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아직도 목요일
내일이 오는 게 두렵다.
예쁜 나의 아기는 지금도 보고 싶다. 그러나 내일은 두렵다. 내일은 도서관 스토리타임에 가려고 한다. 그러나 집을 나가는 것도, 나가서 의미 없는 말들을 하는 것도, 아이를 들었다 내려놨다 하는 것도, 모두 두렵다.
하지만 나가야 한다. 오늘 집에만 있었더니 아이의 낮잠 시간이 너무 늦어졌고, 지친 나는 재우는 것에 실패하고 짜증이 난 상태였다. 다행히 오늘은 남편이 집에 일찍 와서 우유를 먹이자 아기가 잤다. 그리고 남편도 낮잠. 나는 혼자 늦은 점심을 먹었다. 삶아 놓기만 하고 안 먹은 새우, 삶은 계란, 마요네즈, 양파를 넣고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남편이 일어나고서는 내가 긴 낮잠을 잤다. 그리고 아이의 칭얼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고, 저녁을 요리하고 좀 이야기하다가 남편은 잠들었다. 새벽부터 일한 남편이 불쌍해서 설거지라도 내가 했다. 그러고는 어성형외과 전문의 황진희 선생님의 영상을 봤다. 폭주기관차 같은 분, 수술이 천직인 분. 저런 사람이 써전을 하는구나, 의사가 될 거면 저런 의사여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니다.
먹고, 치우고, 기저귀 갈고, 생존에 맞춰진 하루하루. 분명히 특권인 아기와 함께하는 전업맘의 하루. 감사히 보내고 싶은데 오늘은 그게 어려운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