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잠 안 올 거 그냥 매운 비빔국수!
새벽 2시에 깨고는 영 잠이 안 온다. 어젯밤 9시에 잤으니 못 잔 건 아니다. 집이 작은 편이라 내가 부스럭거리면 남편이 깰 것 같고. 몸은 무겁고. 잠은 안 오고. 그래서 누워서 핸드폰으로 열심히 검색한다. 연년생 육아, 간호사, 의대, 레지던트, 등 검색하다 보면 잠은 더 깬다. 이럴 땐 공부를 하면 잠이 솔솔 올 텐데.
어느새 남편의 알람이 울리고, 나도 일어난다. 어차피 잠도 안 오고 머릿속은 복잡하고, 그냥 비빔국수나 먹기로 한다. 교회 집사님이 챙겨주신 비빔국수 소스... 처치곤란 메밀면과 먹으니 아침부터 나트륨, 탄수화물, 매움력 풀 충전. 왠지 한 주의 시작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다 덤벼!
오늘내일이면 간호대 합격을 유예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유예가 되지 않는다면... 그냥 올해 입학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내가 늘 늦게 깨달았다고 생각했던, 빨리 돈 버는 게 최고라는 그 생각을 실천할 절호의 기회. 빨리 돈 벌면, 미뤄온 효도도 할 수 있고, 딸들에게 좋은 모범도 보일 수 있고, 딸들과 좋은 시간도 보낼 수 있고, 외벌이 가장으로 수고하는 남편에게도 도움이 된다. 2년 간 이사도 안 가도 된다. 양가에 도움을 부탁할 필요도 없다. 공부도 적게 하고, 내 마음대로 시간을 쓸 수 있다. 그게 행복 아닐까? 게다가 의사 보조 입시 준비가 엄두가 안 난다. 이번 둘째 임신 기간은 너무 힘들다. 몸이 무거우니 여기저기 아프고 힘에 부친다.
지난 의대 준비 시간이 너무 아깝고, 조금만 더 푸시하면 되는데 뒷심이 없는 건가, 어렵다. 내가 원하는 게 여전히 뭔지 모르겠다. 무슨 선택을 하든 후회는 있을 거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교회 집사님이 말씀하셨듯 "정답은 없다"는 걸 받아들여야 되는 것 같다. 다만, 아이들 관련한 후회는 뭔가 뼈아픈 후회일 것 같아서 더 결정하기 어렵다. 나를 포기하는 것도 뼈아플까?
아기가 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