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엄마, 아무의 엄마도 아닌

Mother of 2, Mother of none?

by 다시

벌써 둘째가 태어난지 거의 1달이 되었다. 일상은 아주 단순하다. 아침에 일어나고, 둘째를 먹이고, 첫째랑 잠깐 놀고, 16개월 첫째를 먹이거나 다른 할 일을 하고, 내가 먹고, 둘째를 먹이고, 설거지 있으면 하고, 나도 자거나 자유 시간 가지다가, 둘째 먹이고, 첫째 먹이거나 자유시간 가지고, 첫째랑 놀아주고, 첫째 자러 들어가고, 둘째 먹이고, 자유 시간. 그리고 둘째 먹이고, 나는 12시까지 버티고 잔다. 그 이후는 남편의 몫. 시부모님이 도와주러 와주셔서, 그리고 남편이 육아에 헌신적이고 퇴근 시간이 규칙적이어서 다행이다.


지난주인지 지지난주에는 내가 애 데리고 병원도 가고, 도서관도 2번 가고 했더니 중간에 몸살이 걸려서 (지금 생각하면 그러함) 추워서 꽁꽁싸매고 있었다. 그 때 잘 쉬었더니 좀 괜찮아졌다. 여전히 무릎과 손목은 아프다. 허리도 아프다. 고질병이 되는걸까. 첫째가 집에 있는데 산후 조리를 집에서 하는건 어렵다.


15개월 차이 인데도 둘째는 정말 막내로 느껴진다. 작게 태어나서 그런 것 같다. 게다가, 둘째는 역류방지쿠션도 쓰고 트림도 시키지만 역류가 잦다. 조금씩 먹이고, 트림을 시켜줘야 하니 먹는 시간도 오래 걸린다. 일단 체중 증가율은 정상인데, 얘가 영양을 잘 흡수하고 있는지 걱정이다. 며칠 전엔 분수토를 해서 응급실에 가야하나 했는데, 소변/대변은 정상이고 열도 없고 탈수 증상도 없어서 일단은 지켜보기로 했었다. 둘째는 그저 먹이고 트름 시키는데에 집중하고 있다.


한동안 내가 잘 놀아주지 못한 첫째는, 시어머니와도 시아버지와도 잘 지내는 듯 하다. 아빠랑도. 내가 없다고 크게 보채거나, 나를 다시 본다고 크게 반가워하지 않는 것 같아서 애착이 잘 형성된건지, 모르겠다. 이젠 아주 잘 걸어다니고, 장난감 박스도 자기가 열고, 어려워 하던 장난감도 더 잘 가지고 놀고, 점점 사람이 되어간다. 원래 이렇게 외향적으로 태어난건지. 1년간 아주 못해주진 않은거 같은데, 내가 정해진 루틴을 통해 아기한테 안정감을 주지 못한건지. 어차피 나와는 시간이 더 있으니, 애착이 잘 형성됬는지 생각하는 것 보다 그냥 더 잘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는게 중요할 거 같다. 아기가 태어났을 땐 오른쪽 무릎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못 걸으면 어떡하나 걱정했었는데, 잘 걸어다니는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지금처럼 너 가고싶은 곳 다 가면서 살아라!


나의 자기중심성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아기 키우는 건 전보단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힘들다. 나는 나를 떼어주기를 이렇게 어려워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육아는 진이 빠지는 일이다. 출근도 퇴근도 없다. 시어머니 말씀에 따르면, 은퇴도 없다. 아기가 웃고 귀여울땐 너무 소중하지만 그 시간은 찰나다. 다들 이 시간이 짧고, 이 시기를 즐기라고 하지만, 나는 현재 육아가 전혀 즐겁지 않다. 몸이 더 회복되고, 연년생 엄마의 일상에 익숙해지면 이 시간을 즐길 수 있을까. 지금은 사실, 누구의 엄마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첫째는 첫째대로 방치하고, 둘째는 둘째대로 방치하는 느낌. 부인 역할은 심지어 제로. 둘째 먹이고, 첫째 낮잠 자고 있어서 설거지 하고 집을 나와버렸다. 어차피 다음주에는 남편 퇴근 전에는 시아버지와 있는다. 이번 주말은 돈 좀 쓰더라도 오후에 혼자의 시간을 좀 가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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