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파게티로 나를 응원한 날

짜짜짜짜 짜~파게티

by 다시

둘째 출산이 정말 며칠 안 남았다. 이번 주부터는 산부인과에 일주일에 1번씩 간다. 순둥이 첫째를 키우는 것도 쉽지 않은데, 둘째까지. 때로 잠이 안 온다. 때로는 눈을 질끈 감아버린다. 다 잘 될 거야, 생각해 본다.


아직 수요일이라니. 때로 아이와의 시간은 너무 지루하고 외롭다. 오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갔지. 아기는 오전 6시부터 찡찡거렸던 것 같고 나는 6시 반쯤 아기에게 가서 안아주고 우유를 줬던 것 같다. 그리고는 내 아침 식사로, 사진의 짜파게티를 끓여 먹었다. 이런 자극이 없이는 나의 심심한 일상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나름 야채 먼저 먹고, 삶은 계란도 추가했다. 후루룩 먹고는, 아이에게 아침 고체식(빵/요구르트/블루베리)을 줬던 것 같다. 그리고 빵을 맛있게 먹는 틈을 타 아기에게 처음으로 사과머리를 시도했는데 너무 귀여웠다. 나 닮아서 맛있는 거 먹으면 방긋방긋 웃는 단순한 아기. 사진과 영상을 남겼다. 그리고는 부스러기를 치우고, 또 놀아줬던 것 같다. 그리고는 교회 온라인 성경 공부. 성경 공부 때 저지레를 하던 아기는 웬일인지 평소보다 일찍 낮잠을 푹 자버렸다. 어찌나 귀여웠는지. 아기를 침대에 눕히고, 설거지를 하고는 나도 잠이 들었다. 1시간 반? 2시간? 쯤 자고 일어난 아기에게 고체식을 먹이고, 다시 놀아주고 있으니 남편 퇴근. 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뛰러 간 틈을 타 점심을 먹었다. 돌아온 남편이 샤워하는 동안 다시 아기를 보았다. 그리고는 천근아 교수님의 훈육 관련 영상 보면서 과자를 먹었다. 그리고는 다시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아기는 샤워할 시간. 샤워 후 저녁 우유. 양치. 그리고 오늘은 아기를 내가 재웠다. 그러고 저녁 먹고, 산책하고 돌아와서, 일일 성경 묵상하고 남편은 자러 갔다. 나는 자유 시간 만끽.


훈육 영상을 본 이유는, 아기가 내 입을 때리곤 해서다. 내 느낌에는 자기가 지루하거나 심심할 때 그러는 것 같다. 그럴 때 안된다고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아기에게 관심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데, 관심을 어떻게 주지 말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 아기를 안고 있었으면 아기를 내려놓고 방에 들어가 버리라는 건가? 아님 눈길을 피하라는 건가? 그러다가 훈육을 어떻게 해야 되나 싶어 영상들을 몇 개 찾아보았다. 체벌을 하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 주변에 보면 체벌을 받은 아이들이 더 자기 절제를 잘하고 잘 자란 듯해 보였다. 더 알아봐야 할 일이다. 나는 체벌을 안 받은 건 아니었지만 유치원 때 말고는 받은 기억이 없다.


아기는 이제 몇 초씩 자기 스스로 선다. 알맞은 구멍에 장난감 블록을 넣기도 하고, 레고를 뗄 수도, 잘은 못하지만 스스로 붙일 수도 있다. 빠르진 않지만 잘 발달하고 있는 것 같다. 눈 맞춤도 잘 되고, 호명도 잘 되는 것 같다. 너무 귀여운 나의 첫째. 첫째와의 달콤한 일상을 잘 누리다가도, 어떤 때는 어딘가에 갇힌 것 같아 두렵고, 홀가분하던 예전의 아기 없는 생활이 그립다. 배가 불러오면서 행동에 제약이 생기면서는 더더욱 그런 것 같다.


마음을 지키는 것이 어렵다. 현재에 머무는 것이 어렵다. 하루하루가 아쉬우면서도, 그저 생존이 목표다. 사실 얼마 전 동네 의대 대기자 명단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합격한 것을 보았다. 아깝게 떨어지거나, 아깝게 붙을 것 같다. 그걸 생각하면 마음이 불안하고 힘들다. 하지만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희망을 가지고, 어떻게 되든 긍정적인 결과라는 마음, 믿음을 가지고 생활하려고 하고 있다. 정신승리는 그저 변명이라고 생각하던 나였지만,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 건지 성숙해 가는 건지, 정신 패배보다는 정신 승리가 억만 배 나은 것 같다. 유튜버 뉴욕 털게님의 말처럼, 이런저런 실수와 경험을 통해 꼭 레벨업/성공은 아니지만, 확장되어 간다.


올 7월 중순에 의대를 시작하고 싶은데, 먼 의대라면 현실 여건상 어렵다. 둘째를 키우고 내년에 시작하는 방향이어야 될 것 같다. 내년 7월 중순은 멀게만 느껴진다. 오늘 성경 묵상 본문은 예루살렘을 정복하지 못한 산헤립/앗시리아와 여호와를 잘 섬겼던 히스기야, 그리고 그러지 못한 히스기야의 아들, 그리고 유명한 우물가의 여인 본문이었다. 가난한 마음이 준비된 자를 하나님이 만나주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하루, 겸손한 마음으로 감사하며 살고 싶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두 번째 엄마의 날을 맞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