주제죠.


아! 그리고 요즘에는 젊은 사람들부터 [θ]과 [ð]을 [f]과 [v]으로 발음하는 경향이 생기고 있답니다. 아직은 '요즘 것들' 취급이지만, 언젠가는 두 쌍이 완전히 합쳐질 수도 있겠네요.


다음은 [s]과 [z]입니다. 이 둘은 치경음으로, 잇몸과 혀를 붙여 소리내죠. [s]은 [ㅅ]과 비슷하지만, 혀의 긴장도에 따라 [ㅅ]에서 [ㅆ]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답니다. [z]은 유성음이고요. [s]은 한글로 적을 수 있으니 〈ㅅ〉으로, [z]은 한글로 적을 수 없으니 〈z〉로 적겠습니다!


아, 그리고 영어에서는 각각 〈s〉와 〈z〉로 적지만, 사실 [z]은 〈s〉로 적히는 경우가 훨씬 많죠. 이것도 뒤에서 다룰 주제랍니다.


다음은 [ʃ]과 [ʒ]입니다. 이 둘은 후치경음으로, 치경음보다 약간 뒤, 즉 잇몸 뒤쪽과 혀를 붙여 소리낸답니다. [ʃ]은 무성음, [ʒ]은 유성음이죠. 한 가지 더! 보통 이 두 소리는 원순화가 된 소리랍니다. 괜히 she가 [시]가 아닌 [쉬]로 들리는 게 아니죠.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답니다!


둘 다 한글로는 적지 못하는 소리니 〈ʃ〉 "에쉬"와 〈ʒ〉 "에쥐"로 적을 것이며, 영어에서의 표기는... 사실 하나로 정리하기는 힘듧니다. 둘 다 다른 소리가 변화해 등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그나마 [ʃ]은 〈sh〉라는 대표 표기가 있지만, [ʒ]은 대표 표기도 없습니다. 이것도 차근차근 다뤄나갈 주제랍니다.


마지막으로 [h]입니다! 한국어의 [ㅎ]과 완전히 똑같은 소리로, 정확한 이름은 무성 성문 마찰음, 성대에서 마찰이 나는 소리입니다. 이 소리는 잉글랜드에서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는 소리기도 하지만, 보통은 발음하는 것이 더 교양있게 여겨지죠. 여기서의 표기는 〈ㅎ〉이고, 영어에서의 표기는 〈h〉입니다.


4악장 ― 파열음

드디어 마지막 악장이네요. 파열음은 혀가 완전히 붙었다가 펑하고 터지는 소리로, [ㄱ], [ㄷ], [ㅂ] 같은 소리들을 말합니다. 한국어의 파열음과는 다르게, 영어의 파열음은 유성음-무성음의 차이로 구분되기 때문에 이 두 차이를 익혀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강세가 있는 모음 앞에서는 무성음이 한국어의 [ㅋ], [ㅌ], [ㅍ] 같이 거칠게 소리나기 때문에 이것을 기억하셔야 하고, 반대로 무성음 앞에 마찰음이 올 경우에는 [ㄲ], [ㄸ], [ㅃ] 같이 긴장되게 소리난답니다. 오히려 유성음에 가까워지죠.


또한, 파찰음(있다가 다룹니다)을 제외한 파열음은 받침에 올 경우 한국어의 파열음이 그렇듯 펑하고 터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각]을 소리냈을 때, 초성의 [ㄱ]은 터지지만, 받침의 [ㄱ]은 터지지 않죠. 사실 이 현상은 동아시아권을 제외하면 무척 드문데, 어쩌다 영어가 이런 특징이 생겼을까요.


아, 근데 이렇게 불파음이 되는 현상은 영국보다는 미국 영어에서 훨씬 흔하답니다. 그리고 한국어처럼 무조건적으로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뒤에 또 다른 자음이 따라붙는 경우에는 한국어처럼 무조건적으로 불파음이 된답니다.


그럼, 파열음의 공통 특징들을 다뤄봤으니 각 파열음을 만나보러 가보려 해도, 이미 한국어의 소리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위의 특징들만 적용하면 되죠.


즉, 양순 파열음 [p]과 [b]은 [ㅂ]의 무성/유성 형태, 치경 파열음 [t]과 [d]은 [ㄷ]의 무성/유성 형태, 연구개 파열음 [k]과 [g]은 [ㄱ]의 무성/유성 형태입니다. 심지어 영어에서의 대표 표기와도 동일한 기호를 사용하죠.


다만, 이 단막극에서는 무성음은 〈ㅍ〉, 〈ㅌ〉, 〈ㅋ〉으로, 유성음은 〈ㅂ〉, 〈ㄷ〉, 〈ㄱ〉으로, [ㅅ] 뒤의 무성음은 〈ㅃ〉, 〈ㄸ〉, 〈ㄲ〉으로 적겠습니다. 한글이 이쪽에선 글자가 남아도니까요.


여담이지만, 영국 영어하면 떠오르는 또 다른 특징인 water를 "워!어"로 발음하는 것은 [p], [t], [k]을 성문 파열음인 [ʔ]으로 발음하는 것이랍니다. 이것도 교양 있는 발음으로 여겨지지는 않기 때문에, 여기서는 [p], [t], [k]를 사용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편의를 위해 파열음으로 분류했지만, 실은 파열음으로 시작해 마찰음으로 끝나는 소리인 파찰음 [t͡ʃ]과 [d͡ʒ]을 알아보겠습니다! 기호에서 알 수 있듯이, 파찰음은 파열음과 마찰음이 하나가 된 소리죠. 사실 좀 더 정확히 표기하자면 [t̠͡ʃ]과 [d̠͡ʒ]이겠지만, 이 정도로 정확할 필요는 없죠.


어쨌든, 이 두 소리는 편의를 위해 영어의 후치경 파열음으로 여겨지지만, 실은 파찰음이랍니다. 그래서 대응하는 마찰음의 특징을 가지고 있죠. 바로 [ʃ]과 [ʒ]처럼 원순화가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괜히 itch가 [이치]가 아닌 [이취]로 들리는 게 아닌 거죠.


파열음과 마찬가지로 무성음은 〈ㅊ〉으로, 유성음은 〈ㅈ〉으로 표기하겠습니다. 마침 한국어의 [ㅊ]과 [ㅈ]도 파찰음이네요. 다만, 이 둘은 치경구개음으로, 후치경음보다 혀가 더 뒤로 가 있기 때문에 혀를 좀 더 앞으로 당기셔야 한답니다.


간주극

휴! 길고도 길었네요! 그러나 이번 장을 끝으로 영어의 발음 중 소리에 대한 부분은 완벽하게 익혔으니, 이제 표기와 소리로 연결하는 법만 다루면 끝난답니다! 문제는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죠. 영어의 맞춤법은 말씀드린 대로 매우 어려우니까요.


음운론이었던 지난 세 권과는 다르게, 다음 권부터는 갑자기 완전히 다른 부분을 다루게 된답니다! 기대해 주세요!

일요일 연재
이전 03화영어를 읽는 법을 알아봅시다! 모음부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