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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도 꿈도 없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1

그래도 괜찮습니다

by 다시

나는 언제나 "너머"의 세상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어렸을 때는, 자기 전에 나만의 세상을 상상하면서 잤던 것 같다. 주로 세상은 하늘 위 이거나 바닷속이었다. 지브리 애니 중에서는 천공의 성 라퓨타를 좋아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 친구랑 교환 일기를 썼을 때도, 나는 다른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썼던 것 같다. 상상력이 있었던 것일 수도 있고, 이상이 높게 태어나 내 현실이 마음에 안 들었을 수도 있다. 어쩌면 나는 타고나기를 종교성이 높게 태어난 것 같기도 하다. 보이지 않는 것에 관심 있는 성향.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어떤 것이 막연히 좋을 거라고 상상하고 믿을 수 있는 순진함이랄지, 낙천성이랄지, 내적 세계에 대한 높은 에너지와 관심이랄지.


어렸을 때부터 엄마의 손에 이끌려 교회에 갔었고, 다행히 교회는 좋은 어른들이 있는 곳이었다. 나는 예나 지금이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고, 그래서인지 설교 시간이 재미있었다. 뱀이 말을 하고, 홍해가 갈라지고, 해가 멈추고, 하늘에서 과자와 고기가 떨어지고, 성을 돌자 성벽이 무너지고 하는 이 모든 것들이 흥미롭게 들렸다. 성경에는 물론 무서운 이야기들도 있다. 아마 나는 교회에 다니니 '착한 편'에 있다고 생각해서, 그 무서운 이야기는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편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당시 유년부 전도사님이 설교를 재미있게 하시는 아주 좋은 분이시기도 했다. 어린 시절 좋은 어른들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아서였는지, 나는 권위자가 말하는 것들에 별 의심이 없었다. 좋은 사람들이 말하면 맞는 말일 거라고 생각했다.


가정환경이 더 불안해지면서, 나는 어린 나이임에도 신앙에 더 매달렸다. 왜 그랬고,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체념적이고 수동적인 성향인 나는, 그때도 "왜 나에게 이런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냥 힘들었고, 다행히 좋은 선생님들과 친구들을 만나 친절하고 좋은 분위기에서 고등학교 입시를 위해 노력했다. 나는 늘 내가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신앙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인지, 이런 성향이라서 신앙이 더 생긴 건지는 모르겠다. 당시에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지옥에 가는 것은 하나님은 절대주권자이기 때문에 그런 경로를 마련해놓은 것과 그것을 믿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원하던 고등학교에 가고자 노력했던 것도, 동경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더 잘 배우고, 유학을 가서 똑똑하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내 "꿈"을 이루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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