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이제 아기는 소리도 더 지르고, 자기 표현도 강해졌다. 주로 "엄마, 암마"로 모든 의사 표현을 다하려고 하긴 하지만. 이제 퍼즐매트에서 몇 초씩 서기도 한다. 요즘은 밥먹을 때 숟가락으로 자기가 떠서 먹으려고 한다. 그러면 저 사진 같은 난장판이 펼쳐진다. 난감하다. 하지만 저렇게 먹으면서 촉감 놀이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아직 마음의 여유가 있으니 아기가 저런 난장판을 만들어도 내버려둔다. 내가 치우고 씻기면 되기 때문. 반은 먹고 반은 흘린거 같지만, 그래도 아기가 뭔가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귀여운 아기의 열중하는 모습. 이 모습을 존중하고, 지켜보려면 나는 기다려야 한다. 시간을 내어줘야 하고 에너지를 내어줘야한다. 좋은 엄마는 우선 시간과 인내심이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아이는 언젠가 수저 사용을 익힐 것이고, 자기가 알아서 먹을 것이다. 바닥도 식탁도 자기가 닦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이가 그런 기술을 터득할 때 까지 인내심있게 바라봐주고 도와주고 기다려주는 일. 엄마의 일. 이제 두 명에게 그런 엄마가 되어주어야 한다. 난장판을 치우는 어려움은 작은 시작일 뿐이다.
저렇게 식사를 하고는, 좀 놀다가 아이를 재웠다. 아기가 잠 자기를 싫어하더라도, 식사 후 30분쯤 후에 방에서 재우려고 한다. 때로 아기는 울면서 저항한다. 예전에는 그럴 때 더 거실에서 놀리기도 했었지만, 정해진 시간에 안 자더라도 불을 끈 방에서 누워있거나 마음을 진정하는 것이 아이에게 좋다고 들어서 이제는 최대한 재우려고 시도한다. 노래를 불러주면서 아이를 토닥토닥 하다보면 아기가 칭얼대다 잠이 든다. 예전보다는 많이 익숙해졌다. 아기 재우는 방법 같은 것을 유튜브에서 찾다가, 어떤 분이 잠들기 어려워 칭얼대는 아이를 바라보며 아이의 어떤 마음이든 바라봐 줄 수 있는 표정을 지으라고 하셨던 것 같다. 그런 표정이 나오려면 마음도 그렇게 너그러워야 하겠지. 그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었는데, 이제는 조금 알 거 같다. 1년 2개월 정도 걸렸다. 물론 불을 끄고 있어 아이가 내 표정을 잘 보진 못하겠지만, 포근하게 안아주고 토닥토닥하며 아이를 받아주는 마음으로 재우다보면 아이는 곧 잠이 든다.
첫째 아이를 키우며 엄마가 된 기분이다. 엄마가 되고 아이를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맞이하고 엄마가 되는 것이었다. 이제 겨우 첫째 아이와의 루틴과 성향에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은데, 둘째가 태어난다고 생각하니 막막하다. 그리고 둘째는 첫째와 다른 아이이니, 또 다른 특징과 요구가 있겠지. 그렇게 또 엄마가 되어 갈 것이다. 두 명의 아기가 만드는 난장판, 상상도 안되고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그래도 그들도 자라고, 나도 엄마로서 자라갈 것이다. 언젠가는 이 난장판을 또 그리워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