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출산 후기

나왔다 둘째

by 다시
KakaoTalk_Photo_2025-06-04-22-35-16.jpeg 둘째 베이비샤워 케익


지난 금요일, 38주 차에 둘째가 나왔다. 첫째를 봐줄 시댁도 와계셨고, 미역국도 든든히 끓여놓은 차였다. 목요일은 평범했다. 첫째를 데리고 도서관 스토리타임에 갔었고, 재향군인 병원에서 배지를 픽업했다. 그리고는 갑자기 혼자만의 시간이 너무 고파서, 집에 바로 안 가고 슈퍼와 카페를 어슬렁. 그리고는 밤에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6시에 일어났던 것 같고 6시 반쯤 허리 뒤쪽이 싸~한 통증이 왔다. 첫째 때에 비하면 훨씬 순한 통증이라 그냥 넘어가야 되나 하다가, 시간을 재기 시작했더니 3분 간격 1분 지속으로 1시간쯤 계속되었던 것 같다. 그 안에 샤워도 하고, 짐도 잘 챙기고. 그러고 오전 8시쯤 병원에 도착했던 것 같다. 지난번과 달리 이때 까지는 통증이 심하지 않아 분만 병동으로 내 발로 걸어갔다.


통증이 언제든 극심해질 수 있기에 거의 바로 무통 주사를 위한 피검사를 요청했다. 진통이 심해지고, 죽을 것 같을 때쯤 무통 주사가 왔다. 통증이 오는데 무통 주사를 맞기 위해 침대에 걸터앉아야 하는데 너무나 힘들었다. 안타깝게도, 무통 주사는 듣지 않았다. 처음에는 왼쪽만 감각이 없어지더니 거의 최대 용량 투하에도 통증이 전혀 경감되지 않았다. 오른쪽으로 누워있으라고 해서 누워있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지난번 첫째 때 무통 주사가 듣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주사를 맞자마자 거의 남편과 대화도 하고 멀쩡해진 거나 다름없었던 첫째 때를 생각해 보면 그땐 무통이 아주 잘 들었던 것 같다. 무통이 안 들어서 좋은 점은, 모든 고통이 다 느껴지니 뭔가 진통을 더 빨리 끝내야겠다는 엄청난 동기부여도 되었고, 언제 힘을 주어야 할지 타이밍을 알기 쉬웠다. 못하겠다고 느껴질 때까지 힘을 몇 번 주고 나니, 왈칵, 아기가 나왔다. 오전 열한 시쯤이었던 것 같다. 첫째에 비하면 아주 짧은 시간 만에 아이가 나왔다.


우리는 잘 지내고 있다. 나는 무릎이 아프다. 배도 가끔 땡긴다. 둘째는 너무나 작았고, 지금도 작다. 키도 체중도 하위 15퍼센트. 겨우 정상인 수준. 그래도 첫째와 달리 수유에 적극적이다. 3.6킬로로 태어난 첫째는 못 입었던 아주 작은 영아 옷들도 맞는다. 잠을 너무 자서, 황달이 있나 걱정이다. 내일 소아과에 물어봐야겠다.


나의 첫사랑 첫째는 집에 온 둘째를 손가락으로 쿡쿡 찔러본다. 아직 동생이 생겼다는 걸 실감하기보다는, 엄마가 아직 회복 중이라 많이 안아주지 못하는 것에 서운한 것 같다. 나를 다시 봤을 때의 그 뭐랄까,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 기억에 남는다. 반가운데 서운한 표정. 두 딸들, 으르렁대면서도 서로를 사랑하고 지지하는 좋은 관계로 자라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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