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읽는 법을 알아봅시다!
장모음부터요!

영어의 발음법, 권6

by CCCV 츠스쿠

※ 창언창안의 영어 발음 단막극에서는 영국식 발음 (잉글랜드 남부 발음)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이유는 권1의 2부 2악장을 참고해 주세요.

※ 창언창안의 영어 발음 단막극에서 사용하는 발음 표기법은 권5의 간주곡을 참고해 주세요.

간주곡

저번 장에서는 맛보기로 묵음 규칙을 다뤄봤었죠? 가장 간단한 규칙이지만, 그 간단한 규칙조차 세세히 파고들면 어려웠답니다. 예외도 있었고, 지나치게 긴 표를 그냥 넘기기도 했었죠. 그러나 이제부터 알아볼 규칙에 비하면 쉬운 편이랍니다.


이번 장에서는 영어 발음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장모음/단모음 구분을 알아보겠습니다! 아, 그전에 영어의 단모음과 장모음을 복습해 보죠.


단모음: [ɪ] ≈ [ㅣ], [ɛ] ≈ [ㅔ], [a] ≈ [ㅏ], [ɵ] ≈ [ㅜ], [ə] ≈ [ㅓ], [ɔ] ≈ [ㅗ]


장모음: [ɑː] ≈ [ㅏː], [əː] ≈ [ㅓː], [oː] ≈ [ㅗː], [ɪː~ɪə] ≈ [ㅣː], [ɛː~ɛə] ≈ [ㅔː]


j계열 복모음: [ɪj] ≈ [ㅣj], [ɛj] ≈ [ㅔj], [ɑj] ≈ [ㅏj], [oj] ≈ [ㅗj]


w계열 복모음: [ɑw] ≈ [ㅏw], [ʉw] ≈ [ㅜw], [əw] ≈ [ㅓw]


이번 장에서는 영어 맞춤법에 따라 어떻게 단모음이 장모음/복모음으로 변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7부: 영어의 장단 규칙

1악장 ― 역사

로마자는 원래 긴 소리와 짧은 소리를 구분해 표시하지 않았답니다. 라틴어에도 이 구분은 있었지만, 이걸 굳이 표시할 정도로 중요하진 않았나 봐요. 그런데 게르만어(독일어) 계열의 언어에서는 소리의 길고 짧음이 매우 중요했답니다. 그래서 이들은 한 가지 맞춤법을 고안해 냈죠.


한 글자는 짧은 소리, 두 글자는 긴

자음으로 끝나면 짧은 소리, 없다면 긴 소리


독일어를 배우신 분들은 익숙하실 수도 있습니다. 현대 독일어의 장단 규칙인 "한 글자는 단음, 두 글자는 장음"과 "단자음으로 끝나면 장음, 복자음으로 끝나면 단음"과 비슷하거든요.


영어는 게르만어 계열 언어니, 이 규칙이 영어 맞춤법에도 깊게 녹아들어 있답니다. 다른 모든 맞춤법을 제쳐두더라도 일단 이것만은 알아야 할 정도죠. 그러면 이 규칙을 실제로 한 번 봐볼까요?


2악장 ― 규칙

{떨어짐} fell: [fɛl] [fㅔㄹ]
{느낌} feel: [fɪjl] [fㅣjㄹ]

이 예시를 보면 글자의 수에 따라 모음의 길이가 달라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짧은 모음 [ɛ]이 긴 모음 [ɪj]이 된 것을 볼 수 있죠. 왜 [ɛ] 두 개가 [ɛː]이 아닌지는 뒤에서 다룰 테니, 일단은 e가 한 개일 때의 단모음 [ɛ]이 e가 두 개일 때 복모음 [ɪj]이 되었다는 것에 집중합시다.


{앉다} sit: [sɪt] [ㅅㅣㅌ]
{자리} seat: [sɪjt] [ㅅㅣjㅌ]

이 예시도 위의 예시와 똑같습니다. 단지, 이 경우에는 [ɪ]이 [ɪj]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둘은, 발음이 아닌 표기를 보면 알 수 있듯 전혀 관련된 소리가 아니랍니다. 위의 예시에서는 발음은 완전히 달라도 표기가 비슷해 둘 사이의 관련성이 잘 보였지만, 이 예시는 아니죠.


이 예시에서 알아둬야 하는 것은, 뒤에 자음이 오든 안 오든, 한 글자로 표기된 모음은 짧은 모음, 두 글자로 표기된 모음은 긴 모음이라는 것입니다.


{아니} no: [nəw] [ㄴㅓw]
{아닌} not: [nɔt] [ㄴㅗㅌ]

이 예시는 자음으로 끝나는지 안 끝나는지에 따라 모음이 긴지 짧은지 정해진 사례죠. 짧은 모음 [ɔ]이 긴 모음 [əw]이 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차} car: [kɑː] [ㅋㅏː]
{수레} cart: [kɑːt] [ㅋㅏːㅌ]

이 예시는 r과 합쳐져 만들어진 장음도, 다른 긴 모음과 동일하게 취급한다는 예시입니다. 잉글랜드 남부 발음의 특징인, r로 끝나는 소리는 장음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죠. 이미 시작할 때부터 장음이었으니, 자음으로 끝나든 안 끝나든 장음입니다.


{조각} bit: [bɪt] [ㅂㅣㅌ]
{무는 것/자} biter: [bɑjtə] [ㅂㅏjㅌㅓ]

이 예시는 "자음으로 끝남"을 정확히 하기 위해 든 예시입니다. 자음으로 끝난다는 것은 단순히 모음 뒤에 자음이 온다는 것이 아니라, 그 자음이 앞 모음에 달라붙는다는 말이죠.


이걸 알기 위해서는 음절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단순히 말해, 음절은 두음(자음) + 핵(모음) + 말음(자음)으로 이루어진 소리 뭉치입니다. 한국어에서는 한글 한 글자가 한 음절에 대응하죠. 그러나, 영어에서는 음절이 훨씬 자유분방합니다.


한국어에서는 한 음절로 말할 수 없는 [sbriŋ] [ㅅㅃrㅣㅇ] 같은 소리도, 영어에서는 쉽게 한 음절로 소리낸답니다. 영어의 음절 한계를 자세히 알기 위해서는 저번 장에서도 언급만 하고 넘어간 영어 위키백과 "English phonology" 문서의 "Phonotactics" 문단을 다뤄야 하지만, 역시 너무 복잡하니 넘어갑시다.


대신, 단순하게 모든 언어에 적용되는 법칙인 "말음보다는 두음" 법칙으로 "자음으로 끝남"을 이해해 보죠. 즉, 인간은 말을 할 때 말음보다는 두음을 선호한다는 뜻입니다.


즉, 뒤에 핵이 있어 말음을 두음으로 넘길 수 있다면(= 뒤에 모음이 있으면), 앞 음절의 말음 대신 뒤 음절의 두음으로 발음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자음으로 끝남"은 말음이 있다는 것을 쉽게 풀어 쓴 것이고요.


따라서, 이 예시처럼 뒤에 모음이 있어 앞 음절의 말음이 없게 되면, 두 번째 규칙에 따라 짧은 모음이 긴 모음이 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표기를 통해 [ɪ]의 긴 형태가 [ɑj]인 것을 볼 수 있네요.


덧붙이자면, 권4에서 비음과 [l]이 반쯤 모음처럼 행동한다는 얘기를 했었죠? 원래 음절핵은 보통 모음이 맡으나, 영어에서는 [m], [n], [ŋ], [l]이 음절핵을 맡을 수도 있답니다. 이걸 저렇게 말한 거죠.


{운} luck: [lək] [ㄹㅓㅋ]
{나르다} ferry: [fɛrɪj] [fㅔrㅣj]

이 예시는 자음이 두 글자(장음)라면 말음에 오든 두음에 오든 상관없이 앞의 모음을 짧게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랍니다. 자음은 길 때와 짧을 때의 차이가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앞의 모음을 무조건 짧게 한다는 것만 알아두시면 된답니다.


{시궁쥐} rat: [rat] [rㅏㅌ]
{비율} rate: [rɛjt] [rㅔjㅌ]

이 예시가 마지막인데요, 이 예시는 단어 끝의 e가 가진 역할 중 하나를 알려준답니다. 본래 단어 끝 e는 (현대 독일어에서처럼) [ə] 소리를 나타냈었습니다. 모음이 있었으니 말음이 두음으로 넘어가 앞의 모음도 길게 소리났었죠.


그러나, 시대가 지나고 발음이 지나며 단어 끝 [ə]이 사라졌답니다. 그러나 앞서는 모음은 여전히 길게 소리났죠. 그래서 현재 맞춤법에서 단어 끝 e는 앞서는 모음을 길게 발음하라는 표시가 되었답니다.


3악장 ― 역사

그럼, 이제 어떤 짧은 모음이 어떤 긴 모음으로 변하는지 알아봅시다! 한눈에 알아보기 쉬운 대응이면 좋을 텐데, "대모음추이"라는 것 때문에 둘 사이의 규칙성이 한눈에 안 들어오죠. 누가 대모음추이라는 것을 보기 쉽게 설명해 놓았더라면 참 좋았을 텐데요. 그치만 여기서는 여백이 중요하니 단순히 길고 짧은 쌍만 정리하겠습니다!


(글자: 짧음 ― 긺)

i: [ɪ] ≈ [ㅣ] ― [ɑj] ≈ [ㅏj]

e: [ɛ] ≈ [ㅔ] ― [ɪj] ≈ [ㅣj]

a: [a] ≈ [ㅏ] ― [ɛj] ≈ [ㅔj]

이들은 아주 단순한 대응을 보이기 때문에 정리하기가 쉽습니다. 예시를 보면 더 쉽죠!

{핀} pin: [pɪn] [ㅍㅣㄴ]
{소나무} pine: [pɑjn] [ㅍㅏjㄴ]

{만난} met: [mɛt] [ㅁㅔㅌ]
{만나다} meet: [mɪjt] [ㅁㅣjㅌ]
{재다} mete: [mɪjt] [ㅁㅣjㅌ]

{팬} pan: [pan] [ㅍㅏㄴ]
{판} pane: [pɛjn] [ㅍㅔjㄴ]

그러나 언제나 꼭 이렇게 단순한 대응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랍니다.


(글자: 짧음 ― 긺)

u: [ɵ] ≈ [ㅜ] ― [jʉw] ≈ [jㅜw], [ɑw] ≈ [ㅏw]

u: [ə] ≈ [ㅓ] ― [jʉw] ≈ [jㅜw], [ɑw] ≈ [ㅏw]

o: [ə] ≈ [ㅓ] ― [əw] ≈ [ㅓw]

o: [ɔ] ≈ [ㅗ] ― [ʉw] ≈ [ㅜw], [əw] ≈ [ㅓw]

{두다} put: [pɵt] [ㅍㅜㅌ]
{계산} compute: [kəmpjʉwt] [ㅋㅓㅁㅍjㅜwㅌ]
{뿌루퉁} pout: [pɑwt] [ㅍㅏwㅌ]

{자르다} cut: [kət] [ㅋㅓㅌ]
{귀엽다} cute: [kjʉwt] [ㅋjㅜwㅌ]

{지지대} strut: [sdrət] [ㅅㄸrㅓㅌ]
{대구} trout: [trɑwt] [ㅌrㅏwㅌ]

{류트} lute: [lʉwt] [ㄹㅜwㅌ]
{규칙} rule: [rʉwl] [rㅜwㄹ]

{톤} ton/tonne: [tən] [ㅌㅓㄴ]
{어조} tone: [təwn] [ㅌㅓwㄴ]

{깡총} hop: [hɔp] [ㅎㅗㅍ]
{고리} hoop: [hʉwp] [ㅎㅜwㅍ]
{희망} hope: [həwp] [ㅎㅓwㅍ]

{발} foot: [fɵt] [fㅜㅌ]
{음식} food: [fʉwd] [fㅜwㄷ]

규칙과 예시가 어지럽게 나열되어 있네요. 왜 그럴까요? 중세 영어에서 현대 영어로 오며 있던 여러 변화 때문입니다. 이렇게 소리가 서로 섞이게 된 이유죠.

짧은 u: 현대의 [ə] 또는 [ɵ] (양순음 뒤에서 소리 유지)

짧은 o: 현대의 [ɔ] 또는 [ə] (주로 m, n 앞에서 중설화)

긴 u:

[uː] ou로 표기, 현대의 [ɑw]

[yː] u와 끝의 e로 표기, 현대의 [jʉw] 또는 [ʉw] (일부 자음 뒤에서 j 탈락)

긴 o:

[oː]: oo로 표기, 현대의 [ʉw] 또는 [ɵ] (무성음 앞에서 약화)

[ɔː]: o와 끝의 e로 표기: 현대의 [əw]


이렇게 되다 보니 단순히 모음 글자만 가지고 발음을 추측하기는 좀 더 어렵답니다. 다행히도, 앞뒤 자음 글자를 보고 어느 정도 소리를 추측해 볼 수 있죠.


그러나 이 규칙이 언제나 들어맞는 건 아니랍니다. 영어의 가장 기본적인 발음 규칙인데도 말이에요. 가장 대표적인 예외가 바로 water와 father랍니다. 규칙에 따라 [wɛjtə]와 [fɛjðə]가 되었어야 맞으나, 왜인지 [woːtə]와 [fɑːðə]가 되었죠. 도대체 왜일까요. 심지어, mother의 경우 [mʉwðə]가 아닌 [məðə]로, 긴 o 대신 [ə]가 들어왔습니다. 정말 영어란.


간주곡

근데,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왜 긴 모음, 즉 장모음을 다루는데, 진짜 장음들인 [ɑː], [əː], [oː], [ɪː], [ɛː]은 어디 가고, 복모음들만 잔뜩 나온 거죠? 그걸 알기 위해서는 다음 장을 읽어야겠네요!

일요일 연재
이전 05화영어를 읽는 법을 알아봅시다! 묵음부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